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9 137

검은 그림자/배 중진

검은 그림자/배 중진 그림자 없는 사람이 있을까마는 무서운 세상엔 자기 그림자조차 공포로 다가오는 법이요 항상 누군가가 소리 없이 따라오는 느낌이고 불행이 하시라도 덮칠듯한 두려움에 떤다 어두운 곳엔 가지 말아야 하고 나쁜 사람들이 자주 모이는 곳은 피해야 하는데 억수로 재수 없는 사람이 햄버거 프랜차이스 집에서 막 나오는데 마약으로 한껏 고조된 사람은 무언가 먹잇감을 헐떡거리며 찾고 있었다 마치 하이에나가 살기를 품듯이 처음엔 정중하게 어느 장소까지 태워다주기를 간청했고 마뜩잖았지만, 울며겨자먹기식으로 그렇게 했는데 차 안에서 돌변하여 무차별 폭행하는 바람에 탈출했다가 다시 붙잡혀 그렇게 하기로 약속했지만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또 극적으로 탈출했는데 운명의 장난일까 마약에 중독된 사람이 많고 많은 집 중..

詩 2019 2020.01.01

친구/배 중진

친구/배 중진 밤새 달려와 빨갛게 내민 루돌프 사슴 코처럼 태양은 또 하루를 시작합니다 탄생의 순간이지요 기쁨을 전하러 왔답니다 동쪽의 밝은 하늘이 거침없이 퍼져나가듯 미지의 세상에서 가져온 친구의 안부를 듣습니다 건강하게 잘 지내느냐 묻는 듯했지요 친구가 있었기에 단조로웠던 삶이 활력을 되찾았듯이 멀리 있기만 하여도 좋은 세상이지요 그대를 알게 되어 감사드리지요 오랜 시간 같이 머물며 흐뭇한 미소를 지으리라 장담하면서 큰 것보다는 작은 정을 아낌없이 나누기로 했지요 황혼의 석양이 더욱더 아름다움을 느끼기로 했답니다 멋진 녀석이라고 넓은 세상에서 점으로 만났지만 뜻을 같이해줘 고마웠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이지요 별아2019.12.30 14:35 안녕하세요?2019년도 미소속에 보내시고 마무리 아름답게 하..

詩 2019 2019.12.24

공범자/배 중진

공범자/배 중진 사랑해선 안 될 사람들이었던가 지능 지수가 엄청나게 높은 아이를 낳은 것이 죄인가 사업이 잘되어 성공한 것이 잘못인가 유서를 일찍 작성한 것이 문제였던가 천진난만했던 아이는 세상을 무섭게 알아가고 총명한 두뇌를 남용하여 겁 없이 무럭무럭 자라났지만 천방지축 일만 벌이며 무섭게 짓쳐나갔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이 따로 없었다 세상은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하고 싶은 것 마음대로 주무르고 귀중한 돈을 물 쓰듯 하면서도 아까운 줄 모르고 엉뚱한 곳에 금쪽같은 시간을 쏟아부으니 하는 것마다 잘못되어가고 씀씀이가 엄청났으며 세상이 우습게 보이기 시작하더니 살인극을 꾀하면서도 양심의 가책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차원이 다른 친구를 고용하여 알리바이를 완벽하게 꾸미고 다정한 부모와 여동생이 맛있는 저녁을 ..

詩 2019 2019.12.21

진눈깨비/배 중진

진눈깨비/배 중진 찬비로 시작하더니 그대로 꽁꽁 얼어붙은 뉴욕입니다 덩달아 교통이 마비되고 활기찬 성탄절 분위기가 착 가라앉은 모습이네요 나이가 들었다고 무관심했던 냉랭한 마음과 어찌나 똑같은지요 어린 학생들도 늦게 시작하지만, 학교에 가야 하고 추운 바깥에서도 일하지 않으면 안 될 사람들이 있기에 캐럴을 틀어 놓고 몸을 흔들며 어두운 색깔을 화려하게 바꿔봅니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음을 알게 되었고 이웃의 딱 한 처지에 따스함을 정성스레 싸서 슬며시 건네주었더니 심장이 벌렁거리며 자신이 살아있음을 누구보다도 먼저 알게 되더군요 오늘이 있어 감사하고 이웃을 알게 되어 기쁘고 내일도 밝은 태양이 떠오르리라 생각하니 더없는 영광입니다 2019.12.20 15:44 체감온도 영하 20도 복담2019.1..

詩 2019 2019.12.20

복수심/배 중진

복수심/배 중진 같은 동네에 사는 청년과 뜻하지 않은 다툼으로 졸지에 사랑하는 어머니를 떠나보내야 했던 비극 공정한 재판을 받았다고 하여도 죽은 자가 살아 돌아올 리가 만무하니 얼마나 원통하고 복수심으로 한이 맺혔을까 그야말로 같은 하늘 밑에 산다는 것이 고역이었으리 어머니를 사랑한 만큼 철천지원을 품은 복수심도 극에 달하고 아무리 발버둥 치며 응어리진 슬픔을 달래도 심장을 뚫고 솟구치는 피맺힌 앙갚음의 당위성과 자그마한 효심의 발로로 와신상담 보낸 세월은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네 강산이 변해도 눈곱만큼도 사라지지 않고 절호의 기회만을 노려왔네 춘절 연휴 기간에 성묘를 다녀오던 삼부자를 그것도 백주에 통쾌하게 피의 복수가 끝나니 22년 동안 절치부심 갈았던 칼이 빛났음은 잠시이고 허망함으로 견딜 수가..

