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미역국/배중진

배중진 2011. 11. 28. 22:56

미역국/배중진

청국장을 당당하게 끓인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동생한테 전화해서 방법을 알아내 시도를 했는데
첫째 너무 많이 미역을 물에 담갔다는 것이요
조선 간장이 어디있는지 몰라 장독대까지 가지 않았고

생강이 마늘인 줄 알고 몽땅 집어 넣었으며
달걀을 지나치게 많이 넣었더니
맛이 전혀 나지 않았으며 미역이 너무 많아
누가 볼까봐 세 그릇이나 먹었는데도 많이 남았고

마늘을 많이 넣었더니 아버지께서 지나치다 하여
다시 덜어냈으니 맛에 대한 책임이 전가되었는데
맛을 보신 아버지께선 미역의 질이 나쁘다고 하신다
짜다 맵다 원래 잔소리를 하시지 않으시는 분이시지요

난생처음 미역국을 최선을 다해 끓여 보았지만
보기좋게 미역국을 먹은 기분이었고
다음 기회에는 좀더 잘 할수 있을텐데
내일부터 홀로계시는 가친께서 다 드셔야 한다

 

녹현2011.11.29 22:47 

애쓰셨습니다.
그 정성 다 아시고 계십니다.

 

yellowday2011.11.30 05:18 

다 버렸을것 같지요(?) 녹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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