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6 233

어미가 정말 미안해/배 중진

어미가 정말 미안해/배 중진 먹을 것이 즐비한 초원에 천방지축 날뛰는 송아지들의 모습이 아름답고 내일이 활짝 열렸다 생각했는데 아가는 그만 방심하다 진창에 빠져 구해달라고 아우성을 치지만 발만 네 개 달려 어찌할 방도가 없구나 아가의 짧은 다리는 깊숙이 늪에 처박혀 물결만큼이나 가슴을 쳐 소용돌이 일으키나 오도 가도 못하고 처절한 소리만 지르니 남의 불행을 행운으로 아는 비열한 하이에나가 귀신같이 알고 득달같이 달려와 물어뜯길 수차례 그때마다 어미는 뿔을 앞세우고 씩씩거리며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어 악마들을 쫓아내곤 했지만 하이에나의 수는 점점 불어나 어찌 구제할 방법을 찾을 길이 없었고 그런 광경을 좋다고 하는 짐승 같은 인간들이 호들갑을 떨며 연신 잔인한 사진만을 찍는구나 아가야 끝까지 지켜주지 못해..

詩 2016 2017.01.04

이제야 알았네/배 중진

이제야 알았네/배 중진 아름다운 새가 자목련을 좋아하는 줄 이제야 알았네 잎 다 떨어져 감출 것 없는 곳에 두 채의 새집이 동그마니 있었고 누가 살았는지 간판이 없어 알 수는 없었지만 나만큼이나 목련화를 즐겼지 싶어 그들의 노랫소리가 화려했으리라 누구일까 궁금한 것이 한둘이 아니나 창같이 뾰족한 꽃봉오리 속 그 속만큼이나 깊어 봄날이나 돼야 저절로 알 수 있으니 그때까지 긴 겨울 동안 눈 속에 묻기로 했네 오션닥2016.12.30 08:05 꿈은 하늘에서 잠자고 추억은 구름 따라 흐르고.. 한해 잘 보내셨습니까 내일이 제야로군요 과거에는 세균 전염이 무서웠는데 요즘은 바이러스가 문제로군요 독감~ 사람과 닭이 죽을 맛입니다 철새 탓만 하다가 방역이 엉망이 돼 안타깝네요 날씨 추워요 꽃봉오리의 비밀은 내년 ..

詩 2016 2016.12.30

꺼져가는 촛불/배 중진

꺼져가는 촛불/배 중진 한때는 활활 타오르는 횃불로 세상을 밝히려고 했고 바람 앞에서도 용케 견뎠는데 세상이 무서웠던지 채워줄 사랑이 부족했는지 아무도 돌보는 사람이 없을 때 모두 바쁠 때 스르르 몸을 낮추더니 심지도 거꾸러져 가물대다가 병원으로 후송되어 기름을 부었어도 기사회생하지 못하고 미련 없이 세상을 등졌구나 그것도 희망찬 꼭두새벽의 신년에 어둠이 밀려와 희미한 세상 꺼질 수밖에 없는 촛불이여 가냘픈 모습 영원히 그리움으로 남았구나 釜馬2016.12.29 05:40 안녕하세요 완전 본격적인 겨울여행 추우와의 싸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하는듯 하네요 날은 춥지만 우리들 마음은 이웃과 함께하는 따뜻한 겨울되시길 바랍니다. 날씨도 꽁꽁 국정도 꽁꽁!! 꽁꽁얼어 붙은 세상 새해에는 웃음꽃이 모두 활짝 피길..

詩 2016 2016.12.29

구급차로 실려 간 친구/배 중진

구급차로 실려 간 친구/배 중진 오래된 집 매우 고요했고 누가 사는지도 몰랐으며 항상 불이 꺼져 있는 집 생각에는 매우 연세 드신 부부가 자식 없이 꼬부라드는 집안이 아닌가 하여 숨죽여 지나쳤고 어느 날 굴뚝에서 자라던 나무를 깨끗이 청소하면서 세상을 호령하던 mockingbird가 땅에 떨어져 죽었고 잔디를 뜯던 토끼가 차에 치여 바닥에 묵사발이 되었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더니 이후 얼굴이 백지장처럼 하얀 할아버지가 살살 걷는 것을 보았으나 말도 없으셨고 웃지도 않아 피해 다니곤 했는데 명절이 지나 긴급히 구급차가 도착하는 것을 보았고 산책하던 발길도 자동으로 멈춰 누가 실려 나오나 기다렸더니 예상했던 대로 얼굴이 창백한 할아버지였다 동정 어린 눈으로 바라보고 또 바라보고 할아버지도 상황을 알기에 침통..

詩 2016 2016.12.28

친구여/배 중진

친구여/배 중진 친구여 벌써 일 년이 되었군 떨리며 꺼져가는 목소리로 크리스마스 파티에 참석할 수 없음을 용서해달라는 마지막 음성이 우렁차게 들려왔던 순간이 어제 같았는데 친구가 남기고 간 것들을 모두 정리했던 긴 일 년이었으며 세상에 남긴 것은 이웃 사랑과 없는 자에 대한 자그마한 배려였으며 하느님에 대한 조건 없는 믿음이었지 남들이 흥청망청 들뜨던 시간에 아무도 돌보지 않는 작은 공간에서 마지막 숨을 할딱이었음을 생각할 때마다 친구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자괴감으로 잠이 올 리 만무했고 떠난 친구를 생각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뒤치다꺼리했지만 공백이 너무 커 올해는 파티를 열지 않기로 했다네 조용한 시간을 보내면서 친구의 가냘픈 숨소리를 듣고 싶은 것이겠지 바라옵건대 즐거운 성탄절 누구에게도 불행이 찾..

