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09 148

엉뚱한 아침/배 중진

엉뚱한 아침/배 중진 아침에 눈 부신 해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수많은 새가 빠르게 눈앞을 날아간다 다가오는 새들이야, 멀리 날개 치는 새들이야 볼 수 있지만서도 빠르게 스치면 뭐가 뭔지 사진이라도 찍으려면 존재가 박히질 않는다 귀신이, 말로만 들었던 귀신인가 달걀귀신이 하얀 옷을 입고 다리 밑을 지키고 몽땅하고 썩은 빗자루와 씨름을 하고 쇠전에서부터 따라와 소 판 돈 다 뺏어가고 전봇대를 붙잡고 실갱이를 했다더니 아침에 빠르게 움직이는 그녀를 사진 찍으려 쫓았건만 어디론가 사라지고 흔적도 없으니 귀신과 동침했던가? 엉뚱한 아침/배중진 아침에 눈부신 해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수 많은 새들이 빠르게 눈앞을 날라간다 다가오는 새들이야, 멀리 날라가는 새들이야 볼 수 있지만서도 빠르게 스치면 뭐가 뭔지 사진이라도 ..

詩 2009 2009.10.05

아침 해와 달/배 중진

아침 해와 달/배 중진 온종일(10/4) 눈 부신 해와 정신없이 논 것은 추석(10/3) 땐 비에 인해 아쉬움을 접어 더 반가웠기에 해가 지는 줄도 모르고 방황했는데 돌아가야 할 곳은 까마득하고 모처럼 아이리시 음악과 음식, 맥주 배고픔이 서려 있는 그들과 섞이다 착각으로 떠 있는 달을 벗 삼아 달린다 모처럼 보는 둥그스름한 달 오늘따라 맑게 비추는 달에 환호의 기쁨과 고향이야기를 마구 내뱉고 휘영청 한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상쾌함 이렇게 좋은 날도 있었네 비록 가깝게 예쁜 얼굴을 잘 간직하지는 못했지만 황홀한 밤이었다고 매일 찾아와 달라고 빌고 또 빌었지 잠깐 꿈속에서 너를 만나 어제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네가 있던 자리 살펴보니 착각의 해가 미소 띠네 앞, 뒤로 같이 있는 달과 해 누구를 달랠까 내일은 ..

詩 2009 2009.10.05

오리나무/배 중진

오리나무/배 중진 찌기도 하고 너무나 조용하기만 했던 여름날 지금 생각하니 습기가 높아 짜증이 났던 날이었다 공부한다고 사랑방에서 두꺼운 솜이불을 의자 위에 씌우고 뒹굴고 있는데 천지를 뒤흔드는 펑소리가 나고 동네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며 산으로 몰려가고 있었고 동작이 느리고 아직 졸리기만 해 뒤늦게 옹달샘 근처까지 달려가니 임시로 만든 거적에 2년 선배가 눕혀 내려오고 있었으며 단말마적 비명이 터진 입에서 붉게 흘러나오고 몸은 만신창이가 되어 붉고 검기만 했었고 들리는 말로는 오리나무가 범인이었다 그 어린 초등학교 4학년생이 소를 근처에 방목하고 윙윙거리는 송전탑에 끝까지 올라가 젖은 오리나무로 몇만 볼트나 되는 전깃줄을 내리쳤고 딸려가선 피를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빼앗기고 굉음과 동시 그대로 떨어지면..

詩 2009 2009.10.04

닭장/배중진

닭장/배중진 성당에 아이들을 세명이나 데리고 오는 젊은부부를 보노라면 경외감이 든다 일거수 일투족을 제어하니 생동하는 그들을 어찌 감당할 수 있으랴 좁은 울타리에 가둬놓고 물주고 먹여주고 오물을 청소해야 하며 하나, 둘 , 셋 배로 세배로 힘들어 하는가 하면 아침을 먹자마자 들로 산으로 강으로 하루가 짧은듯 고삐풀린 망아지처럼 쏘다니며 자연을 배우고 저녁때가 되면 찾아 들어와 다소 늦어도 머릿수만 세면 된다 하나, 둘 , 셋, 넷, 다섯, 그리고 여섯 짧은 지식 하나를 더 안다고 인간지사 더 달라지는것은 없다 순리를 배우고 인성교육이 더 필요하지 싶다. 2009.12.14 23:41 안개가 사라져 주기를 간절히 소망했지만 끝내 이루어지지 않아 발길을 돌려야 했지요. 그곳을 빠져 나오니 주위는 날씨가 아주..

