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5 267

비 내리는 가을날/배 중진

비 내리는 가을날/배 중진 가을날 비가 내리는 고향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무성했던 여름날 자식들이 왔다 갔다 하면서 외롭지 않았던 홀로 사시는 가친 모두 떠나고 모두 흩어지고 낙엽이 뜨락을 덮으며 수심이 마음에 가득하고 점점 고통으로 무거워지는 육신에 점점 오락가락 희미해지는 정신 오래 살았던 날보다 언제일진 모르지만 얼마 남지 않은 앞날이 더 두렵기만 하면서 떨어지는 빗물에 눈물지으실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절대로 필요하여 달콤한 가을비이지만 빗방울 소리 끔찍하게 여기시지 않을까 멀리서 근심·걱정으로 지새우는 가을날 茶香情談2015.10.12 06:33 가을비가 내려서 참 좋았습니다. 들녘의 황금물결이 조금은 걱정 됐지만 너울너울 춤 출 산과 들녘을 생각하니 기뻤습니다. 가을이어서 참 좋습니다. ..

詩 2015 2015.10.11

살생/배 중진

살생/배 중진 파리는 죽여야만 했고 모기는 잡아야만 했으며 말벌은 불태워야만 날지 못했고 개미는 짓이겨야만 했는데 뉴욕으로 오니 이런 것을 죽이고 살리는데 전과 같이 신경 쓸 이유가 없고 그냥 무심하게 지나치면 되니 모든 것이 좋은 게 좋다고 너도 살아가고 나도 자연에 끼어 돌아가면 되는 것 장소에 따라 잔인함이 무섭게 꿈틀거렸던 삶이었는데 성가시지 않아 평화스러워 좋고 뜯기지 않으니 가렵지도 않아 좋으며 무서움에 도망치지 않고 당당해서 좋고 먹이를 아끼지 않고 던져줄 수도 있는 생활이 좋다. yellowday2015.10.10 17:09 아직은 파리, 모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혼이 나셨군요~ 고향의 추억으로 간직을 하시고~~~``ㅎㅎ 오랜 여정을 마치고 돌아오니 뭐부터 시작하여야 하는지..

詩 2015 2015.10.10

떠날 때는 말없이/배 중진

떠날 때는 말없이/배 중진 무릉도원을 보았던가 미국생활이 까마득히 다 잊어가고 있으며 부모 형제자매와 친척들 친구들만이 일상생활의 대화를 다 차지하고 가을 같은 날씨가 아니라 뜨겁기만 했던 9월에 많은 것을 보겠노라고 홀로 계신 가친을 모시고 동생과 같이 전국 일주 여행을 다녔으니 보고 듣고 맛본 것이 얼마나 많았고 아름다운 곳이 즐비하며 인심도 좋아 인상 한 번 찌푸리지 않았던 즐거운 시간 같은 민족이라서 같은 언어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아는 사람의 목소리 같아 돌아보길 수십 차례 분명 이곳은 미국의 뉴욕이 아니었고 같은 핏줄을 나눈 형제자매로 둘러싸였으며 예의 바른 사람들만이 있어 자신의 위치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곳 내일 한국을 떠나면 다시 뉴욕의 생활이 무척이나 단조롭겠..

詩 2015 2015.10.06

기침 감기/베 중진

기침 감기/베 중진 올 9월 더울 때 찬물로 목욕하길 매일 일단 허드렛일로 몸을 덥혀 땀을 흘리게 하면서 씻는 기분이 그렇게 상쾌할 수 없었지만 아침저녁 찬바람이 불 때 잠시 노출됨과 동시에 찬물을 몸 전체로 받았더니 급기야는 재채기를 신호로 하여 목소리가 변성되고 기침을 자주 하며 코가 막히고 가래가 들끓면서 잠을 자지 못하여 물 한 방울마저 아끼시고 전기료에 벌벌 떠시는 가친께 보일러를 틀어야 하지 않겠느냐 여쭈었더니 물 데워서 쓰면 괜찮다며 부엌에 딸린 뒤편으로 들어가셔 그동안 모으셨던 갖가지 쓰레기와 빈 상자를 뜯어 활활 불을 지피시니 샤워에 익숙한 몸이 꾸부려 머리를 감고 닦는 것이 참 불편하지만 다른 해법은 없는 듯 그렇게 사셨고 모든 것을 아끼시며 사시기에 자식들이 작은 것 하나라도 장소를 ..

詩 2015 2015.10.01

9월/배 중진

9월/배 중진 뜨거운 구월에 구슬린 자국을 들여다보면서 예전에도 이렇게 9월이 뜨거웠나 물어보니 그렇지는 않았다는데 아무런 방비도 없이 산천, 강과 바다를 넘어 뛰어다니고 바닷바람을 쐬었더니 새까맣게 탔는데 건강한듯하여 보기는 좋지만 올 늦게까지 자국은 선명하게 남을 테고 한국인이 모처럼 한국에서 신토불이를 체험하여 맵고 짠 모습을 뉴욕에서 제대로 보여줄 수 있을까 의구심도 들지만 몸과 마음이 튼튼하여 건강에 아무런 이상이 없으면 더 바랄 것이 없겠네 바울님 댓글 ★명성 ★ 명성을 구하여 달리는 자는 명성에 따라갈 수 없다. 그러나 명성에서 도망쳐 달리는 자는, 명성에 붙잡힌다. -탈무드 - ★ 실패를 두려워하지마라★ 미래를 두려워하고 실패를 두려워하는 사람은 그의 활동을 제한받아 손발이 묶여 있는 것과..

