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0

쓰러진 고목/배 중진

배중진 2020. 8. 5. 02:15

쓰러진 고목/배 중진

 

혹독한 겨울에도 살아남았는데

어렵게 수십 년을 살았는데

폭풍우가 몰아친다는 예보에

별 대수롭지 않게 견딜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순식간에 넘어졌다

둔탁한 천둥소리 비슷한 것을 남기고

나자빠졌다

 

자동차가 밑에 많이 있었는데

공교롭고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바로 옆으로 쓰러졌다

 

거대한 가지 두 개 중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반대쪽의 것이

휘어짐을 견디지 못하고 밀치면서

밑동부터 투박하게 뒤틀리면서 나가떨어졌다

 

남아있는 것이 혼자 저 억센 바람을 다 견딜 수 있을까

 

높은 창에서 이젠 멀리까지 볼 수 있지만

까마귀도 이젠 찾아오지 않으리

매미도 쉬러 오지 않으리

휑하게 자리가 비었고

가슴에 큰 빈자리를 만들어 놓았다

거대한 바람이었다

엄청난 폭우였다

모든 것이 제정신이 아니더니

전깃불마저 나갔다

강풍만이 지쳐 나갔다

 

Category 1 Hurricane Isaias가
Tropical Storm Isaias로 바뀌면서 빠른 속도로 쓸고 지나갔지만
피해는 엄청났답니다. 쓰러진 나무로 인해 정전되고 수해를
입은 것이었지요. 많은 시간이 걸린 것도 아니었고 순식간에 벌어진
기상변화였습니다.

 

Hurricane Sandy 다음으로 정전에 의한 피해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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