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09 148

광복절/배중진

광복절/배중진 사꾸라가 하룻밤사이에 떨어져 바닥이 홍건해졌네 긴 36년.... 애들이 어른됐고 산천 또한 홍역을 앓았지 희망이 없던 시절 우린 간도다 만주다 가기 힘들어도 한가닥의 빛을 쫒아가며 얼마나 울었던가 배고파 울긴 또 얼마나 했고 선조들이 남긴 글도 쓰지 못하고 어디서 히라가나, 가다가나란 말인가 사방은 칠흑같이 검었고 찢어진 눈으로 감시를 정녕 우리의 꽃도 다 시들어 가 3,000리 강산에 그 흔적을 찾기가 어려웠던 시절 비행기 하나 나는듯 하더니 섬광이 두 번 번쩍! 그것도 불같이 뜨거운 노여움과 같이 찬란한 불빛아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우리의 꽃이 3,000리 방방곡곡 화려하게 피어 올랐습니다. 사꾸라는 온데 간데 없이 사라졌고 찢어진 사꾸라가 현해탄에 즐비 했습니다. 4/13/201..

詩 2009 2011.03.17

애새끼 길들이기/배중진

애새끼 길들이기/배중진 내가 살던 고향엔 둥구나무라고 크디 큰 나무가 두 그루 있었다 하나는 높았고 주로 올빼미나 독수리, 까치가 울던 곳이다 또 하나는 굵고 우람했으며 넓게 퍼져 있어 많은 놀이터를 제공하고 있었다. 둘다 동네를 잡귀로 부터 돌본다고 애지중지 아끼는 나무들이었다. 특히 작은 둥구나무가 사랑을 많이 받게 되었다. 어르신들이 퍼져 앉아 세상을 돌리고 고무신을 가즈런히 벗어 놓고 땀에 젖은 녀석 흙과 놀던 지루함에 하늘과 눈이 마주치더니 끙끙대며 한 구석을 더듬어 본다 에베레스트를 타듯 등선을 정하니 뻔질난 길이 보이는데 구멍마다 쇠똥이다 발바닥이 간질간질 손엔 땀으로 미끈 이마엔 겁이 송송 이녀석 내려가지도 올라가지도 못하고 울쌍이구나 싱거운 녀석 내일은 감히 쳐다보지도 못할걸! yello..

詩 2009 2011.03.17

기다림/배중진

기다림/배중진 하루에 딱 세번 완행열차가 멈추는곳 그 이후론 발길이 뜸한 시골 마지막 차가 기적을 울리며 길게 사라지고 기다림은 시작되었네 한 가정의 가장이 행방불명이라 수소문을 하니 덜커덩거리는 괴물안에 인질로.. 우리의 마음을 아나 모르나 그는 흔들리며 꿈나라로 어찌하나 캄캄한 밤을 달빛보고 찾아오오 별빛따라 찾으시오 기다리는 사람 생각해서 빨리 자리털고 일어나시기요 행여나 나룻터로 달려 가 보았지만 마지막 주정뱅이만 강 모랫길 기고 야멸찬 사공 뱃머리를 잡아맨다 강가에 서서 피안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만 늦은밤이라 칠흑이어라. 8/16/2009 1:13 AM 하루에 딱 세번 완행열차가 멈추는곳 그 이후론 발길이 뜸한 시골 마지막 차가 기적을 울리며 길게 사라지고 기다림은 시작되었네 한 가정의 가장이..

詩 2009 2011.03.16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배중진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배중진 어렸을때는 집이 높은곳에 위치해 있었다 집 주위로 맑은 물이 흐르고 작은집 담장을 따라 대추나무가 5그루 비가 오면 잘 익은 대추들이 이곳 저곳에 뵈인다 떨어진것보다 걸려있는것이 더 소담스러워 고연히 돌을 들어 새를 쫒는다 새는 맞지 않고 우수수 작은 할머니의 목소리가 담장을 타고 주머니는 볼록하고 맛은 달콤하여 이따 다시 지나가기로 한다 무슨 핑계를 댈거나 집이 저 높은곳에 있다고 할까? 8/16/2009 1:11 AM 어렸을때는 집이 높은곳에 위치해 있었다 집 주위로 맑은 물이 흐르고 작은집 담장을 따라 대추나무가 5그루 비가 오면 잘 익은 대추들이 이곳 저곳에 뵈인다 떨어진것보다 걸려있는것이 더 소담스러워 고연히 돌을 들어 새를 쫒는다 새는 맞지 않고 우수수 작은 할머니..

詩 2009 2011.03.16

대추영감/배중진

대추영감/배중진 친구야 놀자! 아름드리 대추나무가 마당에 떡버티고 대수롭지 않게 그위로 올라가며 친구를 부르는데 난데없이 곰방대를 물고 친구의 할아버지가 혀를 끌끌찬다 허리는 구부러졌지만 지르는 함성은 대추를 떨어 뜨리고도 남는다 맘을 곱게 써야 하는디 까시같이 솟구쳐 사정없이 다가오는군 따먹으면 몇개나 먹을까 얼굴이 마른 대추같이 시뻘것네 8/16/2009 1:08 AM 친구야 놀자! 아름드리 대추나무가 마당에 떡버티고 대수롭지 않게 그위로 올라가며 친구를 부르는데 난데없이 곰방대를 물고 친구의 할아버지가 혀를 끌끌찬다 허리는 구부러졌지만 지르는 함성은 대추를 떨어 뜨리고도 남는다 맘을 곱게 써야 하는디 까시같이 솟구쳐 사정없이 다가오는군 따먹으면 몇개나 먹을까 얼굴이 마른 대추같이 시뻘것네 6/8/2..

