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을 보는 줄 알았는데/배 중진 그 아이들은 눈밭에서 놀기 좋아했고 넘어지고 뒹굴고 어느덧 눈사람이 되어가다가 자기와 닮은 눈사람을 세워놓고는 입은 넓게 눈도 크게 코는 빨간 거짓말을 밥 먹듯 했기에 빨갛고 길게 머리엔 쥐어박기 좋은 털모자를 씌웠는데 바람이 몹시 불던 날 견디지 못하고 옆으로 나동그라져 볼품없이 녹고 있어 지나갈 때마다 가슴이 저려 흰 눈이 내리기만 손꼽아 기다려 옆에다 동생인 듯 또 하나 세우려 했더니 눈이 내리는 즐거움도 잠시 쌓인 눈은 너무 무겁고 축축하여 몸뚱어리조차 굴려 만들 수도 없어 이를 어쩐다 동생을 볼 줄 알았는데 그것조차 쉬운 일은 아니어서 흰 눈이 내릴 날을 또 기다려야 하겠네 오솔길2013.12.16 09:30 안녕하세요 ~ 배중진님~ 건강에 유의하시고 우울한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