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9 137

희망을 품어라/배 중진

희망을 품어라/배 중진 저렇게 뜨거운 곳에서 땀 흘리는 자여 그대에겐 피치 못할 사연 있으리 그것을 바라보는 자 동정의 눈길을 거두지 못하는데 불공평하다고 불만을 터트릴 수 있는 세상일까 그에 못지않은 과거가 누구에게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 시원한 곳에서 젊은 시절을 회상하고 있잖은가 그대에게도 먼 훗날 그런 날이 반드시 있으리 암, 땀이 송골송골 맺혀 떨어지듯 소중하게 다가오리 ★꾸미지 않아 아름다운 마음★ 찬란하게 빛나는 영롱한 빛깔로 수 놓아져 아주 특별한 손님이 와야 한 번 꺼내놓는 장식장의 그릇보다 모양새가 그리 곱지 않아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언제든지 맘 편하게 쓸 수 있고 허전한 집안 구석에 들꽃을 한아름 꺾어 풍성히 꽃아두면 어울릴 만한 질박한 항아리 같았으면 좋겠습니다. 오해와 이해 ..

詩 2019 2019.06.29

낮은 곳에서의 삶/배 중진

낮은 곳에서의 삶/배 중진 알래스카의 미련한 곰도 눈이 잔뜩 쌓인 높은 산을 오르지는 않는다 높은 곳에 대한 미련이 전혀 없고 그곳에는 기대 이상으로 먹을 것이 풍족하지 않음을 오랜 경험을 통해서 이미 알고 있다 바닷물이 썰물 되어 빠져나간 공간엔 아무것도 없는 듯해도 그곳엔 먹을 것이 있음을 안다 큰 것을 바라지도 않고 작은 조개를 찾아 오랫동안 발라 먹는다 고맙게도 조개는 숨통을 조여오는 것도 모르지만 작은길을 내주기에 밀물이 밀어닥치기 전에 주린 배를 채워야 함도 안다 큰 덩치에 맞지 않는 행동일지라도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큰 짐승이 우스운 행동을 하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삶을 유지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만물의 영장 인간과는 달리 높은 곳에 죽기를 각오하고 올라갈 이유가 전혀 없다 Alex Trebe..

詩 2019 2019.06.26

생각나는 이웃집 아이/배 중진

생각나는 이웃집 아이/배 중진 천진난만하게 뛰놀던 아이에게 과연 무슨 일이 있었단 말인가 단독주택보다 약간 저렴한 아파트에 이사 온 이웃집 관리하기도 쉽고 문만 잠그고 나가면 그만인데 밑층 집에 아주 민감한 사람이 집에서 업무를 본다 낮에도 일하고 늦은 밤은 물론 새벽까지 물불을 가리지 않고 일감이 있으면 밤을 새워 일을 마쳐야 하는데 위층에서 역시나 밤낮을 가리지 않고 뛰어다니는 아이가 있으니 맞장을 뜰 수도 없고 참아야 하니 얼마나 속이 터지겠는가 서신으로 밑에 층 사람의 심정을 호소하기도 하고 영국에서 온 교수님은 아이를 달래기도 하나 천방지축 날뛰는 아이를 당할 자는 아무도 없었다 카펫을 한 겹 더 깔고 천장에 방음장치를 더 붙여도 울림을 방지할 수는 없었던가 보다 일촉즉발 긴장이 감도는 아래윗집..

詩 2019 2019.06.23

이질감/배 중진

이질감/배 중진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했으니 조금이라도 더 나은 경지에 도달하여야겠지 어머니가 먼 세상으로 떠나시고 난 요즈음 예전과 같은 왕래가 없음은 자명한 일이라서 어머니의 빈자리가 더욱 크게 보이는데 많고 많은 이종사촌 중에 가까이 살던 여동생이 어린 딸과 아들을 데리고 한국으로 잠시 떠났다 간다고 연락이 왔고 잘 다녀오라고 인사는 했지만 몸과 마음은 같이 하질 못하여 미안함까지 들었다 늦은 밤에 뉴욕을 떠나 옴짝달싹할 수 없는 좁은 공간에서 14시간 20분을 시달려야 한다 불안하여 불길한 걱정이 끝끝내 떠나지 않고 잠이 쏟아져도 눈을 붙일 수조차 없고 다리 쭉 펴고 누울 공간이 없으며 매일 하는 샤워를 꿈꾸는 것은 화려한 망상이다 부모, 형제자매가 여행한다면 무겁지 않은 기도를 드리며..

詩 2019 2019.06.21

산딸기/배 중진

산딸기/배 중진 나에게 저 귀한 산딸기가 보이면 남에게도 보이는 법이겠지요 군침 돌게 잘 익은 것이 요염 떨어 누군가 먼저 따 먹은 것을 보면서 경쟁이라는 단어가 생각나 배가 그렇게 곯은 것도 아니건만 딴 아이가 따먹으려 덤비면 지지 않고 찾으려고 기를 썼던 어린 시절이 생각납니다 남의 산에 올라갔어도 네 것 나의 것 따지지 않았고 워낭소리만 가까이서 들리면 두려움이 없었지요 먹을 것이 풍족하지 않았던 시절 주인 눈치 보지 않고 먹을 수 있었던 몇몇 되지 않은 자연산입니다 왜, 어린이들에게 잘 보이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산딸기를 먹고 배를 불렸다는 친구의 이야기는 들어보지도 못했답니다 같이 갔던 소는 알아서 느긋하게 배를 채우고 내려오는데 말이지요 /적당함이 그리운 계절입니다. 너무 ..

