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3

여름날의 오후/배 중진

배중진 2013. 7. 17. 23:27

여름날의 오후/배 중진

 

역시 불볕은 모든 것을 조용하게 했으며
매미도 재미가 없는지 목소리가 시들하고
바람도 늘어질 대로 늘어져
나무까지도 후줄근한데

 

반달이 하늘의 반쯤에 낮부터 걸려
도무지 움직일 줄을 몰랐으며
천천히 걷는 사람도 후덥지근하여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데

 

젊은 사람이 젊음을 자랑이라도 하는 듯
빠른 속도로 달려나가고 있어
제까짓 게 뛰어봤자 벼룩이지 생각하며
추이를 주목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몇 발짝 더 가지도 못하고

물에 빠진 생쥐 꼴로 주저앉아
물병만 하늘로 높이 쳐들면서 축 늘어지니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겠느냐마는
그래도 밤에 공원에선 영화를 상영한다고 준비로 분주하다

 

 

 

 

 

 

 

 

 

 

 

 

 

 

 

 

 

 

 

어제 시간은 모르지만 오늘은 반달이 15:10 PM에 떠서 내일 새벽 12:45 AM에 진다고 합니다.

 

뉴욕시간입니다.

 

Cichorium intybus

 

한국에서는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먹는 치커리, 꽃배추를 통해서 소개도 하던데
오후와 구름이 끼는 날은 꽃잎을 오므리더군요. 생명력이 무척 이나도 강함을 느낄 수 있었답니다.
사진은 아침에 찍은 것이랍니다.

 

흰색과 분홍색도 있다고 하더군요. 저는 흰색을 같은 자리에서 보았답니다.

 

야생화

 

들꽃

 

멋대로 구부러진 송림 사이를
자유분방했던 사람들이 갈지자로 걸었지 싶고
이젠 향기로운 꽃으로 둘러싸여
땀 흘리는 벌 나비가 찾아드니
큰 변화가 있음을 알겠습니다.

크게 버리는 자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는 말이 감동적이며
아무것도 없는 사람은
얻을 것이 없어 마음이 무겁겠지만
결국은 아무것도 없어
비로소 온 세상을 얻게 된다는 것이
무소유의 또 다른 의미라니
마음이 무척이나 가벼워지지 않았을까 생각도 합니다.

남들과 아름다움을 나누며
꼭 손에 쥐려고 하지 않아도
마음만은 흐뭇하여 덥고 짜증이 나도
방문하는 사람마다 시원함이 깃드는 여름이 되었으면 하지요.

길상사는 말로만 들었답니다.
유래를 듣는이마다 무소유의 본질을 간파하여
밝은 사회를 조성하는데 작은 힘을 보탰으면 하면서

멋진 소개 감사합니다. 시원한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海山 김 승규2013.07.18 04:03 

자연과 동화된 철학적인 시가있는 블로그를 운영하시는 님은 마음이 안정된 귀인입니다.

 

의식 없이 무작정 달려왔던 길이 분명 더 길지만은
의미 있게 여생을 맞이하고 보람을 느끼면서 살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좋은 말씀 잘 새겨 봅니다. 매일
새롭게 출발하면서 목적하는 곳으로 원만하게 나아갈
수 있길 기원도 하지요. 시원한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오늘이 6일째 폭염이라고 하네요.
내일까지 7일인데 1991년에 그렇게 뜨거웠다고 하더군요.

 

현재 제가 있는 곳은 96도인데 103도의 체감 온도이고
멀지 않은 Lakehurst, NJ는 108도인데 122도라고 하면서
오늘 미국에서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하고 있답니다.

 

평균온도는 83도라야 정상이랍니다.

 

Death Valley는 117도인데 체감온도는 108도라고 하더군요.

 

참고로 Washington, D.C.는 93도에 110도랍니다.

 

벌개미취가 한국이 원산지였군요. 그래서인지 더욱 반갑습니다.
저거와 비슷한 것이 있는데 아주 작습니다. 어찌나 생명력이 강한지
베면 또 나고 오후나 비가 오는 날에는 꽃잎을 감췄다가 아침에 다시 활짝 피우지요.
더 자주 베면 아예 성장하지도 않고 꽃부터 피우는 녀석인데 전에는
이름을 알았었는데 까먹었군요. 흰색으로 피는 것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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