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3 431

잊힌 전쟁/배 중진

잊힌 전쟁/배 중진 잊고 싶었겠지요 전쟁에서 패배를 기억에서 지우고 싶겠지만 그럴수록 새록새록 떠오르는 참상 세월은 흐르고 아무도 꺼내려고 하지 않았던 악몽 자유를 지키려다 산화한 젊은이들의 숭고한 넋을 어찌 외면하랴 역사는 반복되는 것이기에 바로 알고 대처함이 그 시대를 살아가는 자의 몫이요 더군다나 머나먼 타국에서 희생되었으니 대가를 바라고 참전했겠는가 지구의 어느 구석에 붙어있는지 아무것도 모르는 작은 나라였지만 공산국가의 무차별한 살상을 막으려고 스무 살도 되지 않는 피 끓는 젊은 투사들이 정의를 위한 혜안으로 불의에 눈을 부라리고 장렬하게 싸우다 전사했지만 그 뜻을 잊을 수는 없지요 우연히 지나가다 들렸지만 홀연히 안타깝게 사라진 그 정의의 사나이에게 묵묵히 감사의 표현을 드리면서 영원히 자유의..

詩 2013 2013.03.27

해커/배 중진

해커/배 중진 남보다 특별한 분야에 뛰어남을 보여주고 하는 일에 흥미를 느끼고 좋은 일도 많이 했었는데 관심이 지나쳐 좀 어리석다 생각하는 사람을 등쳐 많은 재산을 쉽게 모으고 싶고 남의 생각, 사생활도 침범하고 싶었겠지 아는 자만의 특권으로 남들과 차별도 두고 싶었으리라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남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아내니 두려움과 희열이 교차하며 점점 깊이 빠져들어 가는데 범죄에 연루되어 막 나가다가 더 뛰어난 사람들이 제동을 걸었고 표현의 자유를 외치지만 개인의 정보도 중요하지 않겠는가 보편적으로 인간이 해서는 안 될 일을 남이 모르는 방법으로 비밀을 탈취하니 모두가 두려워하는 존재로 전락하고 법의 제재를 받기도 하는데 말없이 죽어간 사람의 컴퓨터를 파헤쳐서 남은 가족이 피해당하지 않도록 도와..

詩 2013 2013.03.27

눈보라를 헤치며/배 중진

눈보라를 헤치며/배 중진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봄에 눈이 쏟아질 줄이야 떠나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토요일 장례식에는 참석하여야 하고 월요일 아침부터 짧은 거리가 아닌 무려 1,350마일 정도가 되니 조금은 여유로운 일정으로 하루에 300마일 정도 달리려고 하는데 아무리 지도를 들여다보아도 눈발을 피할 수 없고 맞닥쳐야 하며 거친 서쪽으로 달려봤자 그쪽에서 밀려오니 부처님 손안에 든 손오공의 신세랄까 다행히도 매우 추운 날씨는 아니라서 눈이 도로에 쌓이지는 않겠지만 알 수 없는 지역에는 빙판길도 있으리라 하물며 아는 길도 물어서 가라고 했지 않았던가 목적지인 Kansas City의 사정은 더욱 좋지 않고 어제 8" 정도의 폭설이 쏟아졌다니 그 눈을 피할 수만 있다면 좋겠는데 그 속을 알 수 없으니 답답하고 ..

詩 2013 2013.03.25

봄은 어디에/배 중진

봄은 어디에/배 중진 목이 빠지라 기다리던 봄소식은 간데온데없고 인내를 가지고 작년과 비교를 해보지만 아무래도 뭔가 잘못된 듯하여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 길을 떠나려고 하지요 어디에 머물고 있으며 왜 오다가 말았는지 매우 궁금했는데 귀에 들리는 새소리가 고와 남쪽으로 가야 하는 줄 알면서도 가다 보니 어느덧 서쪽을 향하고 있었고 이곳도 떠난 곳과 별 차이가 없더군요 쓴웃음을 지으며 다시 방향을 제대로 정하고 허기져 주린 배를 움켜잡고는 터덜거리며 투덜 되며 산을 넘어야 하는데 발품을 너무 팔았는지 마음과는 달리 무척이나 지쳤으며 제자리를 빙빙 돌고 있음을 알았고 봄도 이렇게 지쳐 저 산 남쪽에서 원기회복 중이려니 여성을 소중히 지킬 수 없는 남자는 여성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다. -괴테- 새봄을 소중히 ..

