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3 431

우리 같이/배 중진

우리 같이/배 중진 믿을 수 있는 네가 있으매 무거운 몸 의지하여 어려운 세상 견딜 수 있었고 믿어주고 불운하게 불편한 몸 받쳐줄 수 있는 여력 있어 도움된다니 얼마나 기쁜지 우린 이웃이 되어 자랑스럽고 이웃끼리 서로 도와줌은 당연지사요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 존재하는 한 행복을 같이 나누고 곧은 것이 있다면 굽은 것도 떳떳한 모습으로 슬픔을 같이 이겨내 아름다운 꽃동산 함께 만드세 우리 같이/배 중진 믿을 수 있는 네가 있으매 무거운 몸 의지하여 어려운 세상 견딜 수 있었고 믿어주고 불운하게 불편한 몸 받쳐줄 수 있는 여력 있어 도움된다니 얼마나 기쁜지 우린 이웃이 되어 자랑스럽고 이웃끼리 서로 도와줌은 당연지사요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 존재하는 한 행복을 같이 나누고 곧은 것이 있다면 굽은 것도 떳떳한 ..

詩 2013 2013.08.04

날 건드리지 마시오/배 중진

날 건드리지 마시오/배 중진 잎의 모양을 보고 단번에 꽃을 알아보았으며 손을 대니 움츠러들기 시작하여 자신도 모르게 움찔하였는데 벌써 얼마의 시간이 흘렀던가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에 이웃집에 놀러 갔다가 동물도 아닌 것이 움직여 얼마나 신기했었으며 무언의 대화를 나누려고 시도를 하지만 피하면서 그때마다 건드리지 말란다 감촉으론 움켜쥐는 느낌이었고 혹시 벌레를 잡으려는 듯 일사천리 차례로 닫으니 도미노를 연상시키기도 하는데 미모사에 미묘한 감정이 들었고 미묘한 변화를 잊을 수 없었으며 미물도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는데 미처 알지 못하고 잘못을 저지르는 것은 아닌지 잎의 모양을 보고 단번에 꽃을 알아보았으며 손을 대니 움츠러들기 시작하여 자신도 모르게 움찔하였는데 벌써 얼마의 시간이 흘렀던가 초등학교도 들어..

詩 2013 2013.08.03

오래전의 여름밤/배 중진

오래전의 여름밤/배 중진 지금은 변했으리라 누가 초저녁에 더위를 피해 어슬렁거리며 마을 어귀로 나올 것이며 쓰디쓴 소주잔을 기울이고 작은 잔을 돌려가며 안주도 없이 술병을 비울 수 있단 말인가 그렇게 심각한 이야기도 아닌데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밤을 보냈으며 먼저 집에 가겠다고 일어서는 친구도 없이 이슬에 옷이 젖는 줄도 모르고 모기가 달려들어 뜯은 들 대수랴 담배도 나눠 피우고 주머니에 들은 것도 없지마는 별을 벗 삼고 달을 붙들어 새벽까지 도란거리다 가기 싫은 집으로 무거운 발걸음 옮기면 집집이 기르던 멍멍이에게 들켜 미안하고 대문이 잠겼으면 담장도 타고 넘었었는데 TV와 컴퓨터로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에어컨이 작동하여 더위도 문제가 없으니 반딧불처럼 깜빡거리며 나오는 농촌 인심도 없어 가로등만이 ..

詩 2013 2013.08.02

눈깔방망이/배 중진

눈깔방망이/배 중진 꼬맹이 시절 위아래 집에 사는 꼬마들과 천진난만하게 놀던 아름다운 시절 모처럼 동네 한가운데 있는 우물 근처에 갔더니 청년들이 죽 둘러 놀다가 심심했던지 눈깔이 황소눈깔같이 크다고 눈깔방망이라고 놀리더니 하지도 않은 거짓말을 둘러대는데 아이들이 골릴 때마다 울며 집으로 돌아가선 어머니한테 떼를 쓰길 눈이 작게 다시 낳아달라고 보챘단다 기가 막혀서 눈이 큰지 작은지도 모르는 아이에게 그런 막말을 하다니 우리 할아버지한테 일러 혼쭐나도 좋을 텐가 물론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고 크게 상처받지도 않았지만 그때 말했던 분들을 또렷이 기억하니 그들은 모르겠지만 잊지 못할 사건임엔 틀림없으며 그분들은 이젠 세상에 계시지도 않으니 고향에 간들 누굴 붙잡고 옛날이야기 할 거며 육으로 태어난 것은 육이..

詩 2013 2013.07.31

겁쟁이/배 중진

겁쟁이/배 중진 갈증을 느껴 물 한 모금하는데 누군가 바싹 다가와 뚫어지라 보고 또 보고 이상하여 조심하지만 물러설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으며 다가가면 다가오고 물러서면 물러가고 이상한 봉고 녀석이기에 주위를 조심스럽게 살피는데 느닷없이 오른쪽에서 재빨리 다가오는 검은 물체에 높이 솟구쳐 몸을 피하나 싱겁게도 작은 검은 새 한 마리였으며 얼마나 소심했던지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요 모두 웃는 표정이었으며 한심하다 생각들 하겠지만 그땐 그렇게 크게 보일 수가 없었으니 물속의 그림자가 혼을 빼앗았지 싶더군 bongo 갈증을 느껴 물 한 모금하는데 누군가 바싹 다가와 뚫어지라 보고 또 보고 이상하여 조심하지만 물러설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으며 다가가면 다가오고 물러서면 물러가고 이상한 봉고..

