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답없는 친구/배중진 옛 모습이 보이는 친구네 집 약간 변했고 낡았지만 친구가 있을 것 같아 대문을 두드리며 불러 보았네 약간 사이가 벌어진 대문 틈으로 안을 들여다보니 구조가 똑같았으며 그 속에서 우리들의 노랫소리 들을 수 있었고 돗자리 위에서 뒹굴던 생각이 떠오른다네 친구의 할아버지는 돗자리도 짜셨고 왕골로 무언가를 항상 만드셨으며 대마도 기르시지 않으셨을까 허리 굽고 꼬장꼬장하셨었는데 올라갔었던 거대한 대추나무는 사라졌고 큰 둥구나무도 없어졌지만 쪽문도 그대로였고 양철지붕도 마찬가지 고구마를 썰어 말리던 마당도 비슷하고 우리가 자치기를 했었던 곳이었으며 담장에 씐 낙서를 물끄러미 보았지만 우리들의 낙서는 간곳없고 아쉬움이라네 그곳에서 뭔가 실마리를 찾으려고 했었는데 오래전에 이사하였기에 들리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