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5

기침 감기/베 중진

배중진 2015. 10. 1. 18:30

기침 감기/베 중진

 

 

올 9월 더울 때
찬물로 목욕하길 매일
일단 허드렛일로 몸을 덥혀
땀을 흘리게 하면서
씻는 기분이 그렇게 상쾌할 수 없었지만

 

아침저녁 찬바람이 불 때
잠시 노출됨과 동시에
찬물을 몸 전체로 받았더니

급기야는
재채기를 신호로 하여
목소리가 변성되고
기침을 자주 하며
코가 막히고 가래가 들끓면서
잠을 자지 못하여

 

물 한 방울마저 아끼시고
전기료에 벌벌 떠시는 가친께
보일러를 틀어야 하지 않겠느냐 여쭈었더니

물 데워서 쓰면 괜찮다며
부엌에 딸린 뒤편으로 들어가셔
그동안 모으셨던 갖가지 쓰레기와
빈 상자를 뜯어 활활 불을 지피시니

 

샤워에 익숙한 몸이
꾸부려 머리를 감고 닦는 것이 참 불편하지만
다른 해법은 없는 듯

 

그렇게 사셨고 모든 것을 아끼시며 사시기에
자식들이 작은 것 하나라도 장소를 옮기면
바로 원하는 곳, 평소 익숙한 곳인
원위치로 돌려놓으시길 주저하지 않으시며
짧은 방문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에 어떤 때는 다들 떠나
혼자 있고 싶어하시는 눈치이기도 하시고

 

용돈을 아무리 쥐어 드리고
풍족하게 쓰시라고 듬뿍 드려도
절수, 절전에 습관이 되어
허튼 낭비에 마음이 영 편치 않으신 모습이셨는데

 

아무런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산골인지라

흔한 약도 사서 먹을 수 없어 병을 키웠으며

덕분에 한국을 떠나 미국까지 와서도

며칠 감기로 고생했으니

배보다 배꼽이 더 컸던 경우였고

돈 한 푼 아끼려다 애꿎은 아들 잡을 뻔하였으니

사건치고는 고약했지 싶고 잊지 못할 방문이었다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22일 오후 국내 최고(最高),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123층 롯데월드타워의

상량식(上樑式)이 열렸다. 착공 5년 2개월(1천880일) 만이다.
국내 최대 64t 크레인으로 대들보를 1층으로부터 123층 꼭대기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상량은 지붕에 대들보를 올리는 작업으로 해당 건물의 외장 공사가 끝났음을 널리 알리는 의미가 있다.

2015.12.22 xyz@yna.co.kr

 

yellowday2015.12.23 06:54 

롯데월드가 드디어 완공이 되는군요.
공사과정에서 말도 많고 탈도 많더니요~~~~~암튼 대단한 위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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