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09 148

고독/배 중진

고독/배 중진 어디에서부터 이 글자는 우리를 따라다녔을까 태어날 때부터일까 봄의 고독은 무엇일까 여름의 고독은 가을의 고독을 앓지 않는 자는 그 누구일까 흰 눈에 덮인 고독은 그냥 하얀 색깔일까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왜 졸졸 따라다녀야만 하느냐 너 혼자 가면 누가 뭐랄까 짧은 삶, 그대는 나의 영원한 반려자인가 그럼, 죽을 때도 그대를 품에 안고 가란 말인가 가지고 가지 않으면 그대 또 누구를 따라가 괴롭히려는지 2012.10.30 05:13 고독/배 중진 어디에서부터 이 글자는 우리를 따라다녔을까 태어날 때부터일까 봄의 고독은 무엇일까 여름의 고독은 가을의 고독을 앓지 않는 자는 그 누구일까 흰 눈에 덮인 고독은 그냥 하얀 색깔일까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왜 졸졸 따라다녀야만 하느냐 너 혼자 가면..

詩 2009 2011.03.17

천둥과 번개/배 중진

천둥과 번개/배 중진 갑자기 좋은 하늘에서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저 평범한 날이거니 생각했는데 점점 가까이 오더니 소리가 요란하다. 천지를 진동시키는 소리가 들리는 것은 이미 때가 늦은 것이다. 번개가 치고 난 다음 으르렁거리고 옆에서 또 번쩍한다. 순간적으로 모든 것에서 손을 떼지만 이미 늦은 시각이다. 하나님이 노했다고 우린 그렇게 생각하고 무서워했었다. 촌길을 우산 쓰고 달리다가 섬광에 자지러들 듯 움츠렸다 또 뛰곤 했었다. 울음이 섞였는지 공포로 파랗게 질렸는지 살아있다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도 해봤다. 나이가 든 지금 섬광이 예기되는 곳을 뚫어지게 바라보지만 확실한 장소를 모르고 있다 . 간헐적으로 파파팍 내리친다. 지척 간에 떨어졌다고 생각했던 벼락이 멀리 사라진듯하다. 무서운 소리였다...

詩 2009 2011.03.17

작대기/배 중진

작대기/배 중진 때는 중학교 2학년. 화가이신 미술 선생님이 우리 2학년 3반의 담임이신 황진국 선생님이시다. 자그마한 키에, 운동화를 신으셨고, 양복 대신 점퍼차림의 수수한 스타일로 항상 조용하시고 다정하시며 두꺼운 안경을 착용하고 계셨고 자전거도 마다하시고 항상 빠르게 걷는 모습이 좋았으며 입가의 미소는 명품. 1주일에 한 번 있는 Home Room 시간이라고 있었는데 과자를 들고 오셔 급우들에게 주시는 자상한 분이시다. 판화가 일품이심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는데. 여름이 가까운 오후, 퇴근 시간이 우리 기차 통학생들이 역으로 향하는 시간이었는지 아니면 토요일, 반공일이었는지 정확한 기억이 없는데 먼 신작로 길을 같이 가게 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아직도 기억하는 말씀이 작대기! "작대기, 요번..

詩 2009 2011.03.17

여정/배중진

여정/배중진 정상에 앉아 오늘의 산행을 더듬어 봅니다. 인생도 이와 같은 것이 아닐까? 멀리 가서 손오공을 찾지 않더라도. 저 밑에 힘을 뻘뻘 흘리며 올라오는 인간을 바라봅니다. 숲 속을 거닐고 있으면서도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고 힘들어합니다. 높은 고개를 힘들어하며 산이 높다고 나무랍니다. 가능하면 우회해서 쉬운길로 가려고 하지요. 짐을 무겁게 지고 오는 사람도 있고 몸이 아파 가늠하기조차도 힘들어하는 사람도 있네요. 모두들 다양하게 움직이고 있지요. 누가 가라고 해서 가는 것도 아닌데.. 서서히, 빨리가는 몸짓을 보며 알듯 모를 듯 미소를 지어 봅니다. 아직도 갈길들이 멀지만 제대로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래서 삶이 어렵다는 것이겠지요. 내려가는 길이라도... 애초 시작이나 말것을... 어쭈 ..

詩 2009 2011.03.17

나의 텃밭/배중진

나의 텃밭/배중진 아이야, 이것이 나의 텃밭이란다 화려한 것도, 악악 거리는 악도 있단다 멋지고 훌쭉한 옥수수대신 저렇게 생긴 건물이 들어서고 반딧불대신 휘황찬란한 것이 너를 유혹 또한 한다 저 구름을 보았느냐 높아 올라 타지 못하고 지쳐 있는듯 보이지 않느냐 화가 난듯도 하다마는 물이 흘러야 하는데, 시궁창의 물소리니.. 저 빛은 무어란 말이냐 난장판의 어우러짐이더냐 아이야, 그래도 이곳이 좋단말이냐? 8/17/2009 6:18 PM 아희야, 이것이 나의 텃밭이란다 화려한 것도, 악악 거리는 악도 있단다 멋지고 훌쭉한 옥수수대신 저렇게 생긴 건물이 들어서고 반딧불대신 휘황찬란한 것이 너를 유혹 또한 한다 저 구름을 보았느냐 높아 올라 타지 못하고 지쳐 있는듯 보이지 않느냐 화가 난듯도 하다마는 물이 흘..