詩 2013 2013.03.23

봄은/배 중진

봄은/배 중진 봄은 무던히도 애를 쓰지요 긴 겨울 동안 지친 심신을 안쓰럽게 생각하여 따스함을 불어넣어 주려고 하는데 우린 알게 모르게 습관이 되어 문을 두드려도 찬바람 일으키며 냉대를 하는지도 모르지요 그러다가 너무 무너진다 싶으면 다시 추운 기운으로 조율할 겁니다 종달새가 높이 솟구쳤다 곤두박질치면 철부지 아이들은 새집이 있겠지 싶어 바로 떨어진 장소로 달려가지만 종다리는 보이지 않을 것이며 한번 아지랑이가 피어오른다고 바구니 옆에 끼고 봄나물을 캐러 갈 수 없듯 봄은 서서히 무르익어 가는데 성급하게 모든 것을 한꺼번에 얻을 수는 없겠지요 봄바람이 불어오는군요 신선하면서도 흙냄새를 풍기기도 하지요 가슴을 활짝 열고 맘껏 들이키고 싶기도 합니다 그렇게 봄은 다가오고 있지요, 기다리는 사람에게 이곳 식물..

詩 2013 2013.03.23

연꽃이 있던 연못/배 중진

연꽃이 있던 연못/배 중진 날씨만큼이나 우중충하고 찬 기운까지 감돌아 일말의 희망을 품고 평소 즐겨 찾던 식물원에 갔더니 눈비가 쏟아 내리면서 밖에서 자연을 즐기던 사람들이 좁은 온실로 다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루니 심란하기만 하다가 눈을 돌려 밖을 보니 아름다움이 가득했었고 모두 밝은 표정으로 거닐며 사랑을 속삭이고 향기가 그윽하던 연못에 연꽃은 다 사라지고 흰 눈만 처연히 떨어지네 하염없이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사경을 헤매고 있는 사람이 떠오르고 그 사람이 없는 끔찍한 세상이 보여 속절없이 그 자리를 벗어났지만 흰 눈은 사정없이 모든 걸 덮어버리네 봄이 지척에 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즐겁거나 슬프거나 고위지하를 막론하고 태초이래 그랬었다는 투로 전화기로 접속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글씨가 작아 시력증진..

詩 2013 2013.03.21

이 길을/배 중진

이 길을/배 중진 이 길을 달릴 때는 항상 따스한 날이었고 춥지도 덥지도 않았으며 활기차고 경쾌했었지요 오늘 같은 길을 달리지만 겨울의 매서운 바람은 아니어도 왜 이리 춥고 어두우며 멀고 지루하게만 느껴지는지요 봄이 오는 길목에서 좀 더 잘 살아보겠다고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르고 출장을 가더니만 객지에서 한 줌의 재로 변했다는 청천벽력의 비보요 보름 만에 장례식을 거행하게 되니 역동적이고 희망으로 가득 찬 삼월이 임에게는 마지막이 될 줄이야 누가 짐작이나 했겠소만 저 세상에서의 부활을 예상도 합니다 다시 이 길로 돌아올 때 가벼운 마음으로 달릴 수 있겠지 싶어 다소 위안은 되지만 그대의 밝은 미소가 그리워서 어쩌지요 yellowday2013.03.21 07:38 무슨 사고가 있었나 보군요. 이렇게 한 분..

詩 2013 2013.03.21

눈 속의 봄/배 중진

눈 속의 봄/배 중진 가슴 가득 따스한 봄은 오지 않고 뜬금없이 흰 눈만 소복이 쌓이니 희망에 가득 찬 철없는 사람에게 낙망만 가득하게 들어차네 봄이 저 모퉁이를 돌아섰기에 어렵사리 새싹은 동토를 가르고 함께 어우러져 버티고 있지만 내일 닥칠지도 모르는 추위가 두려워 종다리는 움츠려 눈만 빼꼼하게 뜨고 하늘로 치솟을 생각조차 하지 않으며 버들강아지도 성급했음을 눈물 흘리며 자책도 하지만 눈 속에서도 봄은 자라고 흰색에 초록으로 대항하며 어둡고 차가운 냉기 속에서도 불끈불끈 주위를 녹여나가고 있음이여 yellowday2013.03.20 16:37 설중매가 아니어도 눈속에 피었군요. 스노우드롭이라 했었지요. 복수초가 그렇듯이 눈과 얼음을 깨고 ~ 전진운2013.03.20 20:41 우리집 수선화만 합니다 잘..

詩 2013 2013.03.20

저 많은 사람 중에/배 중진

저 많은 사람 중에/배 중진 사진을 자세히 살폈더니 저 많은 사람 중에 아는 사람이 불과 세 명이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찍혔더군요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인간이지만 2년이 채 되지도 않아 그는 불귀의 객으로 전락하여 정처 없이 우리의 곁을 떠나가고 말았네요 사진 속에서 그의 모습도 물속을 헤엄치듯 목적도 없이 인파에 섞여 밀려가고 있었으며 무척 이나도 쓸쓸한 모습이었답니다 가을이면 저들의 후손은 다시 모이고 물갈이를 했겠지만서도 이제껏 그들의 연례행사가 되었듯 떠들썩하며 흥겹게 보낼 겁니다 yellowday2013.03.20 16:40 불귀의 객이~~~~~~ 한치앞을 알 수 없는게 인생이라더니요~~

詩 2013 2013.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