詩 2009 2009.09.29

7월 7석/배 중진

7월 7석/배 중진 아침에 자주 오던 까치가 보이지 않는데 견우와 직녀의 부름이 있었지 싶다 우리 집 아저씨는 근동에 사시니 자주 집에 가시지만 오늘은 새경을 타시는 날이라서 간단한 일거리로 일찍 마치시고 하루를 기리는 날이시란다 얼마를 주셨는지 그건 어린 게 알 바 아니고 나도 뭔가를 했으니 두 손을 내밀어 보나 밥 먹여 준 것만으로도 됐다는 할아버지 꼬드겨 기어코 몇십 원 받아내어 즐거워하는데 없다는 것은 다 거짓말이요 할아버지 쌈지를 훤히 꿰차고 있는 당찬 녀석이다 조금 후 기척 소리가 나 문 열어 보니 사랑방 아저씨가 한 소쿠리 노란 참외를 들고 오셨는데 품삯에 대한 한 농부의 인심이 풍성하다 맨발로 뛰어나가 차가운 샘물에 띄우면서 하루의 행복은 이렇게 뜻하지 않게 받을 일도 하지 않은 곳으로 떨..

詩 2009 2009.08.10

달밤에 다가오는 고향/배 중진

달밤에 다가오는 고향/배 중진 세상이 하 수선하여 모든 이들을 슬프게 하는데 울고 싶어도 마음대로 울 수 없는 여건하에 속으로 몸부림을 쳐 본다 인간이 어찌 이토록 잔인하단 말인가 날아가는 비행기를 몰아쳐 거대한 빌딩을 후려치다니 그들은 영웅인가 냉혈한 인간인가 누구를 위한 잔인함인가 내일이면 국경을 넘어가야 하는데 산에 걸린 밝은 달이 불현듯이 추석임을 통보하누나 고향에 계신 부모님의 모습이 둥글게 떠오르고 친구들도 덩달아 웃는 모습으로 나타나 다정한 손길을 내 젖는다 모든 것이 달빛과 그 이면에 포근함과 무서움을 교대로 비춰주며 찰싹이는 물결은 어느덧 출렁임으로 거칠게 변하여 모든 것을 조각내어 버린다 마치 흩날리는 낙엽처럼 9/11/2001을 지나고 10月 1日 한가위에 Lake George, Ne..

詩 2009 2009.07.24

호박꽃 당신/배 중진

호박꽃 당신/배 중진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뭐하긴..." "그런데 너는 왜? 툭하면 나만 보고 호박이라고 부르는지?" "그냥, 특별한 구석이 없어서..." "그러면 내가 너를 작대기라고 불러도 괜찮겠니?" "그건... 갑자기 뜬금없이, 작대기가 뭐니?" "오는 정 가는 정이라고 했잖니!" "니가 나를 그렇게 부르면 나도 너를 그렇게 부르겠다!" "공평하고 사이 좋게시리." "그런데 호박꽃이 어때서?" "보기만 좋고 꽃잎이 커서 탐스럽고 색깔이 저토록 노랗게 나올 수가 없는데." "알기를 우습게 아네!" "이 다음 가을에 호박을 보면, 생각을 고쳐먹어야 할걸?" "그래서 나보고 어쩌란 것인데?" "그건 그렇다 치고 니가 하는 일이 무엇이 있느냐? 이, 작대기야!" "마른 땅에 백 번 꽂아놓고 물..

詩 2009 2009.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