詩 2009 2011.03.16

접시꽃/배중진

접시꽃/배중진 부끄러운 일이지만 어느 시인이 울부짖기 전까지는 자네를 몰랐구먼 아름다움을 몰라서가 아니라 너의 향에 취했기에 깜빡 이름 물어보는것을 잊었던게야 자네가 가는길이 있다고 들었네 물론 내가 나아가야 할 길도 있지 그래도 자네는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이 있기에 서로 닿지 않는 거리를 유지하고 활짝 웃음을 짓는구먼 그런데도 홍조가 웬말인가 부끄러운 일이지만 우린 먼저 차지하는 사람이 임자지 그런데도 뻔뻔한 기색이야 2016.09.19 07:05 8/16/2009 1:06 AM 부끄러운 일이지만 어느 시인이 울부짖기 전까지는 자네를 몰랐구먼 아름다움을 몰라서가 아니라 너의 향에 취했기에 깜빡 이름 물어보는것을 잊었던게야 자네가 가는길이 있다고 들었네 물론 내가 나아가야 할 길도 있지 그래도 자네는 이..

詩 2009 2011.03.16

인생/배중진

인생/배중진 하루의 삶은 아침부터 자신과 처절한 싸움이 아닐까 너도 나도 이곳에서 저곳에서 무거운 고뇌를 짊어지고 가야하는 길을 걷고 있다 쉬고 싶다고 쉴수도 없는 길 앞서거니 뒤서거니 가는데... 도움을받아 걷는 길이 아닌듯 싶다 힘들어도 자신이 가야하는 길인가 보다. 2016.09.19 07:04 8/16/2009 1:04 AM 하루의 삶은 아침부터 자신과 처절한 싸움이 아닐까 너도 나도 이곳에서 저곳에서 무거운 고뇌를 짊어지고 가야하는 길을 걷고 있다 쉬고 싶다고 쉴수도 없는 길 앞서거니 뒤서거니 가는데... 도움을받아 걷는 길이 아닌듯 싶다 힘들어도 자신이 가야하는 길인가 보다.

詩 2009 2011.03.16

얼굴은 모르지만/배중진

얼굴은 모르지만/배중진 우리가 어떻게 만났던가 장바닥에서 서로 스쳐가다 얼핏 본듯한 얼굴 특이한 점도, 특별한 관계도 아니었지만 매일 서로의 존재를 믿고 상대없는 상대에게 인사를 나눈다 들려오는 소리가 있어 귀담아 들으니 스쳐 지나갔단다 물론 인사도 없이 처음과 마찬가지로 그래 그대가 사용했다는 곳을 찾아가 눈으로 확인했는데 쥐죽은 듯 적막감만 맴돌고 그 아무 것도, 찾는이도 없어 명멸하던 불이 사라졌다 슬프게도 무척이나도 큰집이어서 더 휑한 감정에 사로잡혔다 하마도 죽은자를 못잊어 한 번 더 냄새를 맡고 거대한 코끼리도 못잊어 일부러 우회해서 죽은 곳을 찾는다는데 만물의 영장이라는 우리는 할 만한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그런 내가 더 미워 뭔가를 부여잡고 싶었다 그대 이별이 서러워 아무 말 없이 그 고통 ..

詩 2009 2011.03.16

주정뱅이의 궤변/배중진

주정뱅이의 궤변/배중진 날씨가 너무더워 한잔 뜨거운 여름철에 한잔 안주가 맛있어서 한잔 소주가 달콤해서 한잔 동동주 게걸스레 한잔 쐐주가 지독해서 한잔 친구가 보고파서 한잔 우정이 돈독해서 한잔 고향이 그리워서 한잔 신세가 처량해서 한잔 가난이 서러워서 한잔 눈물이 앞을가려 한잔 인간이 불쌍해서 한잔 마음이 혹독해서 한잔 슬픔이 지독해서 한잔 사랑이 하고파서 한잔 여보가 보고파서 한잔 달밤에 님그리워 한잔 가을에 별을보고 한잔 추석에 달을보고 한잔 사랑이 그리워서 한잔 사랑이 거듭나서 한잔 이별이 애달퍼서 한잔 블록이 재미나서 한잔 블록이 싫증나서 한잔 저작권 시비붙어 한잔 경찰서 오락가락 한잔 마음이 불안해서 한잔 블로거 숨박꼭질 한잔 댓글로 상처받아 한잔 블로거 사망으로 한잔 알바생 호시탐탐 한잔 나..

詩 2009 2011.03.16

목화/배중진

목화/배중진 밭에다 꽃을 심는다는것은 이상한 일이지 온통 하얀색과 분홍색으로 너울 거린다 누가 가르쳐 주지도 않았건만 우린 밭고랑을 걸어가며 생각없이 다래를 입안에 넣는다. 달코롬한 맛을 주며 심심하지 않았기에 뭐라하는 어른도 계시지 않아 계속해서 씹어 먹는다 누나가 시집을 갈 나이가 되었는데도 떠나지 못하고 있음을 알게된것은 그로부터 한참 후의 일이되었는데 내가 따먹은 다래가 솜이불을 짓는데 꼭 필요했다는군 8/16/2009 12:47 AM 밭에다 꽃을 심는다는것은 이상한 일이지 온통 하얀색과 분홍색으로 너울 거린다 누가 가르쳐 주지도 않았건만 우린 밭고랑을 걸어가며 생각없이 다래를 입안에 넣는다. 달코롬한 맛을 주며 심심하지 않았기에 뭐라하는 어른도 계시지 않아 계속해서 씹어 먹는다 누나가 시집을 갈..

詩 2009 2011.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