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6 233

편견/배 중진

편견/배 중진 명절을 앞두고 꼭 필요한 것이 없는데도 대형 식료품 가게 앞을 지나다가 들려 뭐 빠진 것은 없나 살피며 남들은 어떻게 명절을 준비하나 관심 있게 보면서 즐겁게 이곳저곳을 살피다 계산대까지 왔는데 남의 것을 훔치는 것을 못 보는 성질이라 전혀 관련이 없어도 예의주시하는데 흑인 할머니가 직접 계산하는 곳에 서서 많은 사람 중에서 자꾸 주위를 살핀다 뒤쪽에서 아는 사람이 오길 기다리며 앞을 보다가 뒤돌아보는 그녀와 눈이 마주쳤고 그녀는 집에서 직접 천으로 된 친환경적인 가방을 가져와 상품 진열대에서 물건을 내려 직접 가방에 차곡차곡 담아 카트에 잔뜩 실었으며 그냥 계산하지 않고 빠져나가도 누가 알겠는가 생각이 들 정도였는데 그녀도 남의 눈을 의식했는지는 모르지만 서성거리다 다른 쪽으로 가서 계산..

詩 2016 2016.11.24

노인과 석양/배 중진

노인과 석양/배 중진 모두 행복에 겨워 하하 호호 즐거워하는 선상을 지나 유람선 선미에 이르니 홀로 포도주를 음미하는 노인이 안쓰러운데 기웃기웃 넘어가는 석양과 옷깃을 여미는 날씨에 눈여겨보는 사람도 없고 힘차게 내뿜는 흰 물결만 줄기차게 따라오네 안 보는 척 시선을 돌려도 자꾸 노인의 일거수일투족이 걸렸으며 왜 혼자일까? 의구심이 솟으면서 급기야는 비관하는 것은 아닐까 우려를 하는데 앞에 놓인 탁자에는 성경인지 시집 또는 소설인지는 모르되 읽는 것 같지는 않았고 자꾸 출렁이는 물결과 뉘엿거리는 석양을 넋을 잃고 바라보네 부인과 사별한 것은 아닐까 처음 유람선을 이용하는 눈치는 아니었으며 이혼을 했던가 부부싸움을 했는지도 모르지만 삼천 명이 넘는 관광객 중에서 유독 그 노인의 생기 없는 얼굴만 자꾸 떠오..

詩 2016 2016.11.23

첫눈/배 중진

첫눈/배 중진 바람불고 단풍 날고 흰 눈 휘날리니 까마귀 떼로 몰려다니네 매서운 추위 뼛속까지 파고들고 창문 덜컹거리는 소리 덩달아 움츠리게 하여 밖으로 나갈까 말까 궁리하다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 하루 건강을 위하여 운동하여야 하고 살기 위하여 까마귀는 먹어야 하는데 아기 예수 태어나기도 전에 흥청거리는 무리 남들이 북 치고 장구 치니 걷잡지 못하고 귀중한 시간 빠져나가네 첫눈이 내린다고 좋아했더니 금방 녹아 사라지듯 blondjenny2016.11.22 08:10 뉴욕엔 눈이 내렸군요. 겨울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여긴 오늘이 소설이라 꽤 추울 거라는 예보입니다. 감기 걸리지 않도록 보온에 주의하시고, 좋은 하루 되십시오. 베네시안 호텔이 점점 흥미를 더하게 하네요. 베니스를 보았지만 매우 비슷하게 꾸..

詩 2016 2016.11.22

바람불어 좋은 날/배 중진

바람불어 좋은 날/배 중진 바람불어 세상을 덮었던 단풍 떨어져 말라 비틀어지니 너와 나는 초라한 모습이고 감췄던 것이 적나라하게 들어나 앙상한 모습인데 자연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가길 수차례 누구보다도 세상을 잘 알아 구태여 많은 쓰레기 남길 필요 없고 원하건 원하지 않건 남을 위해 배려하는 마음으로 썩어 밑거름되리라 바람불어 좋은 날 화려한 베네시안 호텔입니다. 르네상스 시대 거장들의 작품 같은 인상을 주는데 저렇게 장식하는데도 상당한 돈과 시간을 치르지 않았을까 생각도 하면서 예술성이 얼마나 되는지도 궁금합니다. 바람이 꽤 강했던 뉴욕이고 매우 춥답니다. 멋진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마카오 강아지님 댓글 * 鴛 鴦 之 契 ( 원앙 원/ 원앙 앙/ 갈 지/ 맺을 계 ) ※금슬이 좋은 부부사이. ★내가..

詩 2016 2016.11.22

몸져누운 달님/배 중진

몸져누운 달님/배 중진 얼마나 오매불망 그리던 님이었던가 전에도 갔던 길이라 전혀 낯설지는 않지만 가을이어서인지는 모르되 더욱 싱숭생숭함을 알 수 있고 가까이하고 싶은 마음이어서인지 거친 숨결 소리 바람처럼 감돌고 손이 닿을 수 있는 거리라 생각되었어도 잡히는 것이 없었던 Supermoon의 허무함 남들이 법석이는 바람에 덩달아 얼굴이 붉었었는데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은 없었고 공연히 몸만 두둥실 달아 모두 돌아가고 탈진한 상태로 언제 일지 모를 그 날만을 기다리려니 하루가 여삼추 같아 모든 것 팽개치고 돌아누웠구나 얼굴이 삭은 채로 2016.11.18 16:06 A supermoon is the coincidence of a full moon or a new moon with the closest ap..

