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3

웃음/배 중진

배중진 2013. 7. 31. 02:02

웃음/배 중진

 

웃음까진 바라지 않지만

뭔가 표정이라도 지었으면 하는데

고릴라들은 무엇이 못마땅한지

시위 중인듯한 모습이요

 

수백 개의 눈동자가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작은 동작에도 함성을 지르니

그 소리에 질렸는지도 모르지

 

날마다 지나가니 어지럽고

그 얼굴이 그 얼굴이라 따분하고

아이들의 징징거림이 지겹고

정글이 그리워 향수에 젖었나 봐

 

굳게 다문 입술에

굳은 표정을 보니

굳센 모습이어서 다행이지만

굳이 슬픈 표정을 지어 가슴을 아프게 하나

 

 

 

 

 

 

 

 

 

 

 

 

 

 

 

 

 

 

 

 

 

 

섬뜩한 이빨이라도 보이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조금이라도 알 수 있겠는데..

 

너와 나 사이에는 비록 두꺼운 유리가 가로막았지만
눈동자도 굴리지 않으니 어쩌라는 것인지.

 

열악한 환경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경이롭습니다.
도시에 살다가 한 발짝만 나가도 파리에 시달리고 모기에 뜯기고
이름 모를 곤충들에게 적나라하게 노출되어 괴로운데 생과 사가
공존하는 곳에선 아차 실수하면 불행을 자초하기도 하지요.
아름다운 모습 감탄하지만 저곳에 가서 지내라면 못 할 듯합니다.
멋진 8월이 되시기 바랍니다.

 

고비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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