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09 148

이슬비 같은 사랑/배중진

이슬비 같은 사랑/배중진 우리의 시작은 정말 초라했었지요? 알게 모르게, 이슬비에 옷젖는 줄도 모르게.. 끝이 보이지 않는 안개속을 거닐며 나눈 대화속에서 우린 안개속 사랑을 맛보게 되었지요 내일이 없는 사랑! 희망이 보이지 않는 두 사람의 운명! 흐느낌조차 안개속으로 사라지고 그림자조차 사라진 우리의 흔적.. 우리의 사랑은 이렇게 피어보지 못하고 밝은 곳을 보지도 못한체 잉태되었구려. 2016.09.18 07:56 8/17/2009 5:24 PM 이슬/배 중진 아침에 만난 이슬이 사라졌다. 지나간 사람은 총각 뿐인데

詩 2009 2011.03.03

친구에게/배 중진

친구에게/배 중진 친구야! 언제 우리가 서로 얼굴을 알기 시작했을까? 작은집에 놀러 와서 놀던 자네를 몇 번 기억은 하지만 그런가 보다 하며 지나쳤지.. 중 1학년 때 기억은 없네. 중 2학년 때 나는 3반, 자네는 4반! 우리 동네로 이사를 왔는데도 따뜻하게 환영도 못하고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지 기억이 없다. 한번 아침 일찍 교실에서 만났던 기억이 있는데. 난로에 불을 지펴야 했고 우린 통학생이 많아서 같이 쉽게 불을 지폈는데 자네는 혼자서 끙끙거릴 때 내가 도와준 적이 있었지. 기억이나 하는지? 어느 날 조회시간에 전교생들이 모여 있는데 자네 이름을 거명하고 "살구를 따다가 들켜 학교로 연락이 온 케이스의 당당한 주인공!" 그래서 그 후 아마 살구라고 불렀지? 살구=용구 재미있군, 이 친구야! 드디어..

詩 2009 2011.03.03

호박꽃 당신/배중진

호박꽃 당신/배중진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뭐하긴.. 그런데 너는 왜 나보고 호박이라고 부르니? 그냥, 특별한 구석이 없어서.. 그러면 내가 너를 작대기라고 불러도 되니? 그건.. 갑자기 뜬금없이 작대기가 뭐니? 오는정 가는정이랬잖니 니가 나를 그렇게 부르면 나도 너를 그렇게 부른다. 공평하고 사이 좋게... 또 하나 호박꽃이 어때서? 보기만 좋고 꽃잎이 커서 탐스럽고 색깔이 저토록 노랗게 나올 수가 없는데.. 알기를 우습게 아네.. 이 다음 나의 열매들을 보려무나.. 생각을 고쳐 먹어야 될걸? 그건 그렇고 니가 하는 일이 무엇이 있느냐? 이 작대기야? 백번 꽃아놓고 거름을 주어봐라, 티눈 하나라도 나오는지.. 아니 백팔기도를 하려무나, 무슨 소식이 오는지.. 네 꼬라지를 알고.. 나를 찾아 오거라! 2..

詩 2009 2011.03.03

심통 난 장미/배 중진

심통 난 장미/배 중진 오가며 인사를 나누는 장미였다 여름 내내 인사를, 그것도 아주 다정하게 어둠 속에서도 밝은 모습을 보여주려는 노력도 보았었지 비 오는 날에도 다소곳이 방긋방긋 그러던 네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했지 난 그저 그런가 바쁜 걸음으로 총총히 사라지고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오늘은 말을 나눠 풀어야 하겠기에 살며시 다가가 뭐가 문제인지 물었네 대답이 없었다 눈을 돌리고 있었다 더 가까이 다가가서 손을 잡고, 껴안듯 당겨서 물었지 그래도 대답이 없어 벙어리 냉가슴 앓듯 몹시 쓰렸다네 나는 잘한다고 했는데 화가 하늘을 찌르고 있었으니 아, 무심한 가을바람이여! 2015.07.04 12:05 심통난 장미/배중진 오가며 인사를 나누는 장미였다 여름내내 인사를, 그것도 아주 ..

詩 2009 2011.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