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독 인심/배 중진 옛날에는 흰 눈이 밤사이에 탐스럽게 내리곤 했었지요 일기예보가 따로 없었고 일기예보라는 것이 있었는지도 몰랐으니 경험적으로 하늘 우러러보고 먼 산 바라보며 여러 자연적인 징후를 살피는 것이 고작이었지요 밤손님같이 몰래 다녀가고 여우같이 살짝 꼬리를 감추고 올빼미같이 눈부셔 눈을 감아야만 했었던 흰 눈 광에는 쌀이 뽀얀 모습으로 독에 가득했으나 어머니만 아시는 비법으로 마무리하셔 누가 쌀을 축냈는지 알 수 있었으며 눈이 내리면 덩달아 광에서 인심이 나셨는지도 모르지요 옛날에는 누구나 흰 눈이 밤사이에 쌀같이 토광에 잔뜩 쌓이길 꿈꿨으니까 옛날에는 누구나 흰 눈이 밤사이에 쌀같이 토광에 잔뜩 쌓이길 꿈꿨었지요 쌀독에서 인심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