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4 306

쌍그렇게 보이는 비둘기/배 중진

쌍그렇게 보이는 비둘기/배 중진 영하로 떨어진 날씨에 해님도 사라지고 침침함이 가득한 세상 까마귀는 한낮인데도 잠자리로 향하고 전깃줄에 앉아있는 비둘기들은 쌍그렇게 보여 언제부터 첫눈이 내릴지는 모르나 민감한 새들은 눈치를 챘는지도 모르는데 작은 새들은 찧고 까불고 마냥 좋아서 쫓고 쫓기나 그중에는 부지런히 음식을 챙기는 새도 있어 가까이 가지 않고 마음껏 먹도록 피해주는데 재작년에는 11/8/2012 첫눈을 보았고 작년에는 11/12/2013 첫눈이 내렸음을 알았으니 오늘내일 첫눈이 내린다고 하여도 놀랄 일은 아니지만 첫눈도 단풍이 보고 싶어 단걸음에 달려오고 싶었으리라 영하로 떨어진 날씨에 해님도 사라지고 침침함이 가득한 세상 까마귀는 한낮인데도 잠자리로 향하고 전깃줄에 앉아있는 비둘기들은 쌍그렇게 ..

詩 2014 2014.11.14

첫눈 소식/배 중진

첫눈 소식/배 중진 올 들어 처음으로 영하로 뚝 떨어지던 날 미 중부지방을 강타한 폭설이 동부까지 미친다는 일기예보였고 반짝 해님이 나오더니 순식간에 사라졌으며 밤에 비가 내리기 시작하여 살짝 눈으로 변한다고 했으며 지역에 따라 언 곳이 있을 수도 있으니 각별히 조심하라는 방송을 들었는데 아침에 화려한 단풍을 구경하려다가 뭉그적거려 놓친 것이 끝내 한이 되어 산책을 하면서도 아쉬웠으며 집들과 잘 어울리는 단풍이 몸부림치며 유혹하는데 아마도 비가 내리고 눈이 온다면 섭섭할지라도 가을에 대한 미련을 버려야 할 듯 언제까지나 마음속에 품고 먼 산만 바라볼 수 있겠는가 그동안 자주 보아왔기에 순순히 보내는 것이 정석이 아닐는지 yellowday2014.11.14 13:35 불타는 단풍만이~~~~첫눈은 어디에 있..

詩 2014 2014.11.14

천 섬/배 중진

천 섬/배 중진 섬이라 함은 영토가 일 년 내내 물 위로 존재하여야 하며 넓이가 1 square foot(0.093 제곱미터)보다 넓어야 하고 한그루 이상의 나무가 자라고 있어야 한다는데 이곳엔 무려 1,865여 개가 존재한단다 강가엔 검은 포도가 먹음직스럽게 익어가고 있었고 이제껏 잘 자라왔으며 보는 것이 즐거움인데 한 사람의 여행객이 들어가서 따먹기 시작하니 우르르 뛰어들어가 순식간에 포도는 사라지네 하늘의 기러기는 높고 거대한 성이나 낮고 작은 집 위를 가리지 않고 먹이를 찾아 이곳저곳을 헤매며 구름이 가득한 하늘을 가로지르는데 천 개가 아닌 수십만 개의 구름은 화려한 단풍과 호화주택이 보고 싶어 찾은 여행객에게 모든 것을 내어주지 않으려는 듯 천변만화로 삭풍 되어 속살을 파고드네 강물은 쉬지 않고..

詩 2014 2014.11.14

새벽을 달리는 사람들/배 중진

새벽을 달리는 사람들/배 중진 모처럼 단체 여행을 하면서 새벽 03:45분에 기상하고 아침을 04:45분에 먹고 출발은 05:45분에 하게 되었는데 관광버스에 오르면 여행객 대부분은 단잠에 빠지고 운전기사와 안내자만 깜깜한 새벽길을 주시하며 목적지를 향해 줄기차게 달리게 되는데 창밖으로 오가는 자동차를 무심코 바라보면서 삶이 공평하지 못함을 느끼기도 하고 여명을 달리면서 저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궁금했고 남들과 같이 잠자리에 오래 머물고 싶지 않았을까 생각도 하면서 저렇게 하지 않으면 생계에 지장이 있겠지 싶어 무엇을 하든지 건전하게 노력하는 만큼 얻어 일찍 일어나는 노고가 헛되지 않았으면 좋겠고 남보다 일찍 맑은 공기 마시면서 밝은 장래를 계획하길 기원했고 커피 한잔 즐기는 여유가 있다면 더 바랄 것이..

詩 2014 2014.11.13

당뇨병이 있는 친구의 저혈당 사건/배 중진

당뇨병이 있는 친구의 저혈당 사건/배 중진 가까운 친구와 절정이 지난 단풍이 아쉬워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허드슨 강가로 나가 떠나가는 가을을 구경하기 위해 운동 삼아 Walkway over the Hudson을 걸었는데 평소보다 두 시간 이른 시간에 점심을 해결하고 구름이 짙게 깔려 햇빛이 차단되었지만 그래도 울긋불긋한 야산과 잘 어울리는 도시를 구경하며 많은 이야기를 다리 위에서 쏟아 강물에 흘려보냈는데 당뇨병이 있는 친구는 몸의 증상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차선이 두 개로 보인다고 하더니 평소에는 자동차 안에서 잠을 청하지 않았었는데 땀을 흘리며 의식을 잃어가고 있었다 일찍 일몰하여 어두운 Parkway를 달리면서 여기가 어딘지 위치파악도 힘들은 상황에 조금만 참으라면서 저혈당을 의심하고 몸도 가누지 못하..

