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3

알 수가 없어요/배 중진

배중진 2013. 12. 14. 06:27

알 수가 없어요/배 중진

 

알 수가 없어요

이렇게 추운 날씨에 물속에서 잠을 잔다는 것이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고

보면 볼수록 추워서 움츠러들었답니다

 

알 수가 없어요

갑자기 공중으로 떠오르는 갈매기들이 있다 생각을 했는데

무리를 지어서는 계속 하늘로 날아 올라갔답니다

소실점, 구심점을 생각하며 추적을 했는데도 결국은 놓쳤지요

 

알 수가 없어요

눈으로는 보이지 않았고 카메라도 잡지를 못했지만

분명 올라가는 것을 보았기에 언젠가는 내려오겠지 생각하며

뭔가를 찾으려 그쪽으로 계속 주시를 했답니다

 

알 수가 없어요

반짝이면서 내려오는가 싶었는데 일렬로 파도 위를 닿을까 말까

날아가는데 금방 날개를 쉴 것 같아도 계속 앞으로 나아가더군요

활주로를 달리는 비행기같이 끝도 없이 날아갔답니다

 

알 수가 없어요

저쪽 보이지 않는 곳으로 불시착이 아닌 안전한 착륙을 했겠지만

이륙이 예정되어 있지 않았지 싶게 두서없었는데

그들만이 알고 있는 즐거운 놀이이거나 행복했다면 그뿐이지요

 

 

 

 

 

 

 

 

 

 

 

 

 

 

 

 

 

 

 

 

 

 

 

 

 

 

 

 

 

여기 뉴욕도 내일 온종일 내린다고 야단법석입니다. 불편하지만 아름다움도 있어
내심 기다리고 있답니다. 요사이는 혹독한 날씨라서 활동에도 지장을 주고 있지만
그렇게 겨울다운 모습도 있어야 한다는 제 생각이지요. 즐거움이 가득하시기 바랍니다.

 

철새/배 중진


한 떼의 기러기들이 소리 높여 도시 위를 나는 것은
평소 반겨주었던 호수가 꽁꽁 얼고 눈으로 덮여
배고픔을 달래며 잘 찾지 않던 지역을 황급히 빠져나가는 소리요
놀란 비둘기들이 앞서 날아가나 눈보라와 별 차이도 없어 보이네

눈발이 휘몰아쳐도 성당의 종소리는 정오를 알리고
계속 연주하는 타종소리는 높이를 조절하며 들렸으나
눈을 치우는 소리와 자동차들이 질주하며 내는 소리에
이어졌다 끊어졌다 결국은 폭설 속으로 사라져 들리지도 않네

새벽부터 쏟아지는 눈은 24시간 계속 내린다는 예보이고
지금은 다소 소강상태이지만 오후부터 더 내린다 했고
사람들은 현재까지 쌓인 눈을 치우느라 고생이지만
기다렸다 한꺼번에 치운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겠지

벽에 기대어 서 있는 괘종시계가 겸연쩍게 한번 울리는 것은
디지털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으려고 5분 앞으로 당겨 놓았기에 가능했으며
방 이곳저곳에 여러 개 있지만 무시하여 한 번도 믿고 따르지 않았고
중요한 순간의 시각은 현대인에게 맞게 전선에 의지한 시계를 참고하네

이렇게 중요한 토요일이 흘러가지만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쇼핑을 한다고
눈같이 휘날리며 상가를 북새통으로 만들어 놓았고
진정한 기독교인들은 예수님의 탄생을 물건으로 축복하지는 않으리라
먹이를 찾아 허겁지겁 괴성을 지르며 날아가는 철새는 되지 말아야

 

임페리얼 호텔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미국 건축가가 설계했던 것과
같은 이름이지요? 지진이 났는데도 건재했다는 건물로 알고 있는데 그 이후
허물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것과는 다른가 봅니다. 재미있는 글
잘 음미했답니다. 멋진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