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5 267

빈자리/배 중진

빈자리/배 중진 해마다 성탄절에 작은 모임을 만들어 예수님의 생신을 축하했는데 여름부터 아프기 시작한 친구는 어느 정도 기력을 회복하여 참석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가 갑자기 상태가 좋지 않아 하루 전날 참석할 수 없다고 통보를 해 와 닭 쫓던 심정으로 넋을 잃고 수십 년간의 뜻깊은 순간을 더듬어 보려 해도 빈자리만 공허하게 눈에 들어오며 아쉬워도 건강하기를 기원하지만 우리는 안다 그가 하느님 곁으로 떠날 날이 머지않았음을 통보를 해와 통보를 해 와 이리 와. 이리 와 앉아라. yellowday2016.01.01 23:55 노후로 갈수록 줄어드는게 다섯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첫째는 친구가 줄어들고 둘째는 살아갈 시간이 줄어들고~ 셋째는 키가 준다고합니다. 그 다음은 생각이 잘 나지 않는군요~ 가까이 ..

詩 2015 2016.01.01

치매/배 중진

치매/배 중진 보면 볼수록 생기가 없고 눈동자가 흐린 듯 보이니 무슨 사연일까 애처로움이 곁을 떠나지 않는 사랑스러운 사람이여 그 해맑은 미소는 잊은 지 벌써 오래된 것 같기도 하다 아침에 그대를 위해 간절히 기도를 드립니다 오늘도 무사하게 넋을 놓지 않기를 희망하면서 내가 누구인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저 간단한 것들이 내 임을 혼동케 하지 않기를 말입니다 어린아이들도 힘들이지 않고 하는 사소한 것들이 왜 그리 힘들게만 느껴지게 해서 주위를 슬프게 하고 그저 허공만을 바라보며 우리와 공동의식을 못 느끼고 있으니 그대 옆에서 바라보는 이 사람은 그대에게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내가 가는 대로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따라오는 임이시여 혼이 나간 채 그 무엇을 쫓고 있는지 살며시 다가..

詩 2015 2015.12.30

겨울철의 아카시아 나무/배 중진

겨울철의 아카시아 나무/배 중진 둘레가 한 아름이 넘고 까마득하게 높은 아카시아 나무는 오랜 세월 뒤틀려 속이 보이고 푹 파인 곳도 있으나 덕지덕지 나무껍질은 깊이를 모르게 덮어버렸고 나뭇잎은 하나도 남지 않고 떨어져 말라 사라졌지만 그 자리에 요지부동 우뚝 서서 칼바람 부는 겨울을 대적하고 있어도 누구 하나 거들떠보지도 않았으며 지나가는 사람은 이미 죽었다고 생각을 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나무에 차량이 나가는 한 방향 통행이니 들어오지 말라는 사인을 쾅쾅 대못질하기도 했는데 눈부신 아침 햇살에 연한 초록빛의 잎들이 죽어가는 듯한 둥치의 아주 가느다란 줄기에 붙어 있어 도대체 같은 나무라고 생각할 수도 없었는데 저들의 젊음은 상상할 수도 없거니와 무엇이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엄청난 새 삶을 꾸려나가는 것..

詩 2015 2015.12.25

큰 별 하나/배 중진

큰 별 하나/배 중진 동쪽 하늘 아래 언덕 위 교회의 종탑에 큰 별 하나 걸려 깜깜한 밤을 밝히고 달님도 뒤질세라 어두운 밤 같이 비추면 우리 집 마당이 훤하고 가슴까지 밝았었기에 날마다 밤을 기다려 밝은 별을 가슴에 꼭 품었으나 다른 이야기는 전혀 들려오지 않았고 크리스마스 새벽에 눈이 덮인 대문간으로 성도님들 발걸음 소리도 없이 찾아와 예수님이 탄생하셨다고 다 같이 축가 부르셨네 오십 년이 넘었지만 그때의 호롱불이 이제껏 본 중에 제일 화려했고 기억이 또렷하게 남았으며 영원히 가슴 속에 불타네 샤인마스터님 댓글 보다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해 애쓰면서 사는 것보다도 더 훌륭한 삶은 없다. 그리고 실제로 보다 나아지고 있음을 느끼는 것보다도 더 큰 만족감은 없다. -소크라테스- 더욱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해..

詩 2015 2015.12.18

안개가 남기고 떠나간 것/배 중진

안개가 남기고 떠나간 것/배 중진 안개는 무엇이 그리워 떠나지 않고 종일 서성이는지 나의 사랑도 이런 것이 아닐까 알게 모르게 살그머니 다가와선 머리카락 허옇게 적시고 속눈썹을 촉촉하게 해놓고 입술을 간지럽히다가 온다간다 말도 없이 사라져 홀로 남아 그리움과 복받치는 슬픔으로 흐르는 눈물은 나의 몫이듯이 알 수 없는 사용자2015.12.15 15:25 행복이란게 어렵고 멀지만은 않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가을이면 가을 좀 타주고, 겨울이면 추위 좀 타주고 ^_^ 계절이 바뀌면 그 계절만의 즐거움을 오감으로 느껴 보는게 행복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많이많이 행복 하시고, 바쁘셔도 늘 건강과 웃음을 챙기세요. 은빛마리아님 댓글 당신이 무슨 일을 하든지 현재의 장소에서 현재의 사물을 가지고 시작하라. 비록 가진..

