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진 고목/배 중진
쓰러진 고목/배 중진 혹독한 겨울에도 살아남았는데 어렵게 수십 년을 살았는데 폭풍우가 몰아친다는 예보에 별 대수롭지 않게 견딜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순식간에 넘어졌다 둔탁한 천둥소리 비슷한 것을 남기고 나자빠졌다 자동차가 밑에 많이 있었는데 공교롭고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바로 옆으로 쓰러졌다 거대한 가지 두 개 중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반대쪽의 것이 휘어짐을 견디지 못하고 밀치면서 밑동부터 투박하게 뒤틀리면서 나가떨어졌다 남아있는 것이 혼자 저 억센 바람을 다 견딜 수 있을까 높은 창에서 이젠 멀리까지 볼 수 있지만 까마귀도 이젠 찾아오지 않으리 매미도 쉬러 오지 않으리 휑하게 자리가 비었고 가슴에 큰 빈자리를 만들어 놓았다 거대한 바람이었다 엄청난 폭우였다 모든 것이 제정신이 아니더니 전깃불마저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