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께끼/배 중진 부엌의 물이 기가 막히게 잘 빠진다 고질적인 체증이 언제였더냐는 식이다 세척기를 돌리면서도 구정물이 새는지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 물이 조금씩 떨어지던 곳이 아주 바짝 말라 있었다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집에서 수챗구멍이 막혀 끙끙거릴 때 어째서 밑에 층에 사는 사람들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가 시원하게 소통하는 지금까지도 그것이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가 되어 골똘히 생각한다 그들은 민감하지 않았던가 그들은 집에서 음식을 끓여 먹지 않는가 그들은 부엌을 아예 사용하지도 않는가 그들이 뭘 하는지를 물어볼 수는 없지 않은가 정말 점점 궁금했고 아무리 머리를 돌려도 해답이 돌아올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아 앙상한 가지만 남긴 나무와는 사뭇 달리 답답하기만 하다 11/11/2019 Bron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