詩 2015 2015.10.01

알밤/배 중진

알밤/배 중진 꽃이 필 때 냄새부터 사람을 짜증 나게 하더니 감출 것이 뭐가 그리 많다고 고슴도치가 되어 세상을 등지나 세월이 흘러 적당한 시기가 도래하면 저절로 입이 헤 벌어져 꽉꽉 들어찬 알갱이들 힘없이 떨구곤 요란하게 떨어져 뒹구는 주제에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그렇게 꽁꽁 감추었나 꿀밤 한 대 쥐어박고 싶다 까맣안경님 댓글 _♣_순간경 기자가 현각 스님에게 질문했다. "제일좋아하시는 경經이 무엇인가요?" 그러자 스님이 말했다. "순간경!!커피 향을 맡는 순간, 음악을 듣는순간,걷고 이야기하는순간, 친구와 악수하며 감촉을 나누는 순간,순간...." 쿤다님 댓글 ♬∼진리의여울✻ 부모를 섬길줄 모르는 사람과는 벗하지 말라, 왜냐하면 그는 인간의 첫걸음으로부터 벗어난 사람이기 때문이다.(소크라테스)

詩 2015 2015.09.30

모기 없는 뉴욕/배 중진

모기 없는 뉴욕/배 중진 윙하는 모깃소리만 들려도 9월 한 달 동안 물렸던 온몸의 자국에서 가려움이 전해오니 그들의 기세는 대단했고 어둠 속에서도 조차 몸을 드러낼 수 없어 부단하게 움직이나 모기는 기가 막히게 맨살을 찾아내 따끔한 침을 놓고야 마니 모기 없는 뉴욕이 그립기만 하고 촌이라고 깔볼 것이 전혀 아니네 윤정님 댓글 인생은 목표를 이루는 과정이 아니라 그 자체가 소중한 여행일지니 서투른 자녀 교육보다 과정 자체를 소중하게 생각할 수 있는 훈육을 시키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 키에르케고르 -

詩 2015 2015.09.30

정적을 깨는 유일한 소리/배 중진

정적을 깨는 유일한 소리/배 중진 소설 "Moby Dick"에서의 Ahab 선장 골똘히 생각하며 고래 뼈 의족으로 뚜벅뚜벅 갑판 위를 어슬렁거리는 소리 아버지 지팡이 짚는 소리와 똑같게 저쪽에서 왔다가 다시 저쪽으로 가는 소리 바쁠 것도 없이 느릿하면서도 무게 있되 일정하게 내딛는 소리 조용한 시골 9월의 뜨거운 태양 아래 정적을 깨는 유일한 소리 박새님 댓글 미소 미소는 만물의 영장인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특권적인 표현법이다. 이 귀한 하늘의 선물을 올바로 이용하는 것이 사람이다. 문지기에게도,사환에게도, 안내양에게도, 그밖에 누구에게나 이 미소를 지움으로써 손해나는법은 절대로 없다.미소는 일은 유쾌하게,교제를 명랑하게,가정을 밝게, 그리고 수명을 길게 해 준다. 이슬이님 댓글 난로불빛은 소설을 읽을 ..

詩 2015 2015.09.30

쓸쓸한 한가위/배 중진

쓸쓸한 한가위/배 중진 오늘따라 쓸쓸하고 외로운 한가위 달 예전의 풍습 다 사라지고 친구끼리 술 한잔 마시지 못하고 뿔뿔이 헤어져야 하는 슬픈 현실 가는 길이 애처롭고 뒷모습이 서글퍼 하늘을 우러러 옛날과 같은 둥근 달을 보면서 옛일을 그리워하네 천년수님 댓글 # 오늘의 명언 편견은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게 하고, 오만은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할 수 없게 만든다. ​ - 제인 오스틴 - - 빈 손 - 보리 한 줌 움켜쥔 이는 쌀가마를 들 수 없고 곳간을 지은 이는 곳간보다 큰 물건을 담을 수 없다 성자가 빈 손을 들고, 새들이 곳간을 짓지 않는 건 천하를 다 가지려 함이다. 설령 천하에 도둑이 든들 천하를 훔쳐다 숨길 곳간이 따로 있겠는가? 평생 움켜쥔 주먹 펴는 걸 보니 저이는 이제 늙어서 새..

詩 2015 2015.09.30

물 한 모금/배 중진

물 한 모금/배 중진 물 한 모금 마시고 하늘 한 번 경계하는 병아리 문자 한자 찍고 달리는 차에서 앞을 한 번 조심하는 내 동생 눈과 고개를 내렸다 올리길 수십 차례 평화만이 있을지어다 안전만이 있을지어다 바람과구름님 댓글 ♤미 래♤ 젊은이는 항상 미래가 있기에 미래를 내다보고, 노인은 미래가 없기 때문에 항상 과거를되돌아보게 마련이다. 그러기에 과거를 늘 이야기 하는것이다. 지겹더라도 들어야 할것인가....! ------------------------------------- *나는 그 인품 속에 얼마간의 노인적인 면을 가지고 있는 청년을 믿음직하게 여긴다. 똑같이 청년적인 면을 다소 지니고 있는 노인을 좋게 생각한다. 이와같은 규칙에 따르는 인간은 나이가 들어도 마음이 늙는 일이 결코 없다. -M...

詩 2015 2015.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