詩 2016 2016.11.18

고래/배 중진

고래/배 중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유람선은 달리지만 가도 가도 육지는 보이지 않고 갈매기도 날지 않았으며 고래 또한 보이지 않는다 간혹 구름이 떠가고 비행기가 자국을 남겨도 어디에 꼭꼭 숨었는지 고래 한 마리 등을 보여주지 않는다 불길한 생각만 들고 저 깊고 넓은 바닷속에 물고기 한 마리 살지 않는단 말인가 갈매기에게 갈망하는 꿈이 있다면 고래에게도 고대하는 희망이 있을 테고 인간에게도 인정 어린 포부가 있지 않을까 불변의 흙2016.11.18 06:11 -세월이 가는 소리- 싱싱한 고래 한마리 같던 청춘이 잠시였다는걸 아는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서른 지나 마흔 쉰살까지 가는 여정이 무척 길줄 알았지만 그저 찰나일 뿐이 라는게 살아본 사람들의 얘기다 정말 쉰살이 되면 아무것도 잡을것 없어 생이 가..

詩 2016 2016.11.18

낙엽/배 중진

낙엽/배 중진 같이 자라고 같이 배우고 같은 고향에서 같은 마을에서 같이 쭉 지냈기에 서로 너무 잘 아는 우리 영원할 줄 알았는데 두서없이 바람에 하나둘 떨어져 나가 어느덧 휑한 모습 쭈글쭈글 쭈그러진 남은 잎들끼리 자나 깨나 친구를 걱정하며 오랫동안 같이 하자 팔랑팔랑 부스럭거리지만 숨는다고 이제껏 죽음을 피한 사람 보지 못했듯 낙엽의 신세를 면할 수는 없지 싶어도 어제보다 더욱 단결하여 끝까지 거센 바람에 맞서 싸우네 같이 쭉 지냈기에 불변의 흙2016.11.12 05:30 나이는 시간과 함께 달려 가고, 뜻은 세월과 더불어 사라져 간다. 드디어 말라 떨어진 뒤에 궁한 집 속에서 슬피 탄식한들 어찌 되돌릴 수 있으랴. -"小學"에서- 주말 좋은 시간 멋진 추억 만드시고 행복한 시간 되십시요 -불변의흙..

詩 2016 2016.11.11

석양/배 중진

석양/배 중진 땀을 뻘뻘 흘리며 넘어가는 태양 오늘도 제 할 일을 다 했기에 자랑스럽고 붉디붉은 표정이 아름다운데 사방팔방은 덩달아 불그스레 하고 단풍도 더욱 고와 보여 이상하다는 느낌까지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고 땅을 내려다보고 눈이 이상한 것은 아닌가 생각되어 멈추길 수차례 옆으로 급하지 않은지 구급차가 신호등에 멈췄는데 하얀 실내등에 비친 백발 할아버지 흰 천으로 감쌌고 코에 호흡기를 부착한 모습이 창백하기 그지없으며 밖에서 누가 엿보는지 알 수 없겠지만 매우 조용한 편이었으나 가는 곳이 매우 궁금하기도 한 것이 병원 반대쪽으로 달리기 때문인데 석양처럼 생기가 깃들어 행복한 가족과 즐겁게 추수감사절을 맞이했으면 늘 봉2016.11.11 14:57 유난히 변덕스런 올 가을 날씨입니다. 진한 국화향에 가..

詩 2016 2016.11.11

내일 해는 다시 떠오른다/배 중진

내일 해는 다시 떠오른다/배 중진 어제 그렇게 좋았던 날씨가 종일 눈물을 흘린다 떨어진 단풍 위로 사연 많은 슬픔을 더하듯 추적추적 끝도 없이 흩뿌린다 주사위를 던지기 전인 꿈같은 시절이 좋았지 싶고 어디부터 시작하여야 하는지 막연하며 몸은 물에 젖은 솜뭉치처럼 무겁기만 하고 의욕은 사라져 나락으로 떨어지는 느낌이다가도 찬 빗물이 목을 적시니 모골이 송연하다 일어서야지 선거결과에 승복하고 패배를 발판삼아 모든 것 잊고 힘차게 출발하여야지 꿈과 희망을 저버리지 않고 의지와 용기가 있는 한 내일 밝은 해는 다시 떠오르지 않겠는가 오솔길2016.11.11 06:56 배중진님~ 안녕하세요....! 고운 시와 아름다운 꽃사진들과풍경 감사히 잘 보고 갑니다 성경책에는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사람이 지혜자의 책망을 ..

詩 2016 2016.11.11

이슬/배 중진

이슬/배 중진 밤새 거친 파도를 헤치고 무섭고 까만 바다를 달리느라 유람선은 땀을 저토록 흘렸던가 갈매기도 아는지 힘들어하는 뱃머리에 앉지 않고 어서 와라 안락한 항구로 안내하는가 보다 뱃고동은 안도의 한숨으로 들리고 닻을 내리는 소리는 모든 것을 부려 놓고 쉬고 싶다는 뜻이겠지 쐐주한잔2016.11.08 22:08 좋은 작품시 ~ 이슬 ~ 감상 잘하고 갑니다, 저도 오늘 건강 많이 좋아짐에 감상 잘 하고 갑니다, 배중진시인님!!! 건강에 많은 시간 갓기을 빕니다, 바울님 댓글 ㅡㅡㅡㅡ 친절 친절은 세상을 아름답게 합니다. 모든 비난을 해결합니다. 얽힌 것을 풀어 헤치고, 곤란한 일을 수월하게 하고, 암담한 것을 즐거움으로 바꿉니다. ㅡㅡㅡㅡㅡㅡ-톨스토이- 불고기는 자주 먹어도 삼겹살은 먹어본 지가 오래..

詩 2016 2016.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