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까치/배 중진
때까치 둥지가 있는 근처를 지나간다는 것은
벌떼를 건드린 듯 마구 들고 일어나는데
극성스러운 때까치도 꽃을 흔드니
모든 것 내던지고 달라붙을 줄이야
먹인 줄 착각했는지는 몰라도
어린아이가 지붕에 앉아 있는 때까치를 향해
주위에 있는 꽃을 꺾어 빙빙 돌리면서
찍찍 소리를 내지르니
앞뒤 가리지도 않고 덥석 물었고
그 아이는 지금까지도 자세한 것을 모르면서
때까치는 꽃을 좋아한다고 알고 있다
세월이 무지하게 흘렀어도 체험을 했기에
그렇게 믿고 있고 잡힌 때까치를 어떻게 했는지는
까맣게 잊고 있다
지금은 때까치가 살고 있지 않은 낯선 곳에 있지만
어렸을 때를 그리워하며
때까치를 보고 싶어 한다, 초가지붕 위의 때까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