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3

내 몸은 내가 지켜야/배 중진

배중진 2013. 12. 17. 03:03

내 몸은 내가 지켜야/배 중진

 

올해는 뜻하지 않은 기침 감기를

두 번씩이나 호되게 앓았고

급한 마음에 의사의 도움을 요청했으나

마음대로 직접 연결이 되지 않아 참을 만큼 참다가

 

홧김에 간호사를 문책하며 시정을 요구했었는데

그런 시간도 흘러갔고 안정을 되찾고 보니

너무 닦달하지 않았나 하는 죄의식도 있었으며

또 정기검진을 받으러 가야 하는데

 

가고 싶지도 않았으며 보복을 하면 어쩌나 

염려가 되었지만 그들이 행정 실수를 저질렀으니

닥치고 보자는 생각으로 조심스레 눈치를 보았는데

두 명이 따라 붙으며 방으로 안내해서 겁이 났으며

 

벌써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아닌가

가슴이 덜컹하면서도 잘, 잘못을 묻지도 않고 덮었는데 

가르치고 있다고만 설명하지 후임자인지는 말을 하지 않았으며

새로 온 간호사의 전문성이 턱없이 결여되어 신경이 쓰였다

 

환자가 있건 말건 그들 나름대로 가르치고 배우는 것은 좋으나

혈관을 제대로 못 찾아 한 병 수혈하고는 피가 더 나오지 않아 

오른쪽 팔로 옮겨 찌른 후 두 병을 마저 수혈했는데

오늘 괘씸죄를 제대로 추궁당하지 싶어 guinea pig 신세를 한탄하네

 

Flu shot을 원했는데 의사는 잊었고 간호사는 의사가 한 줄 알아

다시 문의하며 어디로 가서 주사를 맞느냐 했더니

의사가 하지 않았느냐고 하니 세상에 이렇게 정신들이 없어서야

결국 간호사가 준비하고 의사가 놓았는데 병을 확인하지 않아 불안했고

 

파상풍 주사를 10년마다 맞아야 한다고 알고 있어

주의를 환기시켰는데도 6개월 전에 맞았지 않았느냐고

엉뚱한 소리를 하고 있어 맞지 않았다고 했더니 원하시는 대로 하라고 하지만

3개월 뒤에 정기검진 시 그때 맞겠다고 피했다

 

Flu shot과 파상풍 주사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안전을 강조해도

오늘 이들이 하는 짓을 보니 빨리 옷 챙겨입고 더는 비전문가 같은 행동을 보고 싶지 않아

배고픔과 주사기로 찔린 것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태연하게

연말연시를 잘 보내라고 인사를 하곤 허겁지겁 빠져나오면서

 

기록은 있지만 의사는 많은 환자를 다루기에 일일이 기억할 수도 없으며

자기 몸의 이상은 누구보다도 저 자신이 잘 알고 있기에

뭐하나 들어가고 나가는지를 정확하게 알아야 하고 기록해놓으면 더욱 좋고

좋지 않다는 것은 삼가고 여러 의견을 종합하여 상식 이상의 지식을 갖춰야 하겠네

 

 

 

 

 

 

 

 

 

 

 

 

 

 

 

 

 

 

 

 

 

 

 

yellowday2013.12.17 07:01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군요. 미국이라는 선진국에서요.
의료 서비스는 한국이 젤입니다. ㅎ

 

habin2013.12.17 18:54 

어 데이님은 항상 한발 빠르게... ㅎㅎ
눈이 참 많이 왔네요. 지금 저는 한국이에요...
암이란 놈이 형부를 데려갔네요.
건강하시고 기쁨과 감사가 넘치는 12월이 되세요.

 

무소불위와 유소불위의 좋은 말씀 잘 음미했답니다.
화무십일홍이라고도 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권력의 맛을 잊지 못하는가 봅니다.
최소한도 직위를 남용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 입히지는 말아야 하는데
제 몫을 챙기다 보면 남이야 어찌 되어도 관심 밖이겠지요. 멋진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