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배중진 낙엽/배중진 그 많은 잎들중에 유난을 떨며 눈에 보이기에 관심이 있었는데 그렇게 녹록치가 않더군 기다리며 이제나 저제나를 부르짖는데 하룻밤이 지났다, 그 심한 비,바람에도 분명 뭔가 쿵하며 떨어지는 소리를 듣는순간 불현듯 스치는 영감에 달려가 보니 벌써 오간데 없었고 앙상한 가지를 들.. 詩 2009 2011.03.01
이런 가을/배중진 이런 가을/배중진 비, 바람이 삼일을 계속하더니 예상했던대로 가슴아픈 모양을 만들어 놓고 도망치듯 사라졌다 이를 어쩔꼬 낙담과 허무함이지만 간신히 몸을 지탱하고 비장한 마음으로 한없이 떨어져 수북히 쌓인 잎들마다 깊이 적힌 슬픔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그리곤 나의 고운 마음으로 한장 .. 詩 2009 2011.03.01
김과 소금/배중진 김과 소금/배중진 바다에서 멀리 떨어져 살았기에 김이 귀했지 김뿐이던가 뭐든지 넉넉하지는 못했던 시절이었다네 그렇다고 못 살았던 집도 아니지 할아버지께서 면장을 하셨으니 이웃보다야 훨 더 많은것을 갖춰놓고 살았던 것은 사실이지 귀한것은 비쌋고 맛이 있었으며 사람에게 좋다는것은 누.. 詩 2009 2011.03.01
나도 왕년에는/배중진 나도 왕년에는/배중진 산을 치어다 보며 미소를 짓는 노부부를 보며 그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직접 물어 보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따스한 양지쪽에 걸터앉아 두손을 맞잡고 두발에는 스키가 신켜진듯 흔들대고 있었다 함성이 들리는 것일까 바람소리가 귀를 요란하게 하고 있을까 알 듯 모를 듯.. 詩 2009 2011.03.01
예쁜 신발/배중진 예쁜 신발/배중진 어머니의 예쁜 신발을 보았네 하얀버선이 앙증맞게 쏙 들어 갔었지 댓돌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는 모습을 볼때마다 안도의 숨을 내쉬곤 했다네 멀리서도 잊지 못하고 이 가을에 유난히도 어머니를 그리워 하던차 한송이의 국화속에서 그 모습이 어른거렸고 어머니의 냄새를 흠뻑 들.. 詩 2009 2011.03.01
피 흘리는 달/배중진 피 흘리는 달/배중진 계수나무 아래에서 떡방아를 찧는 토끼를 연상하며 자랐던 우리에게 달 착륙선을 등장시켜 토끼를 머언 세상으로 쫓아내더니 이제는 거기에 폭탄을 던진 후 쓸모없는 인공위성을 떨어뜨려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그리곤 모두들 좋아한다 피를 보고 좋아하는 정신 나간자들의 괴성.. 詩 2009 2011.03.01
구름은 알고있지/배중진 구름은 알고있지/배중진 뒷동산에 올라 크게 소리를 쳐 보았지만 들려오는 것은 메아리뿐 그 어느 곳에서도 친구들의 웃음띤 얼굴은 보이지가 않았다네 다만 정처없이 흐르는 구름만이 이상하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었고 주위의 꽃들을 사랑스레 들여다 보아도 슬픔을 머금고 있을 뿐이야 그곳엔 낭.. 詩 2009 2011.03.01
잘 가시오/배중진 잘 가시오/배중진 누가 묻거든 어제는 잊었다고 말을 할래요 아름다운 꽃이 가슴을 뛰게 했어도 황홀한 태양의 떠오름이 하루를 힘차게 했어도 젊음으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날던시절을 누가 묻거든 어제는 잊었다고 대답을 할래요 꽃의 아름다움도 잠시 였다는것을 하루가 가면 찬란한 태양도 사그러들고 살다보니 주름이 깊게 패여 예전과 같지 않다는것을 2011.02.25 00:13 글이 많아 골치입니다.ㅎㅎ 2016.09.20 02:49 낙숫물이 한 방울 뺨에 올려다 보면 절의 지붕이랑 좁다란 길을 적시며 소나기가 내리네 나에겐 우산이 없고 안아 줄 사람도 없네 외톨이로 울면서 찾는 교토의 거리에 그 사람의 모습 아무도 없는 내 마음에 소나기가 내리네 날이 저물어 까마귀가 돌아가고 사람들은 모두 귀로를 재촉하네 강가.. 詩 2009 2011.02.25
애타는 밤/배 중진 애타는 밤/배 중진 옹기종기 둘러앉아 다리를 이불 속으로 쭉 뻗으니 벌써 깊숙하게 타들어 가는 촛불이 너울거리며 춤을 춘다 눈이 두툼하게 내려 허우적거리는 발걸음도 우리 동심이 뛰어노는데 아무런 장애를 주지 않았었지 깊은 산 속의 옹달샘을 찾아 물을 길어오는 이웃 아낙네의 모습에서 눈도 보고 얼음도 보고 땀도 볼 수가 있었고 무척 이나도 가느다란 허리를 지녔던 모습이 눈에 선하며 그 힘든 일을 척척 헤쳐 나가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위대하던지 가진 것 없는 자들에게 명절은 왜 그리 자주 찾아오는가 우린 잘 먹어서 좋지만 준비하시는 여인들의 심정을 어찌 모르겠나 따스한 물도 없이 얼음이 섞인 찬물로 일일이 씻고 다듬고 준비하는 중노동으로 구부러진 허리 펼 여유도 없으며 치맛자락이 질질 끌리는 것도 모른다 밤.. 詩 2009 2009.12.31
바가지/배중진 바가지/배중진 돼지우리엔 두마리의 돼지가 있었네 하나는 내가 키우는것이요 다른 한마리는 동생이 키우던것이다 크게 차이를 두지는 않았고 그저 그렇게 관리를 했었지 돼지우리 위엔 박이 올라가고 있었는데 달밤에 보면 더 멋이 있었다 하얀 박꽃과 항상 하늘로 치솟아 있는 줄기와 순으로 몇 살.. 詩 2009 2009.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