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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무상/배 중진

인생무상/배 중진 살을 에는 강한 바람에 몇 그루 되지도 않는 큰 소나무가 미친 듯이 춤을 춘다 마치 살기 위한 몸부림처럼 동네 어귀에서 산지기 하며 주막집을 하는 친구 어미는 갑자기 거대한 덩치가 쿵 하고 쓰러지면서 말도 못 하고 돌아가셨고 죽은 지 하루 만에 뭐가 급하다고 슬퍼하며 매달리는 상제 하나도 없이 저 소나무 요동치듯 요란한 치장 펄럭이며 상여가 들썩거리는데 요령잡이도 말을 아끼지 싶도록 모두가 빠르게 치달려갔다 그것도 공동묘지로 우린 짚 동가리가 바람을 막아주는 곳에서 콧물 질질 흘리며 그것도 구경거리라고 멀거니 바라보고 이웃집 아주머니는 죽은 이가 너무 불쌍하다며 훌쩍거린다 저렇게 떠나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데 왜 허무하게 서두르는지 모르겠단다 우리는 추워서 몸을 부들부들 떨었고 죽음의..

詩 2019 2019.01.10

단풍은 어디에/배 중진

단풍은 어디에/배 중진 자꾸 늦는다고 투정을 부리고 하루에도 수십번씩 창밖을 살펴도 늦은 가을은 시퍼렇게 살아 있고 눈까지 부라리니 불평할 수가 없는데 무슨 앙탈이 그리 심할까 어찌나 기세가 등등한지 이때쯤 향기를 듬뿍 담고 찾아오던 국화마저도 입을 꾹 다물고 웃음기를 잃었구나 하루의 변화가 심한 요즈음 기다리는 마음을 비웃기라도 하듯 나무는 요동을 치며 으르렁거리고 채 익지 않은 나뭇잎들이 우수수 떨어져 나가며 쓰디쓴 이별의 눈물을 흘리니 너도 울고 나도 울고 질펀한 가을마당 아프지 않은 것이 없으며 그토록 기다렸던 가을은 허무하게 털리는가 보다 ** 세월과 함께 흘러간 내 청춘...! 세월이 유수와 같이 흘러 이젠 내 나이가 옛날의 아버지가 되었고, 옛날의 할아버지가 되었다. 세월과 함께 떠나버린 청..

詩 2017 2017.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