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409

어머니 들리시나요/배중진

어머니 들리시나요/배중진 어머니 들리시나요 안개가 자욱한 이른 새벽에 아버지께서 트시고 넋을 기리시는 영인스님의 나무아미타불정근 염불소리가 아마도 생전에 같이 들으셨고 어머니께선 장독대에서 불공을 드리시고 샘가에서 기도를 하셨지 싶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조석으로 들으시네요 어제는 어머니 육성테이프를 들으시더니 눈빛이 확 달라지면서 옛정을 생각하시기에 저는 슬그머니 자리를 비켜드렸답니다 그야말로 살아 돌아오신 듯 반가우셨겠지요 따스한 앞마당에 하얀 나비가 빙빙 돕니다 예사롭지 않아서 콩을 까다가 손을 놓고 한참이나 하늘거리는 모습을 보면서 혹시나 어머니가 다녀가시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지요 49재가 다음 주이옵니다 몸과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여 어머니 영혼을 기리지만 소홀하고 부족한 점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모..

詩 2011 2011.11.01

농촌생활/배중진

농촌생활/배중진 팥이 뒤틀리면서 튀어나오고 조용하기만 한 안 마당에서는 항상 뭔가 움직이고 있는데 바람이 그 주범이지요 벽에 붙어 있는 팔랑개비는 멋대로 돌아가면서 소리를 내고 콩을 말리는 바닥의 종이가 움직이고 말리고 있는 빨래는 소리도 없이 떨어지고 멀리서는 헬리콥터가 훈련을 받고 벽시계는 시간마다 타종을 하고 고물 사러 오는 사람들의 확성기 소리 새소리, 까치 소리 등 산만하지만 그래도 농촌이 좋아라 왁자지껄 싸우는 사람들이 없고 대문을 항상 열어 놓고 비우는 인정 진정 이웃을 믿고 사는 사람들이지요 녹현2011.11.09 00:43 아무렴요. yellowday2011.11.09 07:29 녹현님 이참에 우리 엿이나 좀 바꿔 먹읍시다. 쥔장은 여그 계시지 않으니 (~)(~)(~)(~)(~)(~)(~..

詩 2011 2011.11.01

사람 잡겠네/배중진

사람 잡겠네/배중진 그러니까 아주 어렸을 때 건넛방 부엌 솥에다가 하얀 옷을 삶는데 사람은 없고 양잿물만 있더라 이거지 박하사탕을 아는 녀석이 하얀 것을 남 볼세라 입안에 집어 넣었으니 그것을 어찌 삼키겠는가 으~하면서 침을 흘리고 있었는데 자전거를 배우고 있던 사촌, 육촌형들이 그 순간을 목격하고 난리가 났는데 그 이후 먹을 것이 있어도 건드리지 않았고 항상 조심했는데 냉장고를 여니 음식들이 꽉 들어차 있어서 뭐가 뭔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아버지 진지상을 올려드리나 이거 잘못하다간 옛일이 될 수 있음이여 2021.04.27 11:56 양잿물/배 중진 구정물 통엔 항상 구정물이 있었다 소와 돼지를 키우고 있었기에 부엌에서 나오는 음식 찌꺼기를 차마 버릴 수가 없었던 것이다 항상 아끼고 절약하는 정신이 아들..

詩 2011 2011.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