詩 2016 2016.12.23

달님/배 중진

달님/배 중진 별보다 크게 빛나기에 달님을 사랑했고 어두운 밤을 밝혀주기에 진창길을 헤쳐나갈 수 있었으며 초승달이나 반달, 보름달, 그믐달일망정 하늘에 떠 있어야 안심이 되었고 매일은 아니더라도 돌아가신 어머님 얼굴을 그리워하며 어루만졌지 않았던가 품에 안겨 미주알고주알 속삭이지 않았던가 달이 보이지 않으면 바쁜 하루였음을 고백하고 내일은 그리운 어머니 뵙자고 다짐했었는데 자꾸 멀어지는 달님이다 세월이 흐르니 나약한 인간의 마음도 변하는가 보다 2016.12.20 02:20 Laptop에 이상이 생김. 블로깅이 안됨. 관리를 눌러도 꿈쩍하지 않고 남의 집에 놀러 갔다가 돌아오는 것이 예전과 다르고 댓글도 오르지 않는 등 총체적으로 잘못되었음. Desktop은 아무런 문제가 없음. 올린 글도 중간에서 잘림..

詩 2016 2016.12.20

눈치 보는 자목련/배 중진

눈치 보는 자목련/배 중진 눈 치우다 마주친 자목련의 봉오리 있어야 할 잎이 단 하나도 남아있지 않아 휑한 형상이지만 당찬 모습이었고 저렇게 홀로 험악한 세상과 흥정하겠지 바람이 강하면 흔들리고 추위에 떨면서도 버텨 길고 긴 혹독한 겨울에 눈물도 보이지 않고 어둠 속에서도 세상을 살피겠지 새로운 삶은 이미 완성되었고 기회만 살피는 희망의 예봉 釜馬2016.12.19 09:26 2016년의 월요일도 이제 두번남았네요 더이상 돌아오지 않는 2016년 원도 한도 없이 아름다운 시간 보내시고 모두의 인생의 책장 속에 고이고이 접어 넣으시길 바랍니다 시국이 시끄럽고 힘들어도 세계 아이티의 중심 대한민국 네티즌은 냉철하다는것을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많은 사랑 많은 웃음으로 한주 활기차게 시작하세요 釜馬 위대..

詩 2016 2016.12.18

안타까운 사람/배 중진

안타까운 사람/배 중진 한동안 잊고 있었던 사람 나이가 비슷하다 생각했는데 두 살이 더 많다고 정확하게 지적해준다 그동안 모아둔 돈으로 춥고 뜨거운 날 집에서 마음껏 늑장을 부리는 사람도 있는데 아직도 살림이 궁색하고 건강하지도 않은 몸으로 하루에도 이곳저곳 몇 군데씩 청소하러 다닌단다 자랑은 분명 아니고 혼자 끙끙거리며 좋은 방법을 다 모색했지만 뾰족한 수가 없기에 절망적으로 속을 까보여야만 하니 오죽하겠는가 젊어서는 현명하여 좋은 학교도 나왔고 더 좋은 미래의 삶을 지향하여 미국까지 왔건만 하는 사업마다 실패하여 막다른 골목에 도달해 파산의 쓴맛을 보곤 의기소침하여 남들이 하지 않는 더럽고, 어렵고, 위험한 일도 마다치 않으니 고향이 얼마나 그리울까 가고 싶어도 신세가 처량하여 갈 수 없고 옛날로 돌..

詩 2016 2016.12.17

무슨 할 말이 있을까/배 중진

무슨 할 말이 있을까/배 중진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고 누구를 위하여 높은 자리에 올랐나 민중을 위한 것이었나 민중을 지배하고 군림하기였던가 하는 짓이 너무 엄청나 참다못한 국민 들고 일어났는데 촛불 밝혔는데 바람불어 꺼지길 기대했으니 정확히 사태 파악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웠던가 할 말이 왜 없겠나 그렇지만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면 탄핵 운운하기 전에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제도는 사라지지 않아야 한다고 150여 년 전에 행한 유명한 말씀도 있지 않은가 일개의 미천한 시민으로서 많은 것을 바라지 않지만, 낙후됐어도 참았지만, 민주화에 거꾸로 가는 작태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기에 임자도 구차하고 거짓된 구구한 변명을 잔뜩 늘어놓고 싶겠지만 나도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소 국가와 국민을 위해..

詩 2016 2016.12.11

난세에 영웅은 바보였어/배 중진

난세에 영웅은 바보였어/배 중진 정치를 오랫동안 하면서 소신은 없었고 국민을 통찰하는 실력도 없으면서 지역주민들이 무턱대고 던져 준 표를 넙죽넙죽 받아 처먹고 대통령이 되어 예쁘지도 않은 얼굴에 덕지덕지 화장품을 처바르더니 그것만으로도 마뜩잖은지 온갖 미용 주사 다 받곤 하라는 정치는 안 하고 허영에 들떠 사치만 일삼았는데 성형은 왜 하지 않았는지 바보들이 몰라볼까 봐? 세상 돌아가는 꼴이 기가 막히고 어지러우니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 말씀 못 하는 언어장애, 듣지 못하는 청각장애가 되었음을 알았는지 난세에 어우러져 눈치만 보는 환관들은 권력을 남용하고 금력을 이용하여 안 되는 것이 없는 좋은 세상이 좁다고 판을 쳐 대한민국을 개판으로 만들어 놓았구나 오래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마는 바보들이 힘을 모았네 ..

詩 2016 2016.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