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3

설원에도 질서는 있고/배 중진

배중진 2013. 12. 20. 01:25

설원에도 질서는 있고/배 중진

 

흰 눈이 마음대로 떨어졌기에 

설원에 있는 길과 모든 것을 덮는 줄 알았는데

하얗게 무식한 사람은 그런 곳에도 보이지 않는 길이 있는 줄도 모르고

막무가내로 마음껏 울퉁불퉁하게 구두발자국을 남겼다가

 

얼굴 창피한 줄 뒤늦게 알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요

시공간을 이미 초월했으며

유명하고 아름다운 곳에서 쫓겨나지 않은 것이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눈길을 걷다 보면

걷는 것이 어렵고 발도 빠지니

앞서 간 사람이 만든 발자국을 따라

걸을 때가 종종 있었는데

 

아, 이런 곳에도 보이지 않는 규칙이 있었고

Cross Country Ski track을 밟아서는 안 되는데

씩씩하게 자연에 도취한 체 멋대로 걸어 불편을 초래했으니

혹여 이곳을 지나가는 skier가 불평한다면

 

법과 질서없이 자연스러움을 좋아하는 사람이 자취를 남기곤

지금 무척이나 후회하고 있음을 알아주었으면 좋겠고

눈이 빨리 더 내려 잘못을 감춰버렸으면 하는데

이곳은 좀 높은 지대라고 날씨가 변죽 끓듯 하긴 하더라

 

눈이 녹아 물방울이 되어 떨어지다가

얼어붙은 고드름도 하물며 자기 좋아하는 길이 있는데

고운 길에 험상궂은 자국이 있거들랑

하늘같이 넓은 아량을 베풀고 더욱 건강하소서

 

 

 

 

 

 

 

 

 

 

 

 

 

 

 

 

 

 

 

 

 

 

 

 

yellowday2013.12.20 14:49 

눈이 많이 오는 북해도에는 길에다 보일러를 깔아 놓았더군요.ㅎ

 

일곡지사, 벽창우, 벽창호, 정저지와, 여름날의 매미를 말씀하셨군요.
우선 부모의 가르침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지요. 왕자와 공주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성장해서 발밑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 수 있을까 걱정도
했답니다. 머리만 많아 치고받고 하는 것은 고국을 떠나와 생활하는 사람들에겐
더 견디기 어려운 현실로 교포사회를 지배하고 있답니다. 화합의 장은 그
어디에도 없지요. 견문을 넓히려고 많은 것을 배우지만 제대로 알고 행하는
인간은 드물지 싶었답니다. 경청하는 자세가 아쉬운 현재를 살고 있지만
각박한 삶 속에서 지혜 있는 자는 이웃과 타협하고 배려하는 좋은 길을
선택하리라 생각도 합니다. 즐거움이 가득하시기 바랍니다.

 

바울님 댓글

♣♡ 12 월 ♡♣

한해의 마지막
언제나 후회와 절망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끝 다음에 필시 시작이 있는 법,
설레임으로 새로운 시작을 맞아야 합니다.

항상 아쉬움이 남는 한 해의 끝이라 해도
꿈은 그렇게 조금씩 변하여 쌓이는 것입니다.
그것이 한 사람의 생,
한사람의 역사가 됩니다.

살아가는 일생에서
수많은 12월을 갖는다는 것은...
지나온 삶을 반성하고 겸손을 배우고
그리고 슬기를 터득하는 기회를 그만큼 많이
허용받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시 오지 않는 시간을
진지하고 소중하게 써야 합니다.
한 해의 마지막에선 돌이켜 반성 할 때입니다.
새로운 한 해를 위해 겨울나무의
흔들림 없는 자세를 배울 때입니다.

 

운전하다 보면 매우 도전적인 운전자들이 많아 아슬아슬하고
모험을 재미있어하는 녀석들이 많지만 일일이 신경 쓰다 보면
자기 자신만 입이 더러워지고 화가 나게 되더군요. 아예 입을
다물고 속도위반 하지 않고 편한 마음으로 앞만 바라보고 가는
것이 상책이라는 생각입니다. 보이는 것이 사람인지라 별 꼬라지를
다 보고 도덕성과 에티켓 결여를 나무라지만 제가 고칠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될 수 있으면 피해 다니지요. 다만 인종차별과 위협적인
언행에 대해서는 묵과하지 않고 짚고 넘어가며 믿을 수 있는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적절하답니다. 남을 교훈할 수도 없고 물리적인 힘을
가해서는 절대 안 되지요. 웃고 지나치는 것이, 따스한 말 한마디가
도움이 되곤 합니다. 이곳은 피부색이 달라 금방 적으로 돌변하는 수가
있으니 말을 섞지 않으려고 노력하지요. 멋진 말씀 잘 이해하면서
튀는 행동을 즐기는 인간들이 많으니 침묵이 금이요 모르는 것이 약입니다.
연말연시 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미국에서는 술을 거의 마시지
않지만 교포사회는 점점 한국사회를 닮아간다고 하더군요. 음주운전으로
패가망신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