詩 2013 2013.07.31

왕따/배 중진

왕따/배 중진 수컷끼리 싸움도 하고 수컷끼리 서로 등을 긁어주기도 하는데 무리에서 멀리 떨어져 양지바른 곳이 아닌 음지에서 홀로 벽에 기대어 그것도 아주 밀착하여 정신적인 장애를 겪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상한 생각마저 들게 하면서도 안쓰러워하는데 처음부터 알지 못하면서 성급하게 판단을 할 수는 없지만 간질로 발작하는 사람을 본지라 증상이 올까 두려워 혼자 있는 것인지 비비(개코원숭이)의 모습은 그림자로 잘 보이지도 않고 움츠린 모습으로 초라하기까지 했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힘이 있고 짝이 있는 것들은 저희끼리 모여 쏙닥거리고 시시덕거리네 그렇거나 말거나 힘이 있거나 짝이 있는 것들은 baboon 오솔길2013.07.31 11:26 왕따는 아주 안좋은 것이지요 안녕하세요 배중진님 무더운 날씨에 어떻게 지내시..

詩 2013 2013.07.31

웃음/배 중진

웃음/배 중진 웃음까진 바라지 않지만 뭔가 표정이라도 지었으면 하는데 고릴라들은 무엇이 못마땅한지 시위 중인듯한 모습이요 수백 개의 눈동자가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작은 동작에도 함성을 지르니 그 소리에 질렸는지도 모르지 날마다 지나가니 어지럽고 그 얼굴이 그 얼굴이라 따분하고 아이들의 징징거림이 지겹고 정글이 그리워 향수에 젖었나 봐 굳게 다문 입술에 굳은 표정을 보니 굳센 모습이어서 다행이지만 굳이 슬픈 표정을 지어 가슴을 아프게 하나 섬뜩한 이빨이라도 보이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조금이라도 알 수 있겠는데.. 너와 나 사이에는 비록 두꺼운 유리가 가로막았지만 눈동자도 굴리지 않으니 어쩌라는 것인지. 열악한 환경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경이롭습니다. 도시에 살다가 한 발짝만 나가도 파리에 시달리..

詩 2013 2013.07.31

토끼의 정원/배 중진

토끼의 정원/배 중진 오늘도 토끼가 있던 곳을 지나가면서 찾아보니 보이지가 않아 섭섭했는데 약간 떨어진 곳에서 손수 키운 풀을 뜯어 오물거리고 있을 줄이야 반가움에 들고 있던 도토리를 내밀었지만 본척만척도 하지 않았으며 계속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을 씹어 먹고 있어 민망하기까지 했는데 사이에 꼭 필요한 말이 없어 서먹했던 감정도 검고 선명한 눈동자 속에 있는 나를 보니 우습기도 하더라 누가 가까이 지나가거나 말거나 입이 벌어졌어도 욕심부리지 않고 귀를 쫑긋 세우나 겁내지도 않으며 토끼지도 않고 즐거움을 주니 감사할 뿐이지 마지막 사진을 잘 보시면 실례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답니다. 자기 할 일은 다하면서 얼굴도 붉히지 않더군요,ㅎㅎ. 님, 주말 편안이 잘 쉬셨죠... 아침에 일어나 밖을 보니 지척을 알 ..

詩 2013 2013.07.29

피고지고/배 중진

피고지고/배 중진 활짝 핀 무궁화를 보면서 은근과 끈기 있음을 실감하고 언제나 아름다운 면만 보이려 떨구고 다시 피니 얼마나 가상한지 내 것 네 것 따지지 말고 어려움이 있으면 피해 가고 곧은 길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굽어진 길의 타협안도 배웠으면 피라미드와 스핑크스가 싸워봤자 같이 존재함만 못하고 세상은 어떤 눈초리로 보고 있으며 결국 피 흘리고 골이 깊어지겠지 뿌리 깊은 나무는 강한 바람에도 끄떡없고 세상에 드러나지는 않지만 제 할 일 다하여 땅속으로 달려서 같이 아름다움을 영원히 피우면 될 일 아닌가 yellowday2013.07.29 17:20 무궁화가 예쁘게 피었군요. 노란 능소화는 첨 봅니다. ㅎ 제가 알고 있는 집의 접시꽃은 다 지고 줄기만 남아 있어 매우 아쉬웠는데 반갑습니다. 뉴욕은 아침..

詩 2013 2013.07.28

봉선화/배 중진

봉선화/배 중진 텅 빈 교정의 작은 정원에 나비들만 꽃을 희롱하고 한옆에 봉숭아가 다소곳이 눈길을 끄네 옛날엔 장독대에서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어린 손가락을 기다리며 유혹의 눈길 보내지 않았던가 누나는 두부 모만 하고 반반하며 깨끗한 돌로 봉숭화의 잎을 따서 백반과 짓찧어선 동생들의 손가락에 얹어주고는 아주까리 잎으로 정성 들여 감싸주고 하얀 실로 동동 매어주며 멋진 꿈을 꾸고 나면 요술처럼 물든다며 뜨거운 여름날을 호기심으로 쉽게 보내게 하지 않았던가 텅 빈 교정의 작은 정원에 나비들만 꽃을 희롱하고 한옆에 봉숭아가 다소곳이 눈길을 끄네 옛날엔 장독대에서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어린 손가락을 기다리며 유혹의 눈길 보내지 않았던가 누나는 두부 모만 하고 반반하며 깨끗한 돌로 봉숭화의 잎을 따서 백반과 짓찧어선..

詩 2013 2013.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