詩 2019 2019.06.19

작은 행복을 돈으로 사던 날/배 중진

작은 행복을 돈으로 사던 날/배 중진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간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으리 그런 순간에 불평하는 사람 또한 없으리 그렇게 생활하던 사람은 절대로 불만을 토로하지 않는데 가끔은 막힌다 재수 없는 날이라고도 하고 과거에 순리를 역행한 순간이 없는지 들여다보기도 한다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뚫어보려고 노력도 하면서 비지땀을 흘리며 곤욕을 치르기도 한다 운이 좋으면 뚫릴 수도 있다 과학상식을 약간만 동원해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래도 통하지 않으면 더 전문적인 사람을 찾아 손을 빌린다 행복을 돈으로 사는 경우이지만 살 수 있는 행복이 있다는 것은 크나큰 영광이지 싶다 아무렇게나 쓰고 버리면 되는 물이 막히지 않는다면 작은 행복도 무의식중에 빠져나가지 싶다 세상엔 별거 아닌..

詩 2019 2019.06.13

소나무/배 중진

소나무/배 중진 영원히 변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한겨울의 혹독함도 견뎌 대견했는데 질퍽질퍽한 봄눈이 내리던 날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머리가 부러진 소나무 주인은 아는지 모르는지 시뻘겋게 변한 나무를 걷어낼 생각을 하지 않고 그대로 공중에 방치하여 놓아 여름이 되었건만 홀로 벌거숭이 옆에 있던 나무가 부러지기 전에 매서운 바람을 나눠 막았는데 혼자 감당하기엔 너무 벅찼던 게지 주위에 보이는 건 활엽수들 가을이면 앙탈 부리다 앙상해지는 변덕쟁이들 고향에도 있는 나무라 반가웠고 희귀한 품종이라 감사하였으며 항상 같은 모습이라 든든했는데 목이 날아간 듯한 기이한 형상이지만 그래도 싹둑 자르지는 말았으면 알 수 없는 사용자2019.06.06 08:50 배 중진님~ 안녕하세요.........*^~^* 오늘은 현..

詩 2019 2019.06.06

햇빛 따라/배 중진

햇빛 따라/배 중진 물에 담갔던 쌀을 전기밥통 속에 씻어 넣고 역시 물에 불은 콩을 같이 넣고 이중으로 안전장치가 되어 있는 전기 코드에 꽂으면 밥은 절로 되어가고 언 것을 녹도록 밖에 내놓은 국거리를 냄비에 쏟아 생각하기에 따라 두렵기는 했어도 알고 나면 편리한 가스를 이용하여 데우면 훌륭한 아침이 되어 기침하시고 화장실에 다녀오신 가친과 마주하여 맺지 못한 이야깃주머니를 풀어나간다 커피까지 다 마시고 나면 그릇 몇 개 닦아 식기 건조대에 올려놓으면 끝 여행을 떠나는 날이 아니라면 어두컴컴한 방에서 TV 시청할 이유가 없고 미국에선 무리 없던 전화기의 느려터진 화면을 기다리느라 평온한 마음 갈등 나게 할 필요가 없으며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는 지역이라고 불평할 건덕지가 없으니 그동안 밀렸던 글을 써 나가..

詩 2019 2019.05.30

육감/배 중진

육감/배 중진 결혼한 남편이 육감적인 젊은 여자에 흠뻑 빠진 지 어언간 4년 부인 몰래 쾌락을 즐기곤 했는데 운명의 그 날도 별장에서 감쪽같이 사랑을 나누고 평상시처럼 아무도 모르리라 예상했다는 것이지 여자에겐 육감이라는 것이 작동했던 모양이다 해괴한 짓거리를 한 후의 현장에서 뭔가가 보였던 모양이다 남자가 모는 자동차 안에서 다툼은 시작되고 급기야는 한때 사랑했던 남편의 순간적인 폭력으로 자동차 안에서 문 여는 손잡이 쪽으로 머리채를 잡히고 짓이겨 얼굴이 엉망이 되고 피가 낭자하면서 두개골이 부서져 사망에 이르게 되었는데 악랄하고 잔인한 살인자는 교통사고로 위장하기 위하여 느린 속도로 고속도로 위에 정차된 차 왼쪽 뒷부분을 부인이 탄 오른쪽 앞부분으로 들이받았다 퇴근하면서 사건 신고를 받은 베테랑 경찰..

詩 2019 2019.05.25

토끼와의 인연/배 중진

토끼와의 인연/배 중진 바람은 거세지만 비가 온 뒤라 거리는 깨끗하고 누웠던 꽃들도 기지개를 켜는 오후 만나는 사람마다 반갑고 강아지도 촐랑거리며 따라가고 건장한 청년과 거니는 Pitbull terrier도 건들거리는데 공교롭게도 집으로 가는 길로 접어들어 평소에도 사나운 개는 피하는 성격이라 한 블록 더 산보하기로 했다 건강을 위해서 안전을 위해서 조금 전에 풀밭의 아기토끼를 핏불 테리어는 어째 그냥 지나쳤던가 고개를 갸우뚱했는데 아마도 입에 물고 있던 나뭇가지를 주인은 빼앗으려고 했고 뺏기지 않으려고 하는 순간에 지나쳤는지도 모른다 몇 발자국 걷지도 않았는데 새끼의 어미 됨직한 큰 토끼가 눈여겨보다가 눈이 딱 마주쳤다 예기치 않았기에 반갑게 인사하고 예전에 만났던 것인가 살펴보며 지나쳤다 반환점을 돌..

詩 2019 2019.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