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souri 5

우울증/배 중진

우울증/배 중진 옛날에는 당사자만 우울했고 대다수 보통 사람들은 웃어넘겼던 병 복지 운운하며 행복을 추구하는 요즈음 평범한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병명은 왜 그렇게 많은지 전쟁과 평화 전쟁이 나면 문제가 많으면서도 문제가 될 수 없는 병 평화가 지속하니 조금 아픈 것도 병이 되는 시기 엄격한 단체 생활에서 예외는 있을 수 없기에 아예 징집대상에서 제외했어야 하는 것은 아니었는지 약을 먹으면 불침번 시간에 졸음이 와 경계를 설 수 없고 약 먹는 것을 건너뛰면 상태가 더 악화하고 집단생활에서 남의 눈치 보기 힘들어하며 난감해하다 극단적 선택을 서슴지 않아 보통 사람들을 우울하게 만들었구나 나라가 아픈 젊은이를 지켜줘야 했는데 아, 생명이여! 사지가 찢어져도 아프지 않을 부모의 마음이여! 사지가 찢어져도 아프지..

詩 2017 2017.05.27

고향 잃은 기러기들/배 중진

고향 잃은 기러기들/배 중진 깨끗한 물이 많고 넓은 농경지가 있는 곳으로 봄꽃을 구경하러 방문했더니 저녁 무렵 기러기들이 일자로 줄을 서서 날아가는 행렬이 보이고 저곳에서도 다른 방향으로 종렬로 날아가는 무리가 있더니 뱀이 휘어지듯 약간 곡선을 그리다가는 이내 일자로 움직이는데 저들은 고향을 찾아 이동하는 것은 아니기에 잠깐 높이 올랐다가 잠자리로 찾아들겠지 남들이 가는 머나먼 곳으로 떠나가고 싶은 마음 굴뚝같겠지만 너무 고행길이라 잠시 떠올라 북녘 하늘을 바라보는 것이겠지 어느 사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곡식들이 많은 이곳에 안주하여 습관적으로 살다 보니 그동안 정도 들어 구태여 머나먼 길 떠날 이유가 점점 사라졌지만 가끔은 저렇게 봄바람이 살며시 억센 날개를 부추기면 높이 올라 서로를 위한 날갯짓이 ..

詩 2016 2016.04.01

왕이라 으스대더니/배 중진

왕이라 으스대더니/배 중진 고속도로와 나란히 뻗어있는 도로를 달릴 때마다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가끔가다 청설모 한 마리가 나타나 급하지 않은 걸음으로 으스대고 꺼떡거리면서 넓은 도로를 횡단하곤 하여 멈췄다가 다 지나간 다음 갈 길을 가곤 했었고 왕처럼 대우하며 예의 바르게 앞길을 터줬더니 그런 배려와 복종을 재밌어하였으며 점점 기고만장한 태도로 일관하여 나중엔 눈꼴까지 시렸는데 그것이 청설모를 급기야는 안하무인격으로 행동하게 하였으며 한두 번도 아니고 일부러 허장성세로 수십 번씩 행차하더니 어느 재수 없던 날 어떤 무지막지한 사람에 의해 왕으로 대우하지 않았던 사람에 의해 비인격적으로 폐위되었으면 그나마 좋았겠지만 떡이 되도록 길바닥에 쫙 깔려 형체도 분간키 어려운지라 지나가는 사람마다 고개를 돌..

詩 2016 2016.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