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6 233

봉황/배 중진

봉황/배 중진 봉황을 보고자 벽오동을 심었고 애지중지 가꾸며 삶의 고달픔을 이겨나가네 남들이 비웃어도 큰 뜻을 저버리지 않았으며 피곤한 하루가 즐거움으로 변할 수도 있음을 알았네 성난 비가 몹시 내리치기 전까지는 벽오동은 그렇게 가지가 부러져 나갔고 이제 봉황은 날아올 수가 없으며 기다림은 허무하게 끝이 났네 시도 때도 없이 닭이 홰를 치니 단꿈이 멀리 달아났네 엘모2016.11.08 09:47 하루하루가 바쁘게 잘도 지나가네요 친구님 추위에 낙엽 떨어지드시 쌀쌀해지는 날씨에 건강 떨어지지 않게 따스하게 잘 챙기시며 좋은하루되세요 무심한 세월이지요. 남들이 보는 눈이 범상치 않아 둘러보면 남들보다 많은 삶을 살아왔지 않았나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아직 갈 길은 요원하더군요. 남들과 같이 우뚝 선 모습이면 ..

詩 2016 2016.11.08

용꿈/배 중진

용꿈/배 중진 21세기 개천에서도 용이 승천할 수 있다는 무당의 말에 현혹되어 의아심도 가졌으나 믿을 것이 하나도 없던 시절 그 말을 믿기로 했네 하늘은 높고 세상도 넓고 바다는 깊어 용이 용솟음치며 하늘 높이 올라갈 줄 알고 이제나저제나 목이 빠지게 기다렸는데 바람이 몹시 불던 날 비참하게 떨어진 이무기를 보았네 흙탕물 속이었고 세상의 말을 믿지 않기로 했네 어제보다 더욱 현명한 자신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네 용꿈/배 중진 21세기 개천에서도 용이 승천할 수 있다는 무당의 말에 현혹되어 의아심도 가졌으나 믿을 것이 하나도 없던 시절 그 말을 믿기로 했네 하늘은 높고 세상도 넓고 바다는 깊어 용이 용솟음치며 하늘 높이 올라갈 줄 알고 이제나저제나 목이 빠지게 기다렸는데 바람이 몹시 불던 날 비참하게 떨어..

詩 2016 2016.11.07

가을/배 중진

가을/배 중진 오랫동안 같이했던 나무와 잎 화려하게 빛나는 날들도 많았고 줄기차게 쏟아지는 빗줄기를 고스란히 다 맞던 순간도 기억하고 강한 바람이 강제로 이별을 부추기던 시간도 같이 견디며 춥고 더운 날을 이겨왔는데 몸통이 살기 위해선 잎이 떠나야 한단다 눈이 내리고 얼음이 얼어도 어쩔 수 없단다 나무는 징징 울며 떨고 나뭇잎은 내동댕이치듯 버려져 하염없이 뒹굴어도 지난날을 생각해서 무엇하냐며 거들떠보지도 않고 헤어져야 산단다 떠난 잎은 슬프지만 완전히 썩어 한동안 사랑했던 순간을 그리워하며 슬며시 밑거름되어 지켜준다 자세한 이야기는 모르지만 천 섬과 관련이 있는 Thousand Island Dressing을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맛보며 많은 호텔 방 중에서 비교적 작은 방을 구경했던 경험이 있답니..

詩 2016 2016.11.03

핼러윈/배 중진

핼러윈/배 중진 날씨가 추운가 매가 높이 날고 있고 Turkey vulture도 수십 마리 맴돌고 누가 주인인지는 모르되 서로 어우러져 싸우다 다른 원을 그리며 사라져가고 하늘은 더욱 높아 보이며 비행기보다 더 높게 나는 새도 보이는데 단풍은 실없이 떨어지고 비둘기들은 혼비백산하여 도망치고 작은 새들은 가시덤불로 뛰어든다 피를 보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철없는 아이들은 이미 피를 묻혀 치장하고 피 흘리는 가면을 쓰곤 험상궂은 모습으로 가가호호 방문하면서 먹을 과자를 달라고 엄포를 놓는다 그렇지 않으면 나쁜 짓을 하겠다고 으르렁거리면서 거리는 질서가 없고 한 떼가 내려오면 다른 한 패가 집으로 올라가고 부모들이나 보호자들은 길을 막고 서 있고 점점 시간은 으슥하게 돌아가고 즐거운지는 모르겠으나 새, 비둘기,..

詩 2016 2016.11.02

단풍잎/배 중진

단풍잎/배 중진 무심하게 하나둘 떨어지는 단풍잎 뇌리에 박힌 어느 가을날 떠나간 곳 모르지만 아직도 예쁜 모습 아련한데 낙엽이 구르는 공원에서 갈 곳 잃어 뒹구는 단풍잎 주워 아름다움에 넋을 잃은 양 바라보다 가슴에 품던 모습 여전히 남아있지만 그런 순간도 우여곡절 끝에 사라지고 서로 까만 가슴이 되어 아파하니 세상도 어두워 보였던 시절 떨어지는 단풍잎이 어느 카페의 동전이 되었나 음악은 흐르고 둘만의 시간을 불러오면서 그때 간직했던 단풍잎 고이고이 간직했다 잊었던 향기라도 맡고파 그녀도 꺼내보는 요즈음이 아닐까 어디에 사는지도 모르지만 중고맨매니저2016.10.31 23:14 정다운 (~)벗 배중진 시인님(~)반갑습니다(~)오늘하루도 잘 보내고 계시는지요 (~)(?)(^^).(^^) 산에는 고운 단풍이..