詩 2009 2011.03.17

외할머니/배중진

외할머니/배중진 머나먼 시절 외할머니 댁, 원닥골! 큰외손자가 여동생을 데리고 그 먼곳까지 걸어서 찾아간 곳이다 버스에서 내려 어떻게 그 십리를 걸어 찾아 갔는지 신통방통도 하지 뭘하며 놀았는지.. 어찌 큰 외숙모의 눈치를 보며 지냈는지 기억이 없지만 단, 하나 참외는 생각이 난다. 카랑카랑 하시며 곰방대 허리춤을 잡고 내뿜는 담배연기만큼 길게 한도 많으신 외할머니! 무슨 깊은 사랑이 있어 그 많은 자식 새끼들 줄줄이 낳아 허리까지 꼬부라지셨나 시도 때도 모르고 며느리와 산고를 같이 치르시더니 급기야 안팎으로 시달리시고 맛없는 보리밥 고봉으로 꾹꾹 눌러 호박잎이 들어있는 장을 옆으로 밀어주시며 많이 먹으란다 지랄같은 며느리 몰래 보릿쌀을 퍼서 이웃의 장정에게 신신당부 깊숙한 외손자 사랑 달님도 아시는지 ..

詩 2009 2011.03.17

지옥과 천당/배중진

지옥과 천당/배중진 매미가 왔다 시원한 노랫소리로만 들려온다 매미가 간다 처량한 울음소리로만 들려온다 8/17/2009 6:10 PM 2012.07.03 21:40 어제 그제 처음 들었답니다. 그들이 우리 곁에 오래 머물기만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랍니다. 2016.09.19 06:30 초복 8/17/2009 6:33 PM 다들 초복이라고 몸보신을 하는 것은 좋은데 매일 먹는 닭을 가지고 난도질을 하누나. 조상의 지혜가 있고 없고를 떠나 날개가 없는 닭! 왜 좋은것을 선사하면서 죽어가야만 하는지? 예로부터 까마귀 우는 곳에 백로야 가지 마라 했는데 어찌하여 너는 너자신 준비를 하지 못하고 서성이며 아짱 아짱 걷고 있는지? 내일이라도 네 새끼에게는 나는 법부터 가르쳐 멀리멀리 사라지게 하거라 분골쇄신 어려움이..

詩 2009 2011.03.17

호박같은 당신/배중진

호박같은 당신/배중진 시작은 크고도 작게 작은 씨 하나 넓고 깊고 큰 웅덩이에 조용히 심어 보았는데 그것도 춥디 추운날 여린 떡잎 서너개 나올때 우린 꼬깔을 씌워 새색시로 꾸며 보았다네 호박꽃을 보았고 그속에서 놀고 있는 호박벌도 보았네 커져가는 식구들 새빨간 새악시가 얼키고 설키고 넝쿨째 굴러왔다고 하네 해바라기 같은 웃음을 머금고 8/17/2009 6:08 PM 시작은 크고도 작게 작은 씨 하나 넓고 깊고 큰 웅덩이에 조용히 심어 보았는데 그것도 춥디 추운날 여린 떡잎 서너개 나올때 우린 꼬깔을 씌워 새색시로 꾸며 보았다네 호박꽃을 보았고 그속에서 놀고 있는 호박벌도 보았네 커져가는 식구들 새빨간 새악시가 얼키고 설키고 넝쿨째 굴러왔다고 하네 해바라기 같은 웃음을 머금고 쿠쿠스2017.09.18 12..

詩 2009 2011.03.17

어머니! 저, 왔어유/배중진

어머니! 저, 왔어유/배중진 꿈엔들 어찌 잊으오리까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아세유? 흘러가는 구름도 어머니로 보이고 흐르는 물속에서도 어머니가 보이니 혹, 몸이 편찮으신 것 아니세유? 소쩍새 울 때 갈까유? 가을바람일 때 삽짝문을 열까유? 아니면 눈이 산더미같이 쌓일 때 눈 치우러 갈까유? 그렇게 거짓부렁 강산이 변하고 사진도 똑같은데 변한 모습 보여 주기 싫어 늙고 초췌한 당신이 싫어 전화로만 카랑카랑 저쪽 끝의 자식놈 숨죽이며 흐느끼는데 소쩍새 울 때 올래? 가을 하늘 높을 때 올래? 아니면 눈이 녹아 길이 열리면 올래? 인생은 짧다는데... 살면 얼마나 더 산다고 이렇게 떨어져서 살아야 하니? 2012.07.03 22:05 불행하게도 어머니를 영영 뵙지 못하고 산소 앞에서 회한의 눈물을 많이 쏟고 왔..

詩 2009 2011.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