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3

어느 소녀의 아픔/배 중진

배중진 2013. 12. 14. 22:38

어느 소녀의 아픔/배 중진

 

앳된 소녀가

조심스레 청년을 훔쳐보길 몇 번 하면서도

마주하길 꺼리다가

아주 햇볕이 따스한 날 마루의 기둥에 의지하여

쓰러질 듯 걸터앉아

수줍은 미소를 지으나

생기가 없어 보였고

얼굴이 백지장 같았으며

말을 삼가고 물끄러미 마당만 바라보다가

기대하지도 않았던 자기소개를 하는데

서울에서 친척 집이라 내려왔으며

전에 들어보지도 못했던

만성신부전증을 앓고 있기에

요양차 내려왔단다

어머니와 같이 왔는데

지금은 홀로 음식을 조심하며

얼마 동안 있을 예정이란다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

음악감상을 좋아하고

글쓰기를 즐기는데

나이도 비슷했으며

좋아하는 것과 사랑도 알고 있었으나

정작 듣는 사람은 오히려 감정이 둔하여

그녀의 가녀린 목소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서먹서먹하게 지내다

어느 날 말없이 서울로 횡 떠났는데

그 이후 어린 소녀로부터는 깜깜무소식이다

 

 

 

 

 

 

 

 

 

 

 

 

 

 

 

 

 

 

 

 

 

 

 

그 이후 어린 소녀의 소식은 듣지도 못했다.

 

yellowday2013.12.14 22:43 

어느 소설에 나온 내용 같습니다. ㅎㅎ 소녀는 아마도 병마와 싸우다가~~~

 

제가 한국에 갔을 때는 마침 가을과 겨울이었기에 국민학교 총동창회를 대전에서 하는 것에 참석했었고
재경 총동창회는 집안일로 불참했으며 청주에서도 모임이 있는데 가지는 못했답니다. 저희 동기들은
꾸준히 만나고 있었으며 입학 50주년 모임에는 42명이 모여 한반도 땅끝까지 1박 2일로 다녀오기도
했답니다. 저도 느꼈는데 요사이는 졸업생이 20명 선이라고 들어 격세지감이었지요. 세종시로 편입되었으니
어떻게 변화될지는 알 수 없답니다. 좋은 글 잘 감상했습니다. 인구는 늘어나는데 학생 수는 적으니 몰리는
곳으로 몰려 아수라장이가 되고 있음이 틀림없다는 생각이지요. 멋진 연말연시가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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