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3

님비(NIMBY)/배 중진

배중진 2013. 12. 20. 23:56

님비(NIMBY)/배 중진

 

 

오늘 날씨가 따뜻하니 벌이 어디선가 기어 나와서
더듬이를 움직이며 방충망을 오르락내리락하길래
그동안 인간한테 들켜 집 잃고 차디찬 곳에서 벌벌 떨었겠지만
월동준비를 제대로 하려고 성급하게 나왔던 모양이더군요

 

기회를 주지 않겠다는 잔혹한 암시를 주기 위하여
핀셋으로 집어서는 방충망 밖으로 떨궜더니
어디서 힘을 얻었는지 힘차게 날아 사라졌으나
미안하게도 빌미를 줘 다시 다른 창틀도 정밀하게 조사하여

 

일자로 길게 눌어붙은 보금자리를
털어냈는데 벌들은 어디로 갔나 보이지는 않더군요
아무래도 금속보다는 땅이나 다른 곳이 더 따뜻함을
미물이지만 이미 터득하고 있었겠지요

 

기온의 차가 심한 요즈음 인간도 견디기 어려운데
집 잃고 쫓겨났으니 동지팥죽을 끓여 악귀를 쫓는다는 생각은 않지만
불행하게도 엄청나게 재수 없는 벌이 너무 가까이도 멀어도 좋을 것은 못되고
내 주변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것을 못 봐주는 이기심의 발로였으리라


 

*NIMBY=Not in my back yard, 공익을 위해서 필요하지만 자신이 속한
지역에는 이롭지 아니한 일을 반대하는 이기적인 행동.

 

 

 

 

 

 

 

 

 

 

 

 

 

 

 

 

 

 

 

 

 

 

 

 

 

 

 

 

 

 

 

 

 

완재2013.12.21 04:04 

배중진님 토요일입니다.
벌 추방의 사건이 흥미롭습니다.
그벌 벌벌 떨겠지요
집이 이국의 느낌이 아주 좋아요
건강한 웃음이 넘치고 기쁘고 즐거움이 가득한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

 

수처작주 입처개진을 감상 잘했답니다.
나서는 것이 능사는 아니겠지만 항상
적극적으로 남의 일을 제 일처럼 돌보는
사람도 있지요. 처음에는 잘못 이해할 수도 있으나
사귀고 보면 그런 분이 있어 주위의 분위기가
좋아지는 경우도 있답니다. 즐거움이 가득하시기
바랍니다. 뉴욕도 날씨가 많이 풀렸답니다.

 

송학(松鶴) 이규정2013.12.21 05:20 

월동준비를 하시면서
벌추방 사건
구수한 이야기에 쉬어감에
감사드리며
좋은 하루 시작하시기 바라옵니다

 

미국은 대형서점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답니다. 경쟁사들이 있었는데 하나씩
문을 닫기 시작하여 큰 것만 남아있지만 이들의 독서 열을 무시할 수 없어 ebook과 함께
경쟁 관계를 형성해도 아직 문제가 없다는 말을 들었답니다. 도서관도 많이 있는데
이용객이 줄었겠지만 town에서 가장 좋은 건물을 새로 짓고 북적이고 있어 저같이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을 무색하게 만들지요. 저분도 지속해서 찾는 분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지요. 즐거움이 가득하시기 바랍니다.

 

숲 속의 헌책방
새한서점
www.shbook.co.kr

 

어디서 힘을 얻었는지 힘차게 날아 사라졌으나
미안하게도 빌미를 줘 다시 다른 창틀도 정밀하게 조사하여

 

yellowday2013.12.21 07:03 

대표적인 님비현상~
장애시설이나 혐오시설은 우리동네 못 들어온다~~~~~~!

 

昔暗 조헌섭2013.12.21 10:27 

날씨가 장난이 아닙니다. 엄청 춥네요.
단도리 잘 하시고 나가야 겠습니다.

우리의 모든 행복은
행복한 생각에서 출발합니다.

행복한 생각을 심으면
행복한 인격이 나오고

행복한 인격을 심으면
행복한 인생이 나옵니다.

행복을 잘 심고 가꾸어 행복한 나날만 있었으면,^^~~
중진님이 올려주신 고운 글 님비 잘 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

 

오솔길2013.12.23 06:29 

안녕하세요~ 배중진님~ 차가운 날씨에 건강관리에 유의하시고
배려있고 축복된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