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409

대답없는 친구/배중진

대답없는 친구/배중진 옛 모습이 보이는 친구네 집 약간 변했고 낡았지만 친구가 있을 것 같아 대문을 두드리며 불러 보았네 약간 사이가 벌어진 대문 틈으로 안을 들여다보니 구조가 똑같았으며 그 속에서 우리들의 노랫소리 들을 수 있었고 돗자리 위에서 뒹굴던 생각이 떠오른다네 친구의 할아버지는 돗자리도 짜셨고 왕골로 무언가를 항상 만드셨으며 대마도 기르시지 않으셨을까 허리 굽고 꼬장꼬장하셨었는데 올라갔었던 거대한 대추나무는 사라졌고 큰 둥구나무도 없어졌지만 쪽문도 그대로였고 양철지붕도 마찬가지 고구마를 썰어 말리던 마당도 비슷하고 우리가 자치기를 했었던 곳이었으며 담장에 씐 낙서를 물끄러미 보았지만 우리들의 낙서는 간곳없고 아쉬움이라네 그곳에서 뭔가 실마리를 찾으려고 했었는데 오래전에 이사하였기에 들리는 것은..

詩 2011 2011.12.05

낙엽은/배중진

낙엽은/배중진 낙엽은 새들의 덫이었다 산에 올라가다 만났던 낙엽은 박새가 만들어 놓았을까 아니면 산비둘기가 뿌려 놓았을까 아니지 아마도 겁많은 꿩이 그 둔한 몸을 감추려고 쳐 놓았을 거야 길이 보이지 않았고 달리 방법이 없었기에 무심코 저벅저벅 밟으니 그들이 웃는다 피할 것 다 피하고 멍청한 모습이 재밌단다 그리곤 승리자나 된 양 높이 고함을 지르니 그것도 모르고 지저귐이 아름답단다 아, 낙엽의 의미를 인제야 조금 알 것 같아라 바람이 심하게 불어 낙엽을 날려 버리면 새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도 있겠는데 더욱 자연스럽고 친밀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데 낙엽은 새들의 덫이었다

詩 2011 2011.12.04

산에는 꽃피고 낙엽 지고/배중진

산에는 꽃피고 낙엽 지고/배중진 가을을 무척 이나도 반가워했었는데 가장 좋은 계절이라고 했었는데 가슴을 찢어 놓았던 계절이어서 가을을 예전과 같이 맞이하기는 다 틀렸네 허둥지둥 귀국하여 고향마을 살피느라 그 아름답던 가을의 빛도 보이지 않았으며 모든 것이 슬픔의 색으로 변했고 만나는 사람들만 보면 눈물부터 나와 산으로 자꾸 올라가 마음을 달래도 따스함이란 사라진 지 오래되었고 낯선 풍경들만 솟아오르고 있었으니 적응치 못하고 겉돌기만 하는데 수북이 쌓인 낙엽들은 이리저리 뒹굴며 또 다른 환경을 엄숙하게 기다리는데 따스한 곳에서는 진달래와 개나리가 피어서 봄이라고 하니 어쩌면 좋은가 2018.02.05 01:12 정말 오래간만에 한국에 갔더니 어렸을 때 즐겨 찾았던 산의 정상에 보이지 않았던 감나무들이 있더..

詩 2011 2011.12.04

방패연을 날리고 싶은데/배중진

방패연을 날리고 싶은데/배중진 옛날 연을 띄우던 곳을 찾았는데 떡갈나무 잎들이 예전과 똑같은 소리를 내며 부르고 전에 보이지 않았던 대나무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었으며 놀이를 방해했던 큰 둥구나무는 내 처져 사라진 지 오래인 듯 얼음장에서 놀던 아이들의 함성 사라졌고 인삼밭이 우후죽순 들어서 검게 보였으며 논엔 출렁이던 물이 보이지 않았고 대신 비닐하우스가 눈부시고 옛날 집들은 자꾸 주저앉는 몰골의 형상이니 이곳에서 자라나고 있는 아이들의 꿈은 무엇일까 옛꿈은 생각도 나지 않고 설혹 있었다 해도 지금은 엉뚱한 길을 걷고 있는 중년의 이방인 많이 변한 산천을 보면서 안타까워만 하네 연을 만들어 보아야지 그리고 띄우며 흥겨워하리라 그때 연 쌈 하던 친구들에게 했었던 말들이 무언지 오늘 밤 불러내어서 술잔 돌리..

詩 2011 2011.12.04

꿈에도 그리던 고향/배중진

꿈에도 그리던 고향/배중진 꿈에도 그리던 고향 이렇게 찾아와 옛 모습 찾아보네 가난하였지마는 그립기만 했는데 잘 사는 모습을 보았지만 낯설기만 하구나 예전에 보지 못했던 저녁노을을 보면서 아름다움에 넋을 빼앗겼지만 우리들의 해맑은 웃음소리 그 어디에서도 들려오지는 않더이다 우리를 잘 자라게 했던 東面 들판은 고속도로를 내기 위하여 공사가 한창이고 소박했던 우리들의 마을은 행복의 世宗市로 거듭나기 위하여 몸부림치네 꿈에도 그리던 고향 잃은 것이 너무 많아 서럽기는 하지만 자라나는 아이들에겐 이것 또한 먼 훗날 그리움으로 다가오리라 lana眞2011.12.07 19:43 그러시지요 ? 꿈에도 그리던 고향 그마음 ...........몸소 절절이 겪고 당해본 사람만 알지요 사진 많이 많이 담으시길요 두고 두고 ..

詩 2011 2011.12.04

잊었던 함성/배중진

잊었던 함성/배중진 잊었던 우리들의 해맑은 웃음소리 또다시 꿈과 같이 추억은 이어졌고 제비의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는 애교심 장하다 연동이여 영원히 힘 뭉치자 안될 것 무엇일까 거칠 것 없느니라 세파를 불굴의 정신으로 돌파하여 나가세 구름을 헤치고서 찬란히 빛나는 해 우리의 여정 길과 어찌나 비슷한가 세종의 영원한 빛으로 만천하에 빛나리 백목련2011.12.01 13:27 방긋^^ 제이님 안녕하세요 저는 어제 야후블 떠나왔어요 새로운 야후로 가셔서 제이님께는 인사도 못드리고 와서 안타까웠어요 이곳에서나마 모습 뵐 수 있어 다행이고 좋아요 따뜻한 유자차 내려 놓아요 밝고 고운 12월의 시간들 되세요 ^^

詩 2011 2011.11.28

미역국/배중진

미역국/배중진 청국장을 당당하게 끓인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동생한테 전화해서 방법을 알아내 시도를 했는데 첫째 너무 많이 미역을 물에 담갔다는 것이요 조선 간장이 어디있는지 몰라 장독대까지 가지 않았고 생강이 마늘인 줄 알고 몽땅 집어 넣었으며 달걀을 지나치게 많이 넣었더니 맛이 전혀 나지 않았으며 미역이 너무 많아 누가 볼까봐 세 그릇이나 먹었는데도 많이 남았고 마늘을 많이 넣었더니 아버지께서 지나치다 하여 다시 덜어냈으니 맛에 대한 책임이 전가되었는데 맛을 보신 아버지께선 미역의 질이 나쁘다고 하신다 짜다 맵다 원래 잔소리를 하시지 않으시는 분이시지요 난생처음 미역국을 최선을 다해 끓여 보았지만 보기좋게 미역국을 먹은 기분이었고 다음 기회에는 좀더 잘 할수 있을텐데 내일부터 홀로계시는 가친께서 다..

詩 2011 2011.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