詩 2019 2019.12.16

Cellular Telephone/배 중진

Cellular Telephone/배 중진 한 가지 일에 열중하여야 하는데도 두, 세 가지를 여유 있게 해치우는 사람도 있어 경악하지 않을 수가 없다 춥기도 하여 깎기 싫은 긴 머리를 다듬어야 한다기에 억지로 이발소를 찾아갔더니 주인은 텍스팅하느라 여념이 없고 권하는 의자에 앉았는데도 그 짓거리에 넋 놓고 있어 무시당하는 느낌을 받아 한마디 하고 싶었지만, 간신히 참았는데 그의 비즈니스가 잘 될 리가 없겠다는 생각이다 그런 나쁜 습관이 사람 다치게 하는 황당한 운전을 하지 말라는 보장도 없으니 세상이 점점 무서워지고 인간을 위해 만들어진 기기들이 잘못 생각하는 자들의 손아귀로 들어가 오히려 흉기로 변하여 암담한데 한국에서 들려오는 신문 기사에는 자동차 제조하는 생산라인 회사에서 근로자들이 휴대폰으로 축구..

詩 2019 2019.12.13

욕정/배 중진

욕정/배 중진 모두 건강을 위해 땀을 뻘뻘 흘리고 있어 다른 사람의 이상한 행동에도 무관심한 체육관 신체적, 정신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들어섰는데 아마도 오후에는 시설 일부를 그들에게 할애하는 모양이다 서너 단체에서 몰려와 조용한 사람도 있지만 괴성을 지르는 환자도 있어 보호자가 나름대로 단속하기도 하는데 젊은 흑인 하나는 2층으로 올라오자마자 큰 눈을 휘둥그레 뭔가를 찾고 있었다 예상대로 바닥에 누워 요가 하는 여자 곁으로 가더니 자기의 성기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한다 남의 시선을 전혀 두려워하지도 않고 그녀의 주위를 빙빙 돌더니 혼잣말로 뭔가를 계속 지껄인다 여자라서 성적 욕망의 대상으로 졸지에 전락한 것이다 같이 온 다른 사람들은 늘 하던 대로 운동을 하기 시작했는데 성적 이상을 보인 사람은 끊..

詩 2019 2019.12.11

국숫집 아저씨/배 중진

국숫집 아저씨/배 중진 참, 이상하다 새벽에 선잠을 자다가 눈이 떠지고 한 시간 이상 뜬금없이 나타나 머릿속에서만 맴돌며 궁금하게 만드는 사람 전역하자마자 건장한 몸으로 작은 동네에서 국수를 만들기 시작한 아저씨 왜, 멀리 가지도 않고 고향에서 판을 벌였을까 양지쪽 국수 말리는 곳에서 떨어져 눅눅한 국수 가닥을 먹는 것도 재미있었고 말린 국수를 원하는 규격대로 썩둑 자르는 소리도 좋았었는데 우리 집은 밭이 많아 보리, 밀, 호밀도 손수 재배하여 국수, 손칼국수, 수제비, 찐빵 등은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었지만 남들은 그렇지 못한 어린 시절인데 무슨 사유로 국수만을 만들기 시작했을까 인구수가 많지도 않은 마을에서 근육질의 단단한 체구에 러닝셔츠만 입고 밀가루로 분칠하여 부녀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지 싶었고..

詩 2019 2019.12.05

앙상한 가지/배 중진

앙상한 가지/배 중진 무엇이 불만인가 먹구름이 격노함을 꾸역꾸역 치밀어 앞에 놓인 것을 강타하니 하늘은 검은 분위기로 변하고 모두 떠나가 삭막하고 앙상한 나뭇가지는 울다 못해 가지가 뚝뚝 떨어져 나간다 좋은 시절도 있었건만 고통도 견뎠건만 비정하게 몰아붙인다 감사한 시절이었다고 사례도 했고 순조롭게 모두 떠나가게 했음에 즐거워했는데 정성이 부족했나 지성이면 감천이라고도 했는데 뭔가 못마땅하지 싶었고 만족하지 못한 모양이다 갈 길이 구만리인데 어찌 그 모자란 것을 채워줄 수 있으랴 한겨울이 남았는데 과연 배겨날 수 있을까 둥근달2019.11.29 05:18 그가 우리의 마음을 알기나 할까 싶습니다. 어쩌면 그에게는 그만의 운명이 있고 우리들에게는 우리들만의 운명이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애달픈 님의 마음에 ..

詩 2019 2019.11.29

여명/배 중진

여명/배 중진 남들과 소통하면서 경험을 공유하면서 누구보다 빠르게 자기만의 아성을 쌓아가는 사람이 있지만 혼자 끙끙대며 궁리하며 좌절하면서도 실낱같은 한 가닥의 희망을 놓지 않는 사람도 있지요 답답해 보이지만 뭔가 집념이 그 사람을 무섭고도 아름답게 만듭니다 존경하게 만듭니다 성공하면 좋지만 설사 꿈을 이루지 못한다고 하여도 그 과정이 중요하고 언젠가는 해 뜰 날도 있겠지요 둥근달2019.11.24 06:01 결과보다도 과정이 존경받는 세상이 더 좋은 세상이라 생각합니다. 어려서부터 공부를 잘하는 어린이는 잘못도 용서받으며 자라납니다. 이게 부조리의 기점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달리는말2019.11.26 15:05 고운 블친 님, 안녕하세요 ? 반갑습니다. 겨울이 오는 길목에서 소설이 지나니 조석으로는..

詩 2019 2019.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