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3

철새/배 중진

배중진 2013. 12. 15. 02:34

철새/배 중진


한 떼의 기러기들이 소리 높여 도시 위를 나는 것은
평소 반겨주었던 호수가 꽁꽁 얼고 눈으로 덮여
배고픔을 달래며 잘 찾지 않던 지역을 황급히 빠져나가는 소리요
놀란 비둘기들이 앞서 날아가나 눈보라와 별 차이도 없어 보이네

 

눈발이 휘몰아쳐도 성당의 종소리는 정오를 알리고
계속 연주하는 타종소리는 높이를 조절하며 들렸으나
눈을 치우는 소리와 자동차들이 질주하며 내는 소리에
이어졌다 끊어졌다 결국은 폭설 속으로 사라져 들리지도 않네

 

새벽부터 쏟아지는 눈은 24시간 계속 내린다는 예보이고
지금은 다소 소강상태이지만 오후부터 더 내린다 했고
사람들은 현재까지 쌓인 눈을 치우느라 고생이지만
기다렸다 한꺼번에 치운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겠지

 

벽에 기대어 서 있는 괘종시계가 겸연쩍게 한번 울리는 것은
디지털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으려고 5분 앞으로 당겨 놓았기에 가능했으며
방 이곳저곳에 여러 개 있지만 무시하여 한 번도 믿고 따르지 않았고
중요한 순간의 시각은 현대인에게 맞게 전선에 의지한 시계를 참고하네

 

이렇게 중요한 토요일이 흘러가지만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쇼핑을 한다고
눈같이 휘날리며 상가로 몰려 북새통으로 만들어 놓았고
진정한 기독교인들은 예수님의 탄생을 물건으로 축복하지는 않으리라
먹이를 찾아 허겁지겁 괴성을 지르며 날아가는 철새는 되지 말아야

 

 

 

 

 

 

 

 

 

 

 

 

 

 

 

 

 

 

 

 

 

 

 

 

 

 

 

 

 

 

 

눈같이 휘날리며 상가로 몰려 북새통으로 만들어 놓았고

 

yellowday2013.12.15 07:54 

철새는 흔히 정치인에게 적용이 ~~~~~~~이리 저리 우르르 몰려다니며
온통 핑계와 변명으로 자기합리화에 열을 올리며~~

 

송학(松鶴) 이규정2013.12.15 10:58 

선생님 안녕하세요
안부인사 드리옵고
철새
옳으신 말씀에 좋은 글
아름다운 풍경에 쉬어감에
감사 드리옵고
즐거운 휴일을 보내시기 바라옵니다

 

라일락향기2013.12.22 02:34 

선인장의 핀 노오란 꽃이 정말 예쁘게 피었네요.
선인장 꽃은 보기도 힘든 꽃인데 이렇게 볼 수 있는 행운을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