詩 2015 2015.12.15

안개/배 중진

안개/배 중진 정오가 지났는데도 새벽같이 안개는 갈 곳을 모른 체하니 답답한 까마귀 떼 수 백마리 몰려다니며 안개를 휘젓고 아우성이나 한 치도 양보하지 않아 팽팽함이 감돌고 바람마저 잠잠하니 그 옛날 인디언들이 말달렸던 곳 지금 모든 것이 하얗게 멈춘 상태 어떻게 글자도 없이 이름을 지었는지는 모르되 하얀 평원이라 불렀으니 그들은 분명 자연과 교감하고 있었으며 틀림이 없음을 오늘에야 알 수 있네 계속 6일째 예년의 기록을 깨고 있는 뉴욕의 날씨랍니다. 오늘은 안개가 자욱하여 정오가 넘어 오후가 되었는데도 안개는 서성이고 있어 불편하기만 하답니다. 날씨가 더우니 모락모락 피어올라 바람도 없어 머물고 있더군요. 나무에서는 빗방울 같이 맺혀있다가 뚝뚝 떨어지고 있답니다. 즐거운 성탄절이 되시기 바랍니다. 불변..

詩 2015 2015.12.15

기다리는 소식/배 중진

기다리는 소식/배 중진 찬바람이 불어 창문을 두들기면 혹여 임이 아니실까 창문을 열고 두리번거리며 연인의 향기를 맡아보고 눈발이 비추면 환희의 기쁨을 같이 나누고 싶어 그리운 얼굴을 그려보며 수북하게 추억을 쌓아가고 우체부 아저씨 다녀갈 시간을 아침부터 서성이며 기다리는 마음은 오늘은 무슨 소식이라도 있으려니 희망의 끈을 절대 놓지 않는데 이런 마음을 알기나 할는지 소침해지며 공연히 혼자만의 간절함인지 엉뚱한 설렘인지 알 수는 없으나 보고 싶은 마음과 사랑한다는 속삭임을 듣고 싶은 것 이외는 더 바랄 것이 없겠네 중고맨매니저2015.12.14 22:00 정다운 벗 배중진님(~)반갑습니다(~) 님과 이웃이 되었음을 고맙게 생각합니다(~) (!) 을미년이 꼬리를 감추고 있네요(~) 오늘도 (즐)겁게 잘 보내..

詩 2015 2015.12.14

안개처럼/배 중진

안개처럼/배 중진 안개는 소리 없이 스며들어 꼼짝 못 하게 하고 밤새 어둠을 헤치느라 기진맥진한 상태이건만 아랑곳하지 않고 떠날 줄을 모르네 스쳐 가는 그 수 많은 사람 중에 금세 잊히는 사람도 있지만 잊으려고 애를 써도 잊을 수 없는 사람 부담 없이 미련없이 남들처럼 떠나갔으면 싶은데 꿈에까지 따라와 정답게 놀며 원하는 대로 신체 일부를 만지기도 하다 눈을 뜨면 아쉬움만 남고 휑하니 빈 공간엔 모락모락 그리움만 일어서 그 사람은 생각지도 않을 테지만 혼자만 하루를 힘들게 보내니 참, 불평등한 관계를 어쩌면 좋단 말인가 밤은 어김없이 또 찾아올 테고 잊을 수 없는 사람은 끝내 무소식이었다가도 안개와 같이 찾아올 건만 같아 반가움으로 기대하면서도 결국은 이룰 수 없는 슬픈 사랑으로 맴돌다 그리움만 잔뜩 남..

詩 2015 2015.12.12

희망의 겨울이 되었으면/배 중진

희망의 겨울이 되었으면/배 중진 삶의 노예가 되어 사색할 여유도 없이 이리 쫓기고 저리 뒹굴며 자신을 찾지 못하고 허송한 세월이 아쉬운 계절, 가을은 긴 여운을 남기고 저리 떠나갔나 싶고 무색의 겨울은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비수를 들이대며 불쑥 찾아왔지만 산천엔 그래도 먹을 것이 있어 들짐승과 날짐승들에겐 희망의 장소라서 없다고 불평할 하등의 이유가 성립되지 않는듯싶어도 사랑의 계절이기도 하니 이웃에 따스한 은혜를 베풀어 없어도 같이 나누는 아름다운 사회를 꿈꾸고 자유가 없는 북한에도 봄바람이 깃들길 빌면서 종교가 달라 복수극만 펼쳐지는 세상 국경 없는 평화를 기대하는 새해 2016년이었으면 몽골같이 살기 어려운 나라에서 소를 택하지 않고 예배를 택한 그 자매의 신앙심에 감동을 받습니다. 모든 것이 잘..

詩 2015 2015.12.07

뻥튀기/배 중진

뻥튀기/배 중진 고요한 시골 마을 뻥하는 소리와 산울림의 여운은 촌 아이를 궁금하게 했고 이어 널리 퍼지는 구수한 냄새는 할머니 치마를 붙잡고 조르게 했으며 넓은 광에서 쌀을 몇 됫박 퍼다가 자루에 담고 땔감은 헛간에서 서너 개 장작을 골라 묶은 다음 당원과 10원짜리 동전을 받아 들고 쪼르르 동네 샘가의 따스한 구석에 다다르니 또래의 아이들이 침을 흘리며 옹기종기 모여 구경하고 있었고 뻥튀기는 소리가 날 때 즈음엔 까맣게 터지고 코 묻은 손으로 귀를 막고 도망쳤다가 연기가 채 사라지기도 전에 쏜살같이 몰려들어 구멍 난 망에서 튀어나온 튀밥을 서로 먼저 주워 먹으려고 아옹다옹 인 데 뒤편엔 순서를 기다리는 깡통들이 길게 늘어섰고 깡통마다 쌀, 보리, 밀, 그리고 옥수수도 보였으며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모..

詩 2015 2015.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