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대답없는 친구/배중진

배중진 2011. 12. 5. 15:40
대답없는 친구/배중진


옛 모습이 보이는 친구네 집
약간 변했고 낡았지만
친구가 있을 것 같아
대문을 두드리며 불러 보았네

약간 사이가 벌어진 대문 틈으로
안을 들여다보니 구조가 똑같았으며
그 속에서 우리들의 노랫소리 들을 수 있었고
돗자리 위에서 뒹굴던 생각이 떠오른다네

친구의 할아버지는 돗자리도 짜셨고
왕골로 무언가를 항상 만드셨으며
대마도 기르시지 않으셨을까
허리 굽고 꼬장꼬장하셨었는데

올라갔었던 거대한 대추나무는 사라졌고
큰 둥구나무도 없어졌지만
쪽문도 그대로였고 양철지붕도 마찬가지
고구마를 썰어 말리던 마당도 비슷하고

우리가 자치기를 했었던 곳이었으며
담장에 씐 낙서를 물끄러미 보았지만
우리들의 낙서는 간곳없고 아쉬움이라네
그곳에서 뭔가 실마리를 찾으려고 했었는데

오래전에 이사하였기에 들리는 것은 뜬소문이요
잘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네만
언제 기회가 있다면 굳게 잠긴 대문을 열고 들어가
친구의 흔적과 우리들의 동심을 보고 싶다네

 

lana眞2011.12.07 19:37 

저기 방하나 세놓으실랍니까?
보기만 해도 가서 살고 십습니다
ㅋㅋㅋ
흙이겨 벽발라 다듬고 뒷뜰 풀정리하여
나무좀 해다 쌓아두고 시레기 엮어 걸어놓고
텃밭에 야채심고 굴뚝에 연기올리며
겨울에 화롯불에 고구마 밤 구우면 작은 만족 큰 행복
탐한자 내려놓고 비우고살다 가면
하루 한끼로도 배가 부를듯 하네요

일은 잘 처리하시고 고국행 순조로우신지요 ?
오랜만에 들러 보고갑니다 제이님

 

비어 있었습니다. 대문도 걸어 잠궈놓았고 조용하기만 하더군요. 옛날에 많은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가고
객지에서 오신 분들이 살고 있어 동네가 변했답니다. 모르는 사람들이 상당이 많습니다. 반갑습니다.

지금은 어디에 계시는지요? 다들 뿔뿔이 흩어져 안타깝기만 합니다. 아, 옛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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