詩 2016 2016.10.31

스컹크/배 중진

스컹크/배 중진 바닷냄새를 맡으려 섬 근처를 어슬렁거리는데 풍기는 냄새로 스컹크가 근처에 있음을 알았고 뭐가 불만인지는 모르나 방귀 뀐 놈이 성낸다고 밝은 대낮에 검고 흰 모습의 동물이 언뜻 보여 부리나케 뒤를 뒤쫓으니 갯벌을 돌아 어딘가로 멀리 달아나는데 쉬지도 않고 헐떡거리는 모습에서 분명 뒤가 구린듯하였다 파파스머프2016.10.31 14:20 보기 힘든 스컹크 멋지네요(^^) 아름답습니다. 재두루미는 동물원에나 가야 볼 수 있는 희귀한 새입니다. 이곳에서는 세계에서 멸종해가는 동물과 새들을 고이 길러내어 지역에 맞는 곳으로 보내는 숭고한 역할을 하고 있어 재정적으로 어려움이 있으나 인류를 위해 그런 일을 마다치 않고 꾸준히 노력하고 있는 곳이랍니다. 환경에 잘 적용하면 방생하여 종을 늘려가지만, ..

詩 2016 2016.10.31

별이 빛나는 밤/배 중진

별이 빛나는 밤/배 중진 태풍이 몰아쳐 올라온다 빙빙 돌면서 살기를 띠며 위협을 하는데 왜 자꾸 빈센트 밴 고흐의 작품이 생각나는지 몽환적인 모습이지만 저 안에서는 인간이 당황하고 있고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으며 재산은 물론 목숨까지도 앗기고 있지 않은가 현장 근처에 있지 않기에 위급함을 전혀 느끼지는 못하지만 점점 약해져 그림 속에서만 존재했으면 늘 봉2016.10.28 19:25 나뭇 잎새의 낙화를 재촉하는 가을비가 조용히 내립니다. 설악산엔 첫 눈이 내렸다죠? 우주만물의 통치권자인 전능자의 섭리는 한 치 오차가 없습니다. 고운님! 평안하신지요? 간만에 마실길에 나서봅니다. 문 열어주실꺼죠? 이어지는 인연에 감사하고 님들의 평화를 비는 가슴입니다. 올리신 작품 잘 감상해봅니다. 시인 / 늘봉드림 어둠..

詩 2016 2016.10.28

단풍/배 중진

단풍/배 중진 뜨거움이 모락모락 차오르는 커피잔을 들고 창가에 다가가 밖의 풍경을 내려다보니 단풍도 비가 내리는 날엔 말없이 많은 비를 흠뻑 맞으며 가벼웠던 며칠을 자숙하는 분위기였지요 까마귀가 떼로 달려들어 그동안 무섭게 눈을 부라리며 호통치던 허수아비를 혼을 빼앗기라도 하듯 갈기갈기 찢어 놓는 것을 보았기에 화려한 색깔도 바꾸고 완벽했던 옷도 떨어진 채로 기울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눈이 살짝 내렸어도 털 기분이 아니었지요 햇살 내리쬐면 쬐는 대로 비가 쏟아지면 쏟는 대로 눈이 퍼부으면 붓는 대로 바람이 왔다 가듯 그렇게 사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커피 향의 그윽함도 따스함도 잠깐이었지요 The Grim Reaper's Harvest Letter From Home Hudson River Museum N..

詩 2016 2016.10.28

아픈 나무/배 중진

아픈 나무/배 중진 점점 날은 추워지고 살랑거리던 사랑스러운 잎들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다투며 멀리 떠나가 잔가지를 더욱 움츠리게 하는데 참새와 찌르레기가 날아와 이야기를 건네나 들은 척도 하지 않았고 무지막지한 까마귀가 떼로 걸터앉아 쩌렁쩌렁 세상을 호령하니 두려움을 느끼며 떨다가 작고 예쁜 딱따구리가 밑에서부터 간지럼 태우며 올라와 겨드랑이를 쪼아도 반갑기만 하니 누가 나의 친구이고 적인지 구분하기 어려우나 아픔이 있어도 매일 찾아와 주기를 소원하는 것은 아름다운 딱따구리이니 나 자신도 나를 이해하기 어렵네 엘모2016.10.27 06:14 나 자신도 나를 이해하기 어렵네 깊어져가는 가을이 싫어서일까?ㅎ 영감있는글 감사합니다 ^^ 눈이 내릴지도 모른다는 뉴욕이지만 쌓이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대신 비가 ..

詩 2016 2016.10.26

들국화/배 중진

들국화/배 중진 아무도 돌봐주지 않고 누구도 사랑하지 않는 외로운 곳에서 거친 삶을 견디며 살아오다 아픔을 참고 활짝 꽃을 피운 들국화 주인 없는 들에서 무작정 자라났다고 하여 아무렇게나 대하여도 된다는 것은 아니지요 유명한 사람이 아니면 주위의 불행한 민초가 달여먹고 병이 나았다더라 근거 없는 소문은 현대 의학을 무색게 하여 너도나도 산과 들판을 짓밟고 욕심껏 자연을 망가지게 하면서 개인적인 욕망을 채우는데 잘 알지도 못하면서 마구 꺾어다 불치의 병을 치료한답시고 남용해서는 안 됩니다 소슬바람에 까무러치듯 흔들리는 약하디약한 꽃을 아름답고 향기로운 가상한 꽃으로 보고 여유를 가지고 남들과 함께 정신적으로 즐기면 안 될까요? 무분별하게 자연을 훼손하고 오염시키면 재앙이 되어 곧바로 인간에게 앙갚음함을 왜..

詩 2016 201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