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기도 서러운데/배 중진 음식점으로 쓰윽 들어갔는데 다른 날과는 좀 다르게 중간마다 띄엄띄엄 빈자리가 보였고 젊은 사람들은 신나게 떠들어도 시선이 가지 않지만 조용하게 식사하시는 할머니가 눈에 띄었고 연세 많으신 남자분은 뭐가 그렇게도 원하는 것이 많은지 차분하게 잡수시지 않고 이것저것을 가져다 햄버거에 뿌리고 음료수도 더 받아 마시느라 혼자 바쁘셔 눈길 두 번 정도 주는 것으로 끝났는데 이상하게 연신 조금씩 입가에 음식을 대고 오물거리는 할머니에 신경이 쏠리면서 왜 혼자일까 궁금했고 주위를 둘러보지도 않으시고 허공만을 응시하였으며 조금 후에 손녀와 딸이 들어오는 것이 보였고 손녀가 불이 반짝거리는 장난감을 빙빙 돌려도 시선은 따라가지 못했으며 딸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도 들으시는지는 몰라도 대꾸도 없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