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산에는 꽃피고 낙엽 지고/배중진

배중진 2011. 12. 4. 15:51

산에는 꽃피고 낙엽 지고/배중진

가을을 무척 이나도 반가워했었는데
가장 좋은 계절이라고 했었는데
가슴을 찢어 놓았던 계절이어서
가을을 예전과 같이 맞이하기는 다 틀렸네

허둥지둥 귀국하여 고향마을 살피느라
그 아름답던 가을의 빛도 보이지 않았으며
모든 것이 슬픔의 색으로 변했고
만나는 사람들만 보면 눈물부터 나와

산으로 자꾸 올라가 마음을 달래도
따스함이란 사라진 지 오래되었고
낯선 풍경들만 솟아오르고 있었으니
적응치 못하고 겉돌기만 하는데

수북이 쌓인 낙엽들은 이리저리 뒹굴며
또 다른 환경을 엄숙하게 기다리는데
따스한 곳에서는 진달래와 개나리가 피어서
봄이라고 하니 어쩌면 좋은가

 

2018.02.05 01:12

정말 오래간만에 한국에 갔더니 어렸을 때 즐겨 찾았던 산의 정상에 보이지 않았던
감나무들이 있더군요. 반갑기도 하고 자세히 살폈더니 뾰쪽한 감이 많이 달려있어
세상에 이럴 수도 있나 생각도 했답니다. 저희는 그런 것이 없었고 높은 고욤나무만
이웃에 있어 장독으로 가끔 떨어지는 고욤과 나뭇가지에 매달린 고욤이 맛이 있었다는
추억인데 감나무가 있다니 참 아름다워 보였답니다. 지금은 텃밭에 감나무가 있고
밤나무도 있어 부모님이 심어 놓으셨기에 손자들이 즐겨 따먹지 싶은데, 며칠 후에
또 낮은 산에 올라가 보니 누군가 다 따갔음을 알았답니다. 관심을 전혀 가지지 않는
것이 아니었고 그냥 새들의 밥이 되었으면 싶었는데 결국은 인간의 손으로 들어갔음을
알고 약간 섭섭한 마음이기도 했는데 감이 경제성이 없어 저렇게 방치되어있다니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잘들 살고 있음을 느껴 반갑기도 하지만서도요. 내버려 두면
결국은 새들이 찾아와 맛있게 먹지 않겠는지요. 뉴욕에서는 한국 분들이 가끔 정원에
심어 놓은 것이 목격되나 친근감을 불러일으키는 감은 보기 어렵지요.
멋진 봄날이 되시기 바랍니다.

 

2018.02.05 01:13

사진이 안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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