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York 45

가을/배 중진

가을/배 중진 기온이 갑자기 내려갔는데도 고운 잎은 아직 미련을 버리지 않고 간당간당 매달려 있습니다 무섭고 혹독한 비바람에 그렇게 시달렸는데도 일편단심 곁을 떠나지 않고 그대로입니다 햇빛도 이별의 슬픔을 아는지라 축복하지 않았기에 쫓아다니면서 열광과 찬탄을 보낼 수는 없었지요 진한 눈물 잔뜩 머금은 아름다운 단풍잎은 떠나는 순간이 짧을수록 서로에게 좋다는 것을 알기에 고통의 아픔을 같이 나눠야 가볍다기에 우수수 떨어져 누군가를 위해 밑거름이 되겠지요 10/25/2015 Bear Mountain, New York 10/26/2015 Mohonk Mountain House, New Paltz, New York 고향 생각이 납니다. 까치가 울고 참새가 지저귀는 마을이었지요. 기와집이 있었고 좀 누추하지만 초..

詩 2020 2020.10.27

추석/배 중진

추석/배 중진 한가윗날 구름 한 점 없기를 기원합니다 맑아 외롭고도 하염없이 고향 생각하는 이들에게 모든 것을 밝혀주었으면 하지요 근심 없고 질병 없으며 풍년과 행복만 보름달처럼 가득하길 바라지요 친구 얼굴이 절로 떠오르고 향수가 밤하늘을 환하게 비추는 내 고향 뒷동산이 마냥 생각납니다 세월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얼마나 많은 친구가 떨어져 있어도 같은 꿈을 꿀지 둥실둥실 떠오르는 둥근달을 반갑게 맞으면서 덩실덩실 춤을 추던 일을 추억할지 달님은 찼다 기울고 고민도 왔다 가나 변함없는 옛날은 멀리 있는 지금도 가까이 있고 알 수 없는 내일도 확실히 부닥치리 10/26/2015 명절 때마다 갈 수 없어 가슴 아프곤 했답니다. 고국을 떠난 자에겐 감당할 수 없는 시련이기도 하지요.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이..

詩 2020 2020.09.25

인생/배 중진

인생/배 중진 아침에 잠깐 만난 사람 그에게는 그의 갈 길이 있고 나는 나의 길이 있기에 잠깐 스쳤을 뿐 막연히 열심히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리고 잊었는데 저녁때 전화가 왔다 병원에 있으니 부탁인데 집에까지 데려다주면 고맙겠단다 그에게 과연 무슨 일이 생겼었단 말인가 치과에 예약이 되어 있고 밤에는 달마다 모이는 회의가 있는 날인데 예약 시간 맞추려고 가다가 왼쪽 발에 힘이 없어 덜컥 주저앉았고 그런 상황을 멀리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이 우르르 달려와 Urgent Care Radiology Department에 보내 X-ray images를 찍는 등 요란법석을 떨었던 모양이고 오후 내내 병원으로 또 실려 가 상태를 면밀히 살펴보았던 모양이다 가깝다는 친구에게는 청천벽력같은 소리로만 들렸고 병원에서 지팡이..

詩 2019 2019.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