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York 45

확인/배 중진

확인/배 중진 친구의 유골을 납골당 안에 모셔 놓고 떠나온 지 벌써 삼 개월 당사자가 잘 알아서 처리했으리라 믿으면서도 절차상 성명을 새긴 것을 이제껏 눈으로 확인하지는 못했는데 근처에 사는 다른 친구 집을 방문하면서 예정된 시간보다 일찍 도착하여 공동묘지를 둘러보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 영원하게 새긴 성명을 보고서야 안심할 수 있었는데 한 때를 풍미했던 삶은 이름과 출생연도와 사망연도만으로 짤막하게 표시되어 허무하기까지 했는데 남들도 다 그렇게 간단하게 남겨 놓았으니 어쩔 수 없었고 사연이 없는 묘가 있으랴마는 안타까운 것은 매우 짧게 살다가 떠나신 분들이다 비슷비슷한 비석에 전혀 모르는 주검끼리 비석을 서로 의지하며 이름도 다양하게 섞여 있는데 사진도 있지만 몇 세에 세상을 하직했는가가 주 관심사였고 ..

詩 2016 2016.10.17

7월의 밤하늘/배 중진

7월의 밤하늘/배 중진 7월은 불꽃 튀는 시간 용감한 선조들의 고귀한 핏값으로 후손들은 자유를 만끽하며 7월의 밤하늘을 오색찬란하게 장식하곤 환호성을 올리는데 이에 질세라 반딧불이도 밤하늘로 노란빛을 올린다 길게 빛났다 사라지고 하길 얼마나 오랫동안 하는지는 모르지만 깜깜한 밤길이 두렵지 않고 누군가가 지켜 보고 있어도 하던 방식으로 빛을 발한다 작은 빛이지만 누군가 그 빛을 따라 찾아오리라는 심정으로 요란함과 엇박자이지만 화려함과 대조적이지만 7월의 밤하늘을 향해 불과 빛은 올라간다 자유는 수호하여야 함을 사랑은 추구하여야 함을 가르쳐 주기라도 하듯이 우여곡절이 없는 사람이 없지만 어려운 환경에서 오뚝이같이 벌떡 일어선 사람들은 반드시 성공하는 사례를 많이 보아왔고 어려운 세계를 이끄는 사람들은 거의 ..

詩 2016 2016.07.03

동토/배 중진

동토/배 중진 인간에 대한 섭섭함으로 마음이 꽁꽁 얼었는지 땅과 물까지 얼어 터졌고 인간한테 받은 서러움으로 눈물까지 펑펑 쏟아 산과 바다가 온통 하얀색이네 엄청나게 쌓인 저 설움과 섭섭함을 달랠 길 막연하나 작고 아름다운 새를 보내 화해를 청하면 쉽지는 않겠지만 언젠가는 받아주겠지 못 이기는 척 따스한 기운 흘리리라 그때까지 먼발치에서 위엄스런 모습 경외하며 요지부동 엎드린 자세로 반성하며 소망하겠소 yellowday2016.03.02 05:07 예전에도 4월에 눈이 내린적이 있었지요. 변덕스런 날씨는 말릴 수가 없습니다. 어제는 여기도 영하 4도까지 내려갔답니다. 와중에도 봄은 오고 있지요~~ 풀과 물이 있는 곳엔 캐나다 기스가 기승을 부리지만 백조 앞에서는 꼼짝도 못 함을 알고 있답니다. 덩치에 맞..

詩 2016 2016.03.02

용서하고 싶은 사람/배 중진

용서하고 싶은 사람/배 중진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으며 Melting pot 미국에서 인도 사람을 전체적으로 경시하는 풍조는 부닥쳤던 사람들이 인도, 파키스탄 들이 하는 행위가 마음에 들지 않아 단체로 싸잡아 질이 좋지 않은 인종이라고 과소평가하는데 캐나다 쪽 나이아가라 폭포 근처 상점에서 매우 정직한 인도 상인을 보고 편견적인 마음을 고쳐먹었고 찬사와 더불어 멋지다는 표현을 썼던 것은 앞에 섰던 한국 사람이 캐나다 돈을 사용한 적이 없어 물건값을 가격보다 더 주고 나갔는데 뒤쫓아 나오며 계산이 잘못되었다고 소리 지른 후 쉽게 알 수 있도록 정산한 뒤 돈을 돌려주는 것을 목격했으며 나에게도 환율을 정확하게 따져 기분 좋게 환전하질 않나 미소까지 곁들이며 주위에 있는 상품을 자기 손으로 직접 만..

詩 2015 2015.10.31

당뇨병이 있는 친구의 저혈당 사건/배 중진

당뇨병이 있는 친구의 저혈당 사건/배 중진 가까운 친구와 절정이 지난 단풍이 아쉬워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허드슨 강가로 나가 떠나가는 가을을 구경하기 위해 운동 삼아 Walkway over the Hudson을 걸었는데 평소보다 두 시간 이른 시간에 점심을 해결하고 구름이 짙게 깔려 햇빛이 차단되었지만 그래도 울긋불긋한 야산과 잘 어울리는 도시를 구경하며 많은 이야기를 다리 위에서 쏟아 강물에 흘려보냈는데 당뇨병이 있는 친구는 몸의 증상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차선이 두 개로 보인다고 하더니 평소에는 자동차 안에서 잠을 청하지 않았었는데 땀을 흘리며 의식을 잃어가고 있었다 일찍 일몰하여 어두운 Parkway를 달리면서 여기가 어딘지 위치파악도 힘들은 상황에 조금만 참으라면서 저혈당을 의심하고 몸도 가누지 못하..

詩 2014 2014.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