詩 2013 431

여름날의 오후/배 중진

여름날의 오후/배 중진 역시 불볕은 모든 것을 조용하게 했으며 매미도 재미가 없는지 목소리가 시들하고 바람도 늘어질 대로 늘어져 나무까지도 후줄근한데 반달이 하늘의 반쯤에 낮부터 걸려 도무지 움직일 줄을 몰랐으며 천천히 걷는 사람도 후덥지근하여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데 젊은 사람이 젊음을 자랑이라도 하는 듯 빠른 속도로 달려나가고 있어 제까짓 게 뛰어봤자 벼룩이지 생각하며 추이를 주목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몇 발짝 더 가지도 못하고 물에 빠진 생쥐 꼴로 주저앉아 물병만 하늘로 높이 쳐들면서 축 늘어지니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겠느냐마는 그래도 밤에 공원에선 영화를 상영한다고 준비로 분주하다 어제 시간은 모르지만 오늘은 반달이 15:10 PM에 떠서 내일 새벽 12:45 AM에 진다고 합니다. 뉴욕시간입니다. ..

詩 2013 2013.07.17

여름날의 아침/배 중진

여름날의 아침/배 중진 대단할 거라는 예보이지만 그래도 한줄기 시원한 바람이 불어 더 달궈지기 전에 동네 한 바퀴를 도는데 땡볕이 장난이 아니었으며 땀이 비 오듯 하고 나무 밑 그늘만을 따르지만 나무도 어쩔 수 없는지 자꾸 그늘을 줄여나가네 매미는 나무마다 붙어 아침부터 요란하니 재미를 위해선 명줄도 놓겠다는 것이요 뜨거운 것을 무척 이나도 좋아하나 보군 시원한 간밤에 나들이 나왔다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콘크리트 위에 널린 곤충들을 보면서 짧은 밤을 원망했지 싶고 흔적도 없이 녹는 것이 또 있었군 자동으로 돌아가는 물뿌리개는 척척척 치르르 혼자서 좌우로 고갯짓하며 갈증에 벌써 허덕이는 잔디를 희롱하지만 종일 하는 짓도 아니니 조롱을 감수하며 감지덕지하네 yellowday2013.07.17 07:45 ..

詩 2013 2013.07.16

능글맞은 곰/배 중진

능글맞은 곰/배 중진 어슬렁어슬렁 킁킁거리며 동면에 들어가기 전에 혹독한 삶을 저주하며 마지막으로 필요한 음식을 찾아 잣나무 밑에 당도하니 땀 흘려 청설모가 숨겨놓은 먹이가 있었고 먼저 찾아 먹는 놈이 임자요 어쩌지 못하고 빼앗기는 놈이 약자더라 잠을 자는 놈은 잔다지만 먹을 것을 다 빼앗긴 놈은 어찌 지내려는지 멀뚱멀뚱 쳐다보다가 공격자세를 취하지만 상대는 미련하기 짝이 없는 곰이라 달걀로 바위치는 격 농사라고까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정성을 들여 모았는데 앞길이 캄캄하고 긴긴 겨울 살아남을 수 있을까 미련하고 잔인한 놈 벼룩의 간을 내먹다니 저 정원에는 무엇이 있을까 오래된 나무가 그늘을 만들고 잔디가 푸르고 건강하며 꽃들이 향기를 뿜고 있는데 거니는 사람들이 아무도 없어 호기심으로 어슬렁거렸는데 보이지..

詩 2013 2013.07.16

두꺼운 입술/배 중진

두꺼운 입술/배 중진 간질간질하기 시작하면 지글지글 끓는 태양을 원망하듯 요사이 풀리지 않는 문제에 얽매여 골치를 앓았음이여 아침부터 간질간질 입술이 금세 보기 흉하게 산딸기처럼 부풀어 오니 지친 몸을 질질 끌고 어디론가 숨고 싶지만 알고 보니 현대의학으론 고칠 수 있는 병이 아니었고 심신이 스트레스를 받았다면 훌훌 털고 휴식을 취하고 때는 늦었지만 열흘 정도 창피함을 감수할 수밖에 돈이 없는 이웃 성당에서 기금을 조성하느라 성도들이 합심하여 카니발을 일 년에 두 번 정도 열고 있기에 가서 저녁을 사서 먹으며 도와주곤 하는데 그래도 성공적이라고 하더군요. yellowday2013.07.16 19:35 저건 복분자인가요? 전진운2013.07.16 21:40 우리 마을에 미국 복분자라고 심은 분이계시는데 잘..

詩 2013 2013.07.16

산딸기/배 중진

산딸기/배 중진 산딸기를 보면 고향 생각이 나고 상큼한 맛을 못 잊어 엉큼함이 동요하나 빈자리가 보이면 낙심천만하다가도 시큼한 것이라도 좋으니 얼마만큼 더 있었으면 하는데 먹을 것이 풍부한 요즈음 보는 것이 즐거운 만큼 냉큼 달려들지는 않지만 땀을 흘리는 만큼 일하는 사람들이 휴식을 취할 때에 성큼성큼 다가와 달큼한 맛을 보았으면 산딸기를 보면 고향 생각이 나고 상큼한 맛을 못 잊어 엉큼함이 동요하나 빈자리가 보이면 낙심천만하다가도 시큼한 것이라도 좋으니 얼마만큼 더 있었으면 하는데 먹을 것이 풍부한 요즈음 보는 것이 즐거운 만큼 냉큼 달려들지는 않지만 땀을 흘리는 만큼 일하는 사람들이 휴식을 취할 때에 성큼성큼 다가와 달큼한 맛을 보았으면 빈자리가 많이 보이는 것이 제초를 하는 사람들이 갈증을 이기지 ..

