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09

7월 7석/배 중진

배중진 2009. 8. 10. 04:09

7월 7석/배 중진


아침에 자주 오던 까치가 보이지 않는데
견우와 직녀의 부름이 있었지 싶다

우리 집 아저씨는 근동에 사시니 자주 집에 가시지만
오늘은 새경을 타시는 날이라서
간단한 일거리로 일찍 마치시고
하루를 기리는 날이시란다

얼마를 주셨는지 그건 어린 게 알 바 아니고
나도 뭔가를 했으니 두 손을 내밀어 보나
밥 먹여 준 것만으로도 됐다는 할아버지 꼬드겨
기어코 몇십 원 받아내어 즐거워하는데
없다는 것은 다 거짓말이요
할아버지 쌈지를 훤히 꿰차고 있는 당찬 녀석이다

조금 후 기척 소리가 나
문 열어 보니 사랑방 아저씨가
한 소쿠리 노란 참외를 들고 오셨는데
품삯에 대한 한 농부의 인심이 풍성하다

맨발로 뛰어나가 차가운 샘물에 띄우면서
하루의 행복은 이렇게 뜻하지 않게

받을 일도 하지 않은 곳으로 떨어져
견우직녀가 만나는 날이 자주 왔으면 좋겠네

 

복사 다시 할 것.

 

8/2/2014 칠월칠석이라는데 우리 동네의 까마귀는 아침부터 찾아와
비가 오건만 밖에서 깍깍 부르짖고 있으니 이들은 미국이라 가는 곳을
모르는가 봅니다.

 

yellowday2016.05.29 23:28 

칠월칠석은 우리나라의 전래 풍습이니 미국 까치는 다리 놓을 필요가 없겠네요~ ㅎ
물론 견우, 직녀의 슬픈 이별도 없을테고요~
제가 어렸을 땐 밀가루 떡과 고추 부추 지짐이를 잔뜩 부쳐서 논 귀퉁이에 묻었던
기억이랍니다. 칠석 때가 되면 고추가 잔뜩 독이 올라 썰고나면 손이 따가워서 혼이 났던 기억도요~

 

8/16/2009 1:01 AM

아침에 자주 오던 까치가 뵈이지가 않는다
견우와 직녀의 부름이 있었지 싶다

우리집 아저씨는 근동에 사시니 자주 집에 가시지만
오늘은 새경을 타시는 날이라서
간단한 일거리만 일찍 마치시고
하루를 기리는 날이시란다

얼마를 주셨는지 그건 어린게 알바 아니고
나도 뭔가를 했으니 두손을 내밀어 본다
밥먹여 준것만으로 됐다는 할아버지 꼬드겨
몇십원 기어코 받아낸다
없다는 것은 다 거짓말
할아버지 쌈지를 훤히 꿰차고 있다

조금후 기척소리가 나
문열어 보니 사랑방 아저씨가
한소쿠리 노란 참외를 들고 오셨다
품삯에 대한 한 농부의 인심이 풍성하다

맨발로 달려가 차가운 샘물에 띄운다
하루의 행복은 이렇게 뜻하지 않은곳에서
떨어진다
견우직녀는 하늘 저편 위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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