詩 2014 2014.11.13

맨해튼의 가을/배 중진

맨해튼의 가을/배 중진 북쪽의 단풍이 아쉽게 절정을 지났기에 남쪽의 단풍은 그래도 남아있겠지 싶어 센트럴 파크에 가려고 했더니 자동차 주차할 공간이 근처엔 턱없이 부족하여 1시간 이상을 돌고 또 돌아도 자리가 없어 주차전용시설을 이용하기로 했으나 목적지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걷고 또 걸으면서 맨해튼 구석구석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다가도 바람 강하고 춥기도 한 날씨를 원망하는데 겨울을 향해 달려가는 가을을 놓치지 않으려고 집 밖으로 나온 사람들이 그렇게 많을 수가 없었고 서로 사람구경을 재미있어하는지 지쳐 보이지도 않고 활기를 띠고 있었으며 밝은 태양은 기다릴 줄 모르고 시간을 재촉하여 아름다운 단풍을 목전에서 빼앗아 가듯 나무 위만 빛을 살짝 남기고 점점 어둠을 흩뿌려가니 밝음을 쫓아 정신없이 숲과 나..

詩 2014 2014.11.12

뒤를 밟는 낙엽/배 중진

뒤를 밟는 낙엽/배 중진 수북이 쌓인 낙엽 위를 걷다가 잘게 부서진 잎들을 보면서 그래도 많은 사람이 지나갔구나 생각하는데 우수수 떨어지는 단풍들이 있어 어느 곳으로 어떻게 떨어지나 살폈더니 하나의 잎으로 느리게 또는 빠르게 떨어져서 쌓인 낙엽 위에 무게를 더하지만 보는 사람의 눈에는 별 차이가 없었으며 낮은 곳은 무섭게도 조용한데 높은 곳은 바람이 살짝 스치면서 힘겹게 매달려 있는 잎들을 무자비하게 떨어뜨려 아우성치게 하였으며 앞에서 나는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흠칫하며 발걸음 멈춰 누군가 뒤를 밟는 것이 아닌가 사방을 휘둥그레 살피지만 가볍고 힘없는 낙엽이 내는 소리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크게 들려 가뜩이나 위축되었던 몸에서 식은땀이 흘러 도망치듯 산길을 빠져나오네 겉으로..

詩 2014 2014.11.11

산과 호수도 붉게 물들고/배 중진

산과 호수도 붉게 물들고/배 중진 쌍쌍이 연애하는 장면을 본다는 것은 예상치 못한 일이라 민망하기도 하고 사랑하는 사이엔 자연스럽기도 하며 아름다운 경치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모습인데 우연한 시간에 호수 위 다리를 달리다가 동쪽에서 쭈뼛 산 위로 얼굴 내민 달이 보였고 서쪽으론 살짝 산 뒤로 얼굴 감춘 해가 보이니 하늘이 홍조를 띠고 호수의 잔물결마저도 출렁거리네 끝없이 이 길을 달리고 싶은 심정이나 아름다운 장면도 초를 다투고 붉게 물든 가을 잎도 차츰 빛을 잃어 순간의 장면을 영원히 간직하며 잊지 못하고 넘어가는 해는 명일 거듭 떠오르고 넘어오는 달은 내일 다시 지겠지만 그들을 호수 위에서 일목요연하게 본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서 오늘이 더욱 사랑스러워라 11/2/2014 보았으며 11/6/201..

詩 2014 2014.11.08

단풍의 계절에/배 중진

단풍의 계절에/배 중진 한국의 고운 은행잎을 생각하면서 미국의 푸른 은행잎을 바라보며 주위의 단풍들과 어울리지 못함을 아쉽게 생각하는 것은 나 자신이 기존세력들과 어울리지 못하듯 빙빙 겉도는 것은 아닐는지 염려되고 하늘을 우러러 비가 그치기를 염원하며 빛이 나지 않는 단풍이 측은하기까지 한데 그래도 같이 가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다 떨어져 싸늘한 모습보다는 썰렁하지만 바람불면 부는 대로 요동치며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고 오늘도 영원한 것은 없음을 주위에서 일어나는 변화로 알게 되니 고개 숙여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건강하고 건전한 생활로 사회의 일원임을 망각하지 않으리 오랜 숙원 끝에 해밀턴 팍에서 야경은 담았는데 맨해튼의 일출은 꿈도 꾸지 못했답니다. 저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군요. 높은 곳에서 ..

詩 2014 2014.11.07

천사 같은 마음씨/배 중진

천사 같은 마음씨/배 중진 차멀미를 심하게 하는 말이 없는 여성은 한국에서 부모님을 뵙기 위하여 Los Angeles를 방문하였고 내친김에 New York에서 출발하는 미국과 캐나다 동부 쪽을 여행하게 되었는데 시차 적응이 힘들어 관광버스에 오르자마자 멀미약을 복용하고 손목에다 멀미 방지하는 띠를 둘렀으며 버스의 앞좌석에 앉았어도 여행 내내 졸다시피 했는데도 불구하고 일행 중 가장 나이 어린 여자가 홀로 여행하는 것을 보고 선천적으로 지체 부자유한 것을 눈치채곤 자매같이 일부러 다가가 팔짱을 끼고 천천히 동행하기에 몇 번은 그러려니 했는데 5박 6일을 개의치 않고 볼 것이 그렇게 많은 거대한 나라에서 몇 번씩 찾아왔고 어느 정도 훤히 알고 있는 사람도 더 보려고 용을 쓰고 한눈팔지 않는데 능력껏 여유 있..

詩 2014 2014.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