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서/배 중진 몇십 년 만에 꿈에도 그리던 고향에 와 어린 시절 같이 놀던 소꿉동무를 찾아보나 빈집만 우두커니 검고 험악하게 남아 있고 친구들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네 삽짝에 가서 이름을 부르면 혹시 나올까 싶어 크게 외쳐보지만 슬픈 메아리만 세상을 혼동케 하네 뛰놀던 뒷동산에 가면 나처럼 찾아와 눈물짓는 동무 있을까 싶어 단숨에 짓치던 곳을 힘들게 올라보니 흰 구름만 예전처럼 흘러가누나 누군가 이곳을 다녀갔을 거 같은 예감이 들어 흔적을 남겨본다 이름을 하나씩 산 위에서 크게 불러본다 삽짝 사립문 삽짝 의 준말. 나뭇가지를 엮어서 만든 문짝. 사립문의 문짝. 정신이 사나울 때는 운동을 하거나 음악을 들으면서 쉼을 자청하는데 그것도 아닌 다른 방법으로 삭이는 것이 있을까 싶기도 하네요. 시원한 가을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