詩 2013 2013.07.16

배려/배 중진

배려/배 중진 까만 밤이 찌던 더위를 식힌 줄 착각했는데 새벽부터 다시 불사르기 시작하네요 칙칙거리며 두꺼운 구름도 금세 사라지게 하니 배려가 매우 아쉬운 하루이지요 검은 까마귀는 뭐가 불만인지 배고픔도 잊고 새벽부터 또 울부짖기 시작하니 더위를 먹고 피곤함에 지쳐 세상 모르게 단잠을 즐기는 이웃을 성가시게 하니 배려가 무척 아쉬운 하루이네요 7/13/2013 초복 뉴욕 화씨 95도 예상하고 있는데 벌써 대단합니다. 소극적인 자세에서 적극적인 태도로 변화시키며 자신의 작은 아픔을 감싸 어루만지고 더 아파하는 이웃이 잠시라도 나로 하여금 웃음을 되찾을 수 있다면 하루의 보람을 느낄 수 있겠지 생각도 해봅니다. 삼복더위를 극복하시고 모두에게 청량제가 되시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詩 2013 2013.07.15

단장의 미아리고개/배 중진

단장의 미아리고개/배 중진 불철주야 눈을 똑바로 뜨고 북쪽의 의정부 상공을 지켰지요 도봉산이 멀리 보이고 북한산을 왼쪽으로 불암산을 오른쪽으로 끼고 미아삼거리를 응시하며 날아다니는 헬리콥터를 감시했는데 가끔 경비행기도 나타나고 팬텀과 프리덤 파이터도 폭음을 터트리며 사라지던 곳 실전을 방불케 하며 레이더로 전투기를 추적하고 속속 피아식별과 계기를 읽어가며 포대와 상호연락 일촉즉발 사격자세를 취하면서 단발로 명중시키려 따라가지요 단장의 미아리고개를 왜 모르겠는지요 다시는 그런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가 맡은 서울 상공을 굳건히 지키며 눈물을 삼켰던 안암산 정상의 살벌한 부대를 그려봅니다 Temple of Love 성북구, 길음동, 종암동, 돈암동, 미아사거리, 돈암동 고개, 돈암 현, 돈암동 로터리 y..

詩 2013 2013.07.13

무상/배 중진

무상/배 중진 Hudson 강은 말이 없고 강 건너 높다란 절벽은 검은 모습으로 표정도 없으며 무성하게 자란 풀들과 나무는 옛날의 영광까지 덮어버려 찾아오는 사람들도 뜸하고 철없는 젊은이들의 낙서만 어지러우며 돌보지 않는 건물들은 부식되어 땅바닥엔 호화로운 페르시아 타일들만 뒹구니 수선하는데 얼마의 돈이 필요하며 어디부터 시작하여야 옛 모습을 찾게 되고 앞으로 유지관리비의 충당은 어떻게 할 것이며 끊임없이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을는지 수많은 새들은 입을 다물어 아는 것 같지 않고 물속을 유영하는 금붕어도 입을 봉했고 아름다운 연꽃과 수련이 기도하지만 그때뿐 묵묵히 서 있는 아름드리나무의 속도 검게 탔으리 Untermyer Park and Gardens, Yonkers, New York 영동에 그런 곳이 ..

詩 2013 2013.07.13

꽃이 있는 곳에/배 중진

꽃이 있는 곳에/배 중진 음식 맛이 좋고 건강에 도움이 된다면 손님은 자연적으로 끌리게 되고 아름다운 꽃과 향기가 있다면 벌과 나비는 자동으로 찾게 되리라 꽃을 가꾸듯이 건물도 멋지게 꾸며놓고 손님이 불편하지 않도록 정성껏 모신다면 불경기에도 살아남을 테고 혼자만의 경영이 아니라 종업원마다 알맞는 교육을 시켜 매너도 좋고 깔끔한 인상을 풍기면 매일 먹어야 하는 식사 어디로 갈 것인지 고민하지 않아도 두 번, 세 번 또 발걸음을 하여 몸에도 좋으니 상생의 길이 아니겠는가 소우주2013.07.13 09:03 오늘은 초복! 보양탕 맛있게 드시며 시원한 마음으로 불쾌지수를 물리치고 즐거운 토요일 1 행복하게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딱딱한 아파트 단지를 보다가 부드러운 능선과 울창한 숲을 보니 많은 차이를 느끼겠..

詩 2013 2013.07.12

천둥/배 중진

천둥/배 중진 아무것도 모르고 자고 있는데 천둥소리가 가까이에 내리쳐 깜짝 놀라 일어났는데 소나기도 뒤질세라 우렁차게 새벽을 깨웠고 새벽잠이 없는 사람을 벌떡 일어나게 했으니 더 잤으면 하는 꿈은 사라지고 눈이 까칠하지만 하루를 시작하네 야산과 빌딩은 희미하게 보이고 새벽을 가르는 차들도 어렴풋하지만 의식은 뚜렷하고 찐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이 비가 멎으면 좀 시원해졌으면 바라는데 갑자기 쌩하며 창을 스치는 모습에 창밖을 내다보지만 깃털만 방향을 잃고 멋대로 떨어지고 있어 불길한 생각이 들어 뭔가 확인하려고 살폈지만 보이는 것은 없더라 보이지 않는다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은 아니겠고 누군가 불행을 겪고 있지만 까마득하게 모르듯이 아무리 시력이 좋지 않다고 하여도 귀는 뚫려 뭔가 동물의 세계에서도 놀라움이 ..

詩 2013 2013.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