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배 중진
웃음까진 바라지 않지만
뭔가 표정이라도 지었으면 하는데
고릴라들은 무엇이 못마땅한지
시위 중인듯한 모습이요
수백 개의 눈동자가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작은 동작에도 함성을 지르니
그 소리에 질렸는지도 모르지
날마다 지나가니 어지럽고
그 얼굴이 그 얼굴이라 따분하고
아이들의 징징거림이 지겹고
정글이 그리워 향수에 젖었나 봐
굳게 다문 입술에
굳은 표정을 보니
굳센 모습이어서 다행이지만
굳이 슬픈 표정을 지어 가슴을 아프게 하나
섬뜩한 이빨이라도 보이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조금이라도 알 수 있겠는데..
너와 나 사이에는 비록 두꺼운 유리가 가로막았지만
눈동자도 굴리지 않으니 어쩌라는 것인지.
열악한 환경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경이롭습니다.
도시에 살다가 한 발짝만 나가도 파리에 시달리고 모기에 뜯기고
이름 모를 곤충들에게 적나라하게 노출되어 괴로운데 생과 사가
공존하는 곳에선 아차 실수하면 불행을 자초하기도 하지요.
아름다운 모습 감탄하지만 저곳에 가서 지내라면 못 할 듯합니다.
멋진 8월이 되시기 바랍니다.
고비사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