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HONK 7

추석/배 중진

추석/배 중진 한가윗날 구름 한 점 없기를 기원합니다 맑아 외롭고도 하염없이 고향 생각하는 이들에게 모든 것을 밝혀주었으면 하지요 근심 없고 질병 없으며 풍년과 행복만 보름달처럼 가득하길 바라지요 친구 얼굴이 절로 떠오르고 향수가 밤하늘을 환하게 비추는 내 고향 뒷동산이 마냥 생각납니다 세월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얼마나 많은 친구가 떨어져 있어도 같은 꿈을 꿀지 둥실둥실 떠오르는 둥근달을 반갑게 맞으면서 덩실덩실 춤을 추던 일을 추억할지 달님은 찼다 기울고 고민도 왔다 가나 변함없는 옛날은 멀리 있는 지금도 가까이 있고 알 수 없는 내일도 확실히 부닥치리 10/26/2015 명절 때마다 갈 수 없어 가슴 아프곤 했답니다. 고국을 떠난 자에겐 감당할 수 없는 시련이기도 하지요.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이..

詩 2020 2020.09.25

단풍 구경/배 중진

단풍 구경/배 중진 가장 좋아하는 계절 가을이라 벼르고 별러 단풍 구경을 왔는데 유명한 곳은 뭉게구름이 빠르게 지나가며 썰렁한 기운이고 매우 쌀쌀했으며 손이 시려 등산하고픈 마음이 전혀 내키지 않는다 멀리서부터 달려오면서 호수의 면이 거울같이 잔잔하길 기대했으나 물결은 촐랑거려 정신까지 혼란스러웠으며 화려한 단풍을 구경하려고 입장료가 비싸도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호수를 찾았는데 올해는 알록달록하지도 않고 동네에서 보았던 침침한 단풍과 별 차이가 없어 얼굴까지 하얗게 질렸다 그나마 큰 까마귀(raven)의 울음소리가 우렁찼고 하늘 높이 날아올라 끼리끼리 엎치락뒤치락 장난치며 크게 원을 그리는 것이 보기 좋았고 팔락팔락 떨어지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다 숲이 무성하니 철새들이 떼거리로 몰려와 마구 떠들며 나무에..

詩 2017 2017.11.02

눈싸움/배 중진

눈싸움/배 중진 눈이 쏟아지면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고 걱정하는 분들도 계시는데 펄쩍 뛰며 환호하면서 밖으로 나와 즐겁게 맞이하는 아이들과 젊은이가 있다면 어두운 방에 움츠려 걱정하시는 분도 있어 남의 집 앞을 거닐면서 눈이 쌓여 있으면 치우지 못하는 자가 누구일까 얼굴을 떠올려 보기도 하는데 연세가 드신 분들은 아예 바깥출입을 하시지 않아 발자국조차 보이지 않고 어떤 분은 주차장과 문까지만 빠끔히 길을 내신 분이 있고 누구는 드라이브웨이에 자동차 타이어 자국만 있어 매우 바쁘심을 알기도 하는데 몸이 성치 않으면 근심이 쌓이듯 멋대로 더 쌓여 대책도 마련하지 못하게 하곤 낄낄거리며 바람과 함께 사라지는 것이 눈보라가 아니었던가 눈만 내리면 고향의 노쇠하신 가친이 생각나고 도울 수 있는 길이 없어 먼 타국에..

詩 2017 2017.01.13

동토/배 중진

동토/배 중진 인간에 대한 섭섭함으로 마음이 꽁꽁 얼었는지 땅과 물까지 얼어 터졌고 인간한테 받은 서러움으로 눈물까지 펑펑 쏟아 산과 바다가 온통 하얀색이네 엄청나게 쌓인 저 설움과 섭섭함을 달랠 길 막연하나 작고 아름다운 새를 보내 화해를 청하면 쉽지는 않겠지만 언젠가는 받아주겠지 못 이기는 척 따스한 기운 흘리리라 그때까지 먼발치에서 위엄스런 모습 경외하며 요지부동 엎드린 자세로 반성하며 소망하겠소 yellowday2016.03.02 05:07 예전에도 4월에 눈이 내린적이 있었지요. 변덕스런 날씨는 말릴 수가 없습니다. 어제는 여기도 영하 4도까지 내려갔답니다. 와중에도 봄은 오고 있지요~~ 풀과 물이 있는 곳엔 캐나다 기스가 기승을 부리지만 백조 앞에서는 꼼짝도 못 함을 알고 있답니다. 덩치에 맞..

詩 2016 2016.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