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9 137

삶/배 중진

삶/배 중진 높은 산이 기가 막히게 뻗쳐 있어 콧대 세울 만도 하건만 빠져나와 흘러가는 물은 얕은 데로 낮은 데로 낮추면서 버리고 찾아가다 보면 길이 보이나 보다 물소리 시원해서 좋고 산새 소리 청명하고 바람 소리 막힘없어 불경 소리 깊숙이 와닿는데 마음씨 따뜻한 비구니 스님 중생의 아픈 마음 어루만져 인등 하나 켜 놓고 왔네 4/24/2019 동학사 2019.05.04 22:57 물길 높은 산이 뻗쳐 있어 콧대 세울 만도 하건만 흘러가는 물은 얕은 데로 낮은 데로 찾아가다보면 길이 보이나 보다 물소리 시원해서 좋고 산새 소리 청명하고 바람 소리 막힘없어 불경 소리 깊숙이 와닿는데 마음씨 따뜻한 비구니 스님 중생의 아픈 마음 어루만져 인등 하나 켜 놓고 왔네 4/24/2019 동학사 삶 길 2019.05..

詩 2019 2019.04.24

맑은 아침/배 중진

맑은 아침/배 중진 소쩍새가 물러간 지도 오래 외로운 달만이 약간 이지러진 채 서쪽 하늘에 걸려 있고 닭과 꿩이 그 새벽에 목소리를 자랑하나 참새도 고요한 시간에 까치가 날아왔다가 잠시 머물고 산비둘기 구성지게 울더니 낯선 후투티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것은 모습은 아름다워도 소리가 듣기 싫어서일까 아니면 날카로운 부리일진 몰라도 굴러온 돌임엔 틀림없겠다 참새가 깨어나 지저귀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작은 소리였지만 점점 크게 들려와 잠을 이룰 수가 없을 정도라 나와서 어느 녀석인가 살피면서 더 크게 떠드는 것은 불편하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묵묵히 제 할 일을 하고 달은 떠나가면서 모든 것을 깨우는 것은 붉고도 힘차게 떠오르는 태양을 맞이할 준비 하라는 것이겠지 구름도 양보한 아침에 *4/22/2019 2019.0..

詩 2019 2019.04.22

작은 벌레의 운명/배 중진

작은 벌레의 운명/배 중진 모처럼 비가 많이 쏟아졌고 우린 큰 다래를 양철지붕 물받이 밑 마당 가에 쭉 펼쳐 놓았다 여행을 떠나면서 가득 고인 물을 퍼 잔디밭에 뿌리기도 하고 화단에 물이 필요한듯하여 다 퍼주었다 봄비가 또 쏟아지리라는 가상 아래 감히 저수지를 비웠던 것이었다 열흘이 지나 집에 돌아오니 한 방울의 물도 더 고이지 않았지만 우연히 눈길이 가는 것이 있어 아침에 자세히 들여다보니 갑각류의 어느 작은 곤충이었는데 그 얇은 물에서 헤쳐 나오려고 종일 발버둥을 치고 있었다 오후에 물동이를 지나면서 다시 보니 노력한 보람이 있었는지 정상까지 올라와 딱딱한 등 밑의 부드러운 날개를 펼쳐 보이면서 비상할 준비를 하길래 날아가라고 겁을 주었더니 세상에, 그의 운명은 또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이었다 작은 몸..

詩 2019 2019.04.21

어떤 부활/배 중진

어떤 부활/배 중진 오후 늦은 시간 한 마리의 곤충은 그때까지도 변한 것이 없었고 있었다면 누워있던 상태에서 엎어진 채로 버둥거리고 있다는 것 미안한 마음도 있어 아주 작은 도움을 주기로 했고 물가로 밀어주었더니 세상에! 기진맥진한 것이 아니었고 다리로 힘차게 걸어가고 있었다 방향을 넌지시 조절하며 날아올라 저 멀리 날아갔으면 싶어 막아주길 여러 차례 했더니 검은 껍질 밑에서 마침내 날개가 펼쳐지면서 어디론가 쏜살같이 사라졌다 종일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사투를 벌이더니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힘차게 날아올랐다 기적 같은 부활이었다 구순의 가친도 신기하셨는지 지팡이에 의지하신 채 진지하게 구경하고 계셨다 *4/21/2019 부활절 2019.06.05 21:50 따뜻한 배려가 필요해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

詩 2019 2019.04.21

소쩍새/배 중진

소쩍새/배 중진 아! 저 소리 그렇게 듣고 싶었던 옛날 소리 드디어 오늘 감개무량하게 들려왔다 꿈인가 생시인가 나의 과거가 펼쳐지다니 저 어리석은 새들도 고향을 잊지 않고 찾아오거늘 어이하여 너는 잊고 살았던가 너무 감격하여 마당을 돌고 또 돌고 욕심 많게 개구리 울음소리마저도 들려준다면 더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았다 *4/21/2019 세종시에서 ★이슬이★2019.05.08 10:08 `” °•✿ ✿•°*”` ★정겨운 이웃님★`” °•✿ ✿•°*”` 안녕하세요..♬(^0^)~♪ 어버이날을 맞아 부모님의 사랑과 은혜에 다시금 감사합니다.직접 어머니,아버지 가슴에 예쁜 카네이션 달아드려야 도리인데 찾아뵙지 못해 많이 죄송합니다.몸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마음만은 항상 부모님과 함께라는 거 잊지말아주세요...

