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3

왕따/배 중진

배중진 2013. 7. 31. 04:24

왕따/배 중진

 

수컷끼리 싸움도 하고

수컷끼리 서로 등을 긁어주기도 하는데

무리에서 멀리 떨어져 양지바른 곳이 아닌

음지에서 홀로 벽에 기대어

 

그것도 아주 밀착하여

정신적인 장애를 겪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상한 생각마저 들게 하면서도

안쓰러워하는데

 

처음부터 알지 못하면서

성급하게 판단을 할 수는 없지만

간질로 발작하는 사람을 본지라

증상이 올까 두려워 혼자 있는 것인지

 

비비(개코원숭이)의 모습은 그림자로 잘 보이지도 않고

움츠린 모습으로 초라하기까지 했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힘이 있고 짝이 있는 것들은

저희끼리 모여 쏙닥거리고 시시덕거리네

 

 

 

 

 

 

 

 

 

 

 

 

 

 

 

 

 

 

 

 

 

 

 

그렇거나 말거나 힘이 있거나 짝이 있는 것들은

 

baboon

 

오솔길2013.07.31 11:26 

왕따는 아주 안좋은 것이지요 안녕하세요 배중진님 무더운 날씨에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건강하시고 고운 시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명장/김선식2013.07.31 12:29 

한참을 봅니다
더운날씨
건강이 제일 입니다

 

꼬맹이 시절
위아래 집에 사는 꼬마들과
천진난만하게 놀던 아름다운 시절
모처럼 동네 한가운데 있는 우물 근처에 갔더니

청년들이 죽 둘러 놀다가 심심했던지
눈깔이 황소눈깔같이 크다고
눈깔방망이라고 놀리더니
하지도 않은 거짓말을 둘러대는데

아이들이 골릴 때마다
울며 집으로 돌아가선
어머니한테 떼를 쓰길
눈이 작게 다시 낳아달라고 했단다

기가 막혀서
눈이 큰지 작은지도 모르는 아이에게
그런 막말을 하다니
우리 할아버지한테 일러 혼쭐나도 좋을 텐가

물론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고
크게 상처받지도 않았지만
그때 말했던 분들을 또렷이 기억하니
그들은 모르겠지만 잊지 못할 사건임엔 틀림없으며

그분들은 이젠 세상에 계시지도 않으니
고향에 간들 누굴 붙잡고 옛날이야기 할 거며
육으로 태어난 것은 육이라 했고 이미 늦었으니
성령으로 거듭 태어나기를 지금이라도 소원해볼까

 

눈이 작게 다시 낳아달라고 보챘단다

 

yellowday2013.07.31 22:52 

개코원숭이들이 ~~~~~~잘 생겼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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