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9

검은 그림자/배 중진

배중진 2020. 1. 1. 12:41

검은 그림자/배 중진

 

그림자 없는 사람이 있을까마는

무서운 세상엔 자기 그림자조차 공포로 다가오는 법이요

항상 누군가가 소리 없이 따라오는 느낌이고

불행이 하시라도 덮칠듯한 두려움에 떤다

 

어두운 곳엔 가지 말아야 하고

나쁜 사람들이 자주 모이는 곳은 피해야 하는데

 

억수로 재수 없는 사람이 

햄버거 프랜차이스 집에서 막 나오는데

마약으로 한껏 고조된 사람은

무언가 먹잇감을 헐떡거리며 찾고 있었다

마치 하이에나가 살기를 품듯이

 

처음엔 정중하게 어느 장소까지 태워다주기를 간청했고

마뜩잖았지만, 울며겨자먹기식으로 그렇게 했는데

차 안에서 돌변하여 무차별 폭행하는 바람에 탈출했다가

다시 붙잡혀 그렇게 하기로 약속했지만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또 극적으로 탈출했는데

 

운명의 장난일까

마약에 중독된 사람이

많고 많은 집 중에서

불이 꺼진 곳을 찾아 들어갔는데

아뿔싸 그곳은 순진한 사람의 어머니가 일찍 잠자리에 든 집이었다는 것

 

더 억울한 것은 불운한 아들이 살인자로 몰렸고

진짜 살인자는 10년이 넘도록 활개 치고 다녔다는 것

 

천만다행으로 살인자의 지문을 보관하고 있었고

오랜 시간이 걸려 컴퓨터에 범죄자의 지문이 전부 등록되었다는 점

피살된 자의 피가 아닌 다른 피를 발견했고

피의자가 알리바이 제공을 하지 못하였으며

그 당시 교도소에서 막 출감한 사실이 입증되었다

 

살해사건은 결국 해결이 되었지만

청천벽력도 유분수지 평화롭게 잠을 자다가 당했다는 것이고

 

검은 그림자가 드리운 곳은 아예 가까이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기도 하고

항상 뒤쪽을 경계하여야 하며

그리고 천운도 있어야 한다

오늘같이 이상한 세상에는 

 

하시라도
언제라도

 

사실이 증명되었다
사실이 입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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