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3

꽁꽁 얼었으니/배 중진

배중진 2013. 12. 18. 22:04

꽁꽁 얼었으니/배 중진

 

춥다 춥다고 말들을 하더니

기러기들도 군대 제식훈련을 하듯

이쪽으로 열을 지어 날아가고

저쪽으로 오를 맞춰 날아가면서 울부짖네

 

먹을 것이 저 물밑에 있으련만

추위로 얼어붙어 찾을 길이 막연하고

갈팡질팡 살길을 찾지만

세밑의 혹독한 날씨는 녹록하지 않네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남쪽으로 내려갈 걸

후회한들 이제 와서 잡은 자리 박차기도 뭣하여

주위를 맴돌고 하기를 여러 번 하다가

급기야는 사나운 매가 빙빙 도는 곳을 골랐는데

 

매가 먼저 그곳에 자리를 잡았는지 아니면

매는 지혜롭게 가여운 작은 새들이 물가 찾을 것을 미리 알고

매복을 서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매서운 동물의 세계는 방심할 틈새를 주지 않는다

 

 

 

 

 

 

 

 

 

 

 

 

 

 

 

 

 

 

 

 

 

 

 

열을 맞춰 지나가며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호수와 강이 더 얼어붙었으며
그 위에 눈이 쌓여 하얀 모습은 호수였는지 강이었는지
풀밭이었는지 농경지였는지 알 수가 없었답니다.

 

호수 가운데에 있는 보트 선착장에 배도 없는데 왜 저 사람은 눈을 치우는지 그것이
궁금했는데 사진 찍는 장소인지도 모르겠고 실내 스케이트장이 있어 호수에서 위험하게
스케이트를 타는 사람도 없을 텐데 그것을 묻지 않고 왔네요.

 

저 산 위의 탑에 올라가고 싶었는데 눈도 치우지 않았고 막아 매우 실망했답니다.
눈이 많이 쌓여 푹푹 빠지기에 양말이 젖을 수도 있겠지만 통제를 한다는 것이
불만이고 그곳에서 눈으로 둘러싸인 호텔의 모습을 그리면서 왔는데 안전사고
발생을 막는 차원에서 그렇게 했겠지요. 위험한 지역이 한두 군데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