詩 2019 2019.04.21

삶과 죽음/배 중진

삶과 죽음/배 중진 홀로 계신 가친을 모시고 모처럼 형제자매와 여행을 떠나니 세상 부러운 것이 없고 가는 곳이 명승지가 되고 쉬는 곳이 편안하며 먹는 것이 진수성찬인데 모두가 입맛 다시는 회를 사기 위해 수산시장에 들렀고 이것저것 엄청나게 큰 물고기를 흥정하다가 부탁은 했는데 불운하게도 물고기와 눈이 딱 마주쳤다는 것이다 팔딱거리는 것이 마지막임을 직감했는지도 모르지만 이렇게 살아있는 것을 먹어야 한다니 영, 마음이 편치 못했다 그들의 운명은 넓은 바다에서 그물에 잡히는 순간 바뀌었지 싶어도 어찌 작은 그물에 걸릴 수 있었는지 순식간에 삶은 사라지고 껍질 벗겨지고 난도질당하여 떡하니 저녁상에 올랐는데 살아있었던 것을 먹으려니 큰 죄를 지은듯하여 맛이 있다고 말할 수가 없었다 osS케라Sso ♡ 지혜가 주..

詩 2019 2019.04.17

한가한 오후/배 중진

한가한 오후/배 중진 책을 읽으시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확대경을 사용한다면? 얼마나 불편하실까 거기에 안경까지 쓰시고 그리곤 말로 웅얼웅얼 따라 읽으신다 보면서 머릿속으로 정리되는 것이 아니고 자기의 목소리를 자기의 귀로 들어 소화하는가 보다 낮잠이 없으신 구순 아버지께서 오후 내내 그렇게 하시니 심심치가 않고 내용이 내 귀까지도 전파되어 대충 무슨 뜻인지 알겠다 초침은 무겁게 찰깍거리나 한 바퀴 무섭게 도는 것이 문제도 아닌듯했다 지금은 대화 나누는 시간이 아니라서 옆에서 나 할 일을 하는데 답답하신 가친은 아는 것이 많으셔 뇌관만 건드리면 쌓였던 말이 폭발하리 ★우산 (비와 인생) / 양광모★ 삶이란 우산을 펼쳤다 접었다 하는 일이요 죽음이란 우산이 더 이상 펼쳐지지 않는 일이다 성공이란 우산을 많이 ..

詩 2019 2019.04.15

곰돌이/배 중진

곰돌이/배 중진 우리의 유일한 사랑 곰돌이 우리 곁에서 갖은 아양을 떨다 천수를 다하고 떠난 곰돌이 먹을 것이 적은 시절에 마을 청년들은 죽은 강아지를 내놓으라고 으르렁거렸어도 막냇동생이 재빨리 빼돌려 높지 않은 산에 아무도 모르게 묻어주었다 지금 너무 엉겁결에 묻어 정확한 위치는 모른다고 하여 산을 오르면서 불러 보는 것이다 곰돌아! 너를 잊지 못해 나 멀리서 찾아왔어 매우 쓸쓸했겠지? 너무 미안한 심정이야 우리 가족은 그래도 너를 무척이나 아껴주었지? 누구 못지않게 귀여워했고 친절하게 대했잖아 우린 네가 떠난 후 반려견을 더는 키우지 않기로 했어 네가 그리운 나머지 정을 누구에게도 주지 않기로 했어 사랑을 쏟지 않기로 했어 외로웠지? 우리도 많이 울었단다 네가 보고 싶어서 곰돌아 잘 있어 나 이제 간..

詩 2019 2019.04.15

아미산/배 중진

아미산/배 중진 자주 찾아뵙고 싶어요 눈을 감아도 아련히 떠오르는 아미산을 넓은 정상에서 뜀박질하던 시절 두루미가 발치에서 날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던 옛날 앞뜰엔 기다란 기차가 연기를 내뿜으며 씩씩하게 달리던 들판이 한눈에 보이던 곳 긴 다리 위를 요란하게 지나가고 굴이 검은 아가리를 벌려 달리던 차를 삼켰던 곳 바쁜 것이 없는 느림의 고장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도 덥다 느끼면 저 밑에 있는 저수지에 가서 물장구를 치고 올라와 다시 헉헉거리며 땀을 씻던 곳 산딸기 따 먹으려 불알친구와 경쟁하던 곳 꿩의 날아오름에 간담이 서늘하기도 했던 곳 고압선이 울부짖던 곳 그리워라, 그리워! 지금, 모든 것이 그리움이어라 2019.04.15 07:40 애미산아/배기덕 엄마의 포근한 치마폭처럼 온 마을 감싸주는 애미산아 ..

詩 2019 2019.04.15

미호천/배 중진

미호천/배 중진 믿을 수가 없었다 벚나무가 제방 따라 심겨 있고 며칠 사이에 벚꽃이 만발하여 벌을 불러 모으고 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물결을 따르기도 하고 거스르기도 한다 옛날과 같이 풍부한 수량은 보이지 않으나 고운 모래가 백조와 오리들이 쉬는데 적당하지 싶었다 공간은 좁아져 뚝방 안으로 경작지가 넓어 벌판 같은 느낌 또한 받았다 오래간만에 찾아온 사람의 눈이 휘둥그레지나 강태공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세월을 낚더라 누군가 그리움으로 찾아왔다면 무심하게 강물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있었다 2020.05.11 08:50 뚝방 둑 경기, 경상 지역의 사투리입니다. Today in History: May 11 © Hulton Archive/Getty Images 1812: British Prime Minis..

詩 2019 2019.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