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5

뻥튀기/배 중진

배중진 2015. 12. 6. 01:48

뻥튀기/배 중진

 

고요한 시골 마을

뻥하는 소리와 산울림의 여운은

촌 아이를 궁금하게 했고

이어 널리 퍼지는 구수한 냄새는

할머니 치마를 붙잡고 조르게 했으며

 

넓은 광에서

쌀을 몇 됫박 퍼다가

자루에 담고

땔감은 헛간에서 서너 개 장작을 골라 묶은 다음

당원과 10원짜리 동전을 받아 들고

쪼르르

동네 샘가의 따스한 구석에 다다르니

또래의 아이들이

침을 흘리며 옹기종기 모여 구경하고 있었고

뻥튀기는 소리가 날 때 즈음엔

까맣게 터지고 코 묻은 손으로 귀를 막고 도망쳤다가

연기가 채 사라지기도 전에

쏜살같이 몰려들어

구멍 난 망에서 튀어나온 튀밥을

서로 먼저 주워 먹으려고 아옹다옹 인 데

 

뒤편엔 순서를 기다리는 깡통들이 길게 늘어섰고

깡통마다 쌀, 보리, 밀, 그리고 옥수수도 보였으며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즐거운 표정이요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는 듯한 느낌이었다

 

마침내 우리 차례가 왔고

자루 가득 짊어진 튀밥은

기쁨이었고 행복이었으며

허영심을 부추겨 배고픈 친구들에게

한두 주먹 쥐여주곤 도둑놈이 도망치듯 달아났었는데

 

그 맛을 잊지 못했는지

진열장에 놓인 '뻥'을 보았고

사 들고 상점을 나오자마자

약간의 기대감과 흥분으로 먹었더니

맛은 그야말로 뻥이었고

웃음만 뻥 터져 나왔는데

 

나이 60이 넘은 사람이

왜 그것을 골라 사 왔는지는

뻥튀기 못지않게 실속 없는 짓이었지 싶다

 

 

 

사진-나무위키-

 

 

 

 

 

 

침을 흘리며 옹기종기 모여 구경하다가

침을 흘리며 옹기종기 모여 구경하고 있었고

 

오솔길2015.12.07 16:17 

배중진님~안녕하세요~!!! 좋은 글 공감합니다
우리들은 가장 소중히 여기는 무엇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소중한 무엇을 위해 살아갑니다
주 예수은 이렇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예수께서 열두 제자에게 이르시되 너희도 가려느냐
시몬 베드로가 대답하되 주여 영생의 말씀이 계시매 우리가 뉘게로 가오리이까"요한복음 6장 67~68절

님~건강에 유의하시고 주님의 평강이 가득한 나날 되시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좋은 말씀입니다. 자란 환경이 다르고 남녀가 같을 수가 없는데 보이는 것들마다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이상한 행동을 서슴지 않는 사람들이 많으니 그야말로
눈꼴이 사납지만 모든 것을 내려놓고 상대방도 무슨 사연이 있어 어쩔 수 없이
저지르는 행동이려니 생각하며 그저 좋은 것만 보려고 노력하고 자기를 둘러싸고
있는 것들에 감사한 마음 표현하면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이상한 행동에도 입을 굳게 닫고 묵묵히 앞으로만 나아가고 있답니다.
한국 다녀와서 더욱 성장한 저의 모습을 보고 요사이는 흐뭇해 하고 있답니다.
얼마나 오래갈지는 모르지만서도 기본 골격은 변함이 없지 싶습니다.
고국에서 느낀 것은 질서가 있었고 대화하다 보면 한 사람 건너 모두 다 아는
사람이라서 함부로 경거망동할 수 없다는 것이었지요. 소문이 빠르고 남의
이야기를 꿰차고 있다는 것이었고 아는 사람들끼리는 법이 없어도 불편하지
않았다는 것이었지요. 동방예의지국이라 칭한 것이 명불허전이더군요.

 

yellowday2015.12.09 05:48 

뻥튀기는 나이에 관계없이 가끔 먹어보고싶은 추억의 과자지요.
고속도로가 막히는 날엔 어김없이 뻥튀기장사가 도로 사이를
이리저리 비집고 다니면서 팔고 있지요.
흔히 '입은 봤다하고 목구멍은 못봤다' 하는 속담처럼
입안에서 녹아 없어지지만~ 그게 뻥튀기의 맛이 아니겠는지요.
씹는 맛이라도 즐기자는~~

 

언제나 들어도 대금산조는 우리의 고유문화재라는 생각이 들고
아픔과 한이 서려 있는 듯합니다. 고요한 밤에 들려오는 소리는
평생 잊히지 않을 거라는 생각도 합니다. 즐거움이 가득하시기 바랍니다.

 

서로 DNA가 달라 장기이식에 성공해도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고
들었답니다. 돼지를 희생시키는 것은 안타깝지만 인간의 생명을
위해서는 어쩔 수가 없겠지요.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합니다.
멋진 성탄절이 되시기 바랍니다.

 

joon1008님 댓글

필요할 때 자기를 희생할 수 있는 사람이